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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무실은 건강합니까?[헬스커뮤니케이션닥터] ‘멋진 일터’보다 ‘건강한 생활공간’으로
  • 김동석 엔자임 헬스 대표
  • 승인 2015.09.1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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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김동석] 취침 시간을 제외한다면 대한민국 직장인들 대부분은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길 때가 많다. 유난히 업무가 많은 PR인, 광고인들에게 사무실은 집보다 더 친근한(?) 장소가 아닐까 싶다.

회사에서는 사무실을 멋지고 쾌적하게 꾸며 업무 능률을 올리려고 끊임없이 시도한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회사들의 인테리어는 다른 어떤 업종보다 세련되고 화려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각 회사마다 멋진 사무실은 큰 자랑거리다. 그러나 정작 집보다 오랜 시간을 보내는 사무실이 집만큼 ‘편안’하고 ‘건강’한가에 대한 물음에는 답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해마다 구글과 같은 세계적인 회사들의 창의력 넘치는 사무공간이 화제가 되곤 한다. 하지만 정작 직원 입장에선 아무리 사무실을 잘 꾸며놔도 직장은 직장일 뿐이다. 정시 퇴근해서 지긋지긋한 사무실을 빨리 떠나게 해 주는 것 보다 더 좋은 복지가 어디에 있겠냐고 강변할 만도 하다. 그럴 돈 있으면 일을 줄여주든가 연봉을 올려달라고 말하는 솔직한 직장인들도 있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주장이지만, ‘재택근무’나 ‘모바일 오피스’가 보편화돼서 가정이 곧 사무실이 되지 않는 이상 사무실은 직원들에게 여전히 중요한 공간이며, 예쁘고 세련된 사무공간 못지않게 ‘건강한 공간’이 돼야 한다.

입사 3년에 늘어만 가는 뱃살

사무실에는 건강 유해요인들이 많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할 때만 해도 날씬했던 몸매가 3년, 4년 회사생활이 길어질수록 반갑지 않은 체중과 뱃살도 함께 늘어난다. 야근이라도 할라치면 야식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하다 보면 허리, 어깨 통증 하나쯤 갖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컴퓨터, 스마트폰, 형광등, 건조한 사무실 환경은 눈 건강을 쉽게 망가뜨리기도 한다. 주 3회, 30분 유산소 운동의 건강법칙을 준수하기 위해, 헬스클럽에 등록하고 의욕 넘치게 건강에 시간을 투자해 보기도 하지만, 금연만큼 쉽게 포기하게 되는 게 바로 헬스다. 맛있고, 편안하고, 행복하고…. 건강을 망치는 습관들은 왜 모두 이렇게 달콤한 걸까. 반대로 건강 행동 실천은 왜 이리 어려운 걸까.

수많은 건강 이론들과 헬스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사람의 건강 행동 변화(health behavior change)를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나쁜 건강 습관이 비록 순간적일 지라도 다양한 만족감을 가져다주는 데 반해, 건강 습관은 어떤 식으로든 시간과 비용, 때로는 행복감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대부분의 건강 습관은 장기적인 효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인내의 동인을 잃게 될 때가 많다.

   
▲ 건조한 사무실 환경을 개선할 ‘부직포 가습기’.
그렇다면 의지 충만한 공식적이고 부담스러운 운동 계획보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건강을 유지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가정에서보다 더 많은 생활을 하는 사무실은 건강관리를 위한 중요한 장소이자 공간일 수밖에 없다.

직원건강은 회사하기 나름?

헬스 커뮤니케이션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서 엔자임헬스에서는 사무실 건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 지 간단히 소개해 본다.

여느 커뮤니케이션 회사와 다르지 않게 업무 강도가 높은 편이다. 그만큼 잘 쉬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직원들이 피곤할 때 쉴 수 있도록 회의실 하나를 휴식공간으로 꾸몄다. 편히 누워 잠을 청할 수 있는 공간과 안마의자 등이 구비돼 있다. 건강펀드(health fund)라는 명목으로 100~200만원을 여행 등 본인의 건강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안식월 휴가, 연말 클로징 휴가 등 다양한 휴가 장려 정책을 통해 피로를 풀 수 있는 건강관련 복지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오피스 헬스(office health)’팀을 따로 구성했다. 직원들이 스스로 건강한 사무 공간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는 일종의 테스크 포스팀이다.

