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르노삼성 vs GM대우] “Premium vs Superior”
[자동차/르노삼성 vs GM대우] “Premium vs Superior”
  • 강주영 기자 (kjyoung@the-pr.co.kr)
  • 승인 2010.11.15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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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 대표적 맞수로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와 GM대우오토앤테크놀로지(GM대우)를 꼽을 수 있다. ‘한 지붕 두 가족’ 체제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나란히 국내시장점유율 1등과 2등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르노삼성과 GM대우의 3위 다툼이 치열하다. 점유율이 엎치락 뒤치락하며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 정작 두 기업은 서로를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 재미있다. 상대를 견제하기보다 현대·기아차를 따라잡겠다는 강한 의지로 홍보·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르노삼성과 GM대우를 ‘숫자’로 비교한다.

강주영기자 kjyoung@the-pr.co.kr

10 대 8 올해로 르노삼성은 출범 10주년을, GM대우는 8주년을 맞았다. 100% 토종(?)기업은 아니지만 이 두 기업은 짧은 시간 동안 국내에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프랑스 혈통의 르노삼성이 미국에 뿌리를 둔 GM대우보다 2년 먼저 출발했지만 성장속도 면에선 우선순위를 따질 수 없을 만큼 두 기업 모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각각 삼성과 대우의 경영이념과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키며 거듭 발전 중이다.
르노삼성의 생산규모는 10년 전보다 10배, 점유율은 5배 늘었다. 2000년 1만4517대에 불과했던 생산대수는 지난해 19만120대를 기록했으며 올해 또 증가해 연말까지 20만대를 훌쩍 넘길 전망이다. 매출도 껑충 뛰었다. 르노삼성의 매출액은 출범 첫해 1789억원에서 지난해 3조6561억원으로 급증했다. 르노삼성에 비해 자동차 종류와 생산량이 많은 GM대우는 회사 출범 8년 만에 누적 생산 1000만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세상 밖으로 나온 자동차들을 한 줄로 세우면 지구 한 바퀴를 돌고도 남는 거리. 90% 이상의 차량이 수출용으로 생산됐기 때문에 국내 보다 세계를 무대로 달리고 있다. GM대우의 판매대수는 2003년 58만대에서 2008년 190만대로 5년 만에 3배 늘었다. 올해 목표 판매량은 전 세계 170만대. 국내 목표는 현재 약 8%인 내수 점유율을 두 자리대로 끌어올리는 것.

시장점유율 ‘엎치락 뒤치락’
1만247 대 1만18 지난 9월 국내 판매량이다. 르노삼성이 1만247대, GM대우가 1만18대를 팔아 국내차 판매순위에서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겨우 229대 차이일뿐더러 점유율 순위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두 기업 간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맞수’라는 수식어가 딱 들어맞을 정도로 불꽃 튀는 접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르노삼성과 GM대우가 출범한지 얼마 안 된 2000년대 초반 내수 3위는 단연 GM대우였다. 당시 SM5와 SM3만 생산하던 르노삼성이 라세티, 마티즈, 레조, 매그너스, 칼로스 다마스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GM대우의 판매 실적을 뛰어넘기엔 다소 무리였다. 그러나 SM3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2004년 12월 SM7까지 출시되면서 2005년 르노삼성이 처음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이듬해 GM대우가 3위를 탈환, 마티즈와 윈스톰 효과로 2008년까지 GM대우가 3위 자리를 꿋꿋이 지켰다. 전세는 지난해 다시 뒤집혔다. 2009년 르노삼성이 뉴SM3를 내놓으며 GM대우를 누른 것. 당시 르노삼성은 창사 이래 최대 내수판매기록을 달성하며 GM대우를 여유롭게 앞질렀다. 올 초 뉴SM5까지 선보인 르노삼성이 당분간 3위를 지킬 수 있을 듯 보이나 GM대우 입장에서는 최근 출시된 알페온에 대한 반응이 좋아 다시 역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처럼 3위 다툼이 치열하지만 두 기업 모두 서로가 아닌 현대·기아차와 경쟁하겠다는 각오로 달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월 평균 5만, 4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해 3위를 다투는 두 기업에게는 소위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같은 존재일 수 있으나 르노삼성과 GM대우는 현대·기아차의 실적에 바짝 다가서겠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회사는 ‘차’로 말한다”지만 상황이 이런 만큼 홍보실에 더욱 힘이 실린다.

20 대 50 홍보실 규모는 GM대우가 월등히 앞선다. 홍보인원은 르노삼성이 20여명인데 비해 GM대우는 50여명으로 GM대우가 르노삼성 보다 2.5배 많다. GM대우의 생산량뿐 아니라 전체 직원 수도 많기 때문이다. 직원 수는 GM대우가 약 1만7000명, 르노삼성이 5600명 정도. 르노삼성 홍보실은 기업홍보팀, 제품홍보팀, 미디어전략홍