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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할 권리 vs 광고 안 볼 권리…창과 방패의 싸움
광고 할 권리 vs 광고 안 볼 권리…창과 방패의 싸움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5.09.09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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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차단 소프트웨어 인기, 확산시 언론사 매출 타격 불가피

“이건 뭐 기사를 보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더피알=이윤주 기자] 기사를 클릭하면 기다렸다는 듯 파다닥 뜨는 팝업 광고들. 읽기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 창을 닫는 엑스자(esc)는 마우스를 피해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짜증을 유발한다. 게다가 곳곳에 도사리는 낯 뜨거운 이미지와 자극적인 문구에 눈 둘 곳이 없다. (관련기사: 저질 광고와 맞바꾼 언론의 자존심)

언론사는 줄어드는 광고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가급적 광고노출을 높이려 한다. 반면 독자들은 광고를 피해 아예 기사 읽기를 포기할 때도 많다.

▲ (자료사진) 갖가지 광고들에 가려 기사 내용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해외에서 ‘보기 싫은’ 광고를 막아주는 차단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어 주목된다.

대표적인 것이 독일 벤처기업 아이오(Eyeo) 사가 개발한 ‘애드블록 플러스(AD Block Plus)’다. 크롬과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에도 사용 가능한 이 소프트웨어는 이미 다운로드 수가 4억회에 이른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소프트웨어를 다운받고 차단할 배너 광고 주소(URL)를 입력한다. 사용자 필터를 통해 웹사이트의 배너 광고, 유튜브 동영상 광고, 페이스북 뉴스피드 광고 등이 걸러진다. 광고로 인한 불필요한 컴퓨터 용량을 쓰지 않아도 되며, 누구나 쉽게 찾아 설치할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이다.

‘광고클릭=수익률’인 언론사 입장에선 이 소프트웨어가 곱게 보일 리 없다. 실제 독일 언론 <RTL>과 <프로지벤자트아인스(ProSiebenSat.1)>는 지난 5월 애드블록플러스를 개발한 아이오(Eyeo)사에 소송을 제기했다.

결과는 언론사의 패소. 뮌헨 법원은 사업자의 수입원 보호보다 광고를 보지 않을 소비자(독자) 권리가 더 중요하다며 아이오의 손을 들어줬다. 온라인 광고를 막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합법적이라는 것이다.

법원의 이같은 판단에도 불구하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디어 사업자들은 또 다른 법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광고전문지 <에드에이지(AD age)>에 따르면, 미국인터넷광고협의회(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 이하 IAB)는 지난 7월 차단 소프트웨어 문제를 의논하기 위해 영업 및 기술 임원을 소집해 회의를 했다. 그들 역시 광고 차단 회사를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AB는 법적 조치 외에도 다방면에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사용자들에게 콘텐츠를 노출시키지 않거나 광고로 인해 느려지는 페이지로딩 시간 줄이기, 무료 콘텐츠에 대한 대가로 얼마까지의 광고시청시간을 할애할 수 있느냐에 대한 연구 등을 논의 중이다.

온라인 광고를 둘러싼 신경전은 국내 언론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직도 일부 언론사들은 광고 노출을 위해 기사를 막는 ‘과감성’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에선 광고 차단 프로그램 이용이 2% 선에 그치고 있지만 확대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이와 관련,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디지털전략팀 차장(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은 “예전 광고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던 시절과 다르게 요즘은 광고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사용자(독자·소비자)에게 넘어왔다”며 “광고업계는 사용자들에게 신뢰를 줘 충성도를 쌓아야한다”고 변화를 주문했다. (관련기사: 충성독자 20만명이면 한국 들었다 놨다 할 수도)

온라인광고업계는 일단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한국온라인광고협회 관계자는 “몇몇 언론사를 제외한 일반 포털사이트에서는 광고로 인한 불만이 많지 않기에 차단 프로그램이 많이 이용되지 않는 것 같다”며 “글로벌 규정을 지키며 정상적인 광고 집행을 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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