오피스 헬스팀이 가장 먼저 진행한 것은 ‘앉아서 일하는 습관(sedentary behavior)’을 극복하기 위한 ‘서서 일하는 사무실’ 만들기 프로젝트다. 오랫동안 앉아 일하는 습관은 비만, 당뇨, 심혈관질환, 척추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의자에 오래 앉아 일하는 것이 흡연만큼 건강에 좋지 않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다.

서서 일하는 공동 사무공간인 ‘스탠딩 존(standing zone)’을 따로 꾸미고, 원하는 직원들에게는 서서 일할 수 있게 설계된 책상을 보급했다. 맨 처음에는 서서 일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이제는 스탠딩 존 이용률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고 사무실 중간 중간에 자신의 자리에서 서서 일하는 직원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또한 ‘멀리 걸어 점심 먹는 날’이라는 사내 이벤트도 운영하고 있다. 매달 하루 최소 반경 1km 이상 걸어서 식사를 하고 오는 이벤트다. 물론 자발적인 참여이며, 식사비는 회사에서 지급한다. 두 발로 걷는다는 의미에서 매달 11일 진행한다. 보통 몇 명이 함께 움직이게 돼 직원들 간 자연스럽게 소통도 일어난다.

가능한 많이 걷자는 비슷한 취지로 지난 2년 동안 ‘탐스런 정동길(탐스 슈즈를 신고 정동길 걷기)’이라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전 직원에게 탐스 슈즈를 취향에 맞게 선택해 지원하고, 아무 때나 걷고 싶을 때 사무실을 나와서 혼자, 혹은 동료들과 함께 회사가 위치한 정동길을 걷는다.

걸은 길이를 회사 게시판에 기록해 가장 멀리 걸은 팀에게는 연말에 시상한다. 빡빡한 사무실 환경에 여유와 건강을 가져오자는 취지다. 또 매월 ‘에너지원’이라는 행사를 진행해 제철 과일이나 건강에 좋은 유기농 제품을 소개하고 공급하고 있다.

   
▲ 엔자임헬스에서 제작한 눈 건강 영상 화면 캡처.

별난 아이디어가 헬스 아이템으로 속속

때로는 제품으로까지 아이디어가 발전하기도 한다. 건조한 사무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지급할 ‘부직포 가습기’ 시제품 제작을 마친 상태다.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는 업무 특성을 고려해 컴퓨터에 위젯처럼 설치해 정해진 시간마다 눈 운동을 따라 할 수 있게 팝업이 뜨게 한 영상물도 개발했다.

아직 실현되고 있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엉뚱한 생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장구두나 슬리퍼 대신 사무실에서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지압 기능이 있는 오피스 슈즈(office shoes)가 있으면 어떨까? 왜 점심시간은 모두 12시일까? 오후 1시를 점심시간으로 하면 점심시간의 혼잡을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점심이 늦어져 오전 공복을 극복하기 위해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아침밥을 먹고 출근하는 효과가 있진 않을까?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30분가량 책상에서 취침이 가능하도록 편안히 안고 잘 수 있는 ‘사무실 취침 인형’ 개발은 어떨까? 사무실 내에 직원들이 수시로 찾을 수 있는 병원을 만들 수는 없을까? 커뮤니케이션 회사 임직원들이 모두 주주가 되고 수혜자가 되는 의료생활협동조합 의원을 만들 수는 없을까?

이런 사소하고 엉뚱한 시도들이 얼마나 크게 직원들의 사무실 건강에 도움을 줄 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그 과정 자체에서 직원들이 사무실 건강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덩치 큰 대기업이라면 시도하기 힘든, 커뮤니케이션 회사여서 오히려 더 가능한 일일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멋진 사무실을 만들기보다, 경쟁적으로 건강한 사무실을 만들기를 권해 본다. 물론 직원 건강의 근본적인 해법은 업무 스트레스와 야근을 줄여 사무실을 빨리 떠나 집에서 쉬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말이다. 

   

 

김동석

헬스커뮤니케이션 전문회사 엔자임 헬스(Enzaim Health) 대표


 

김동석 엔자임 헬스 대표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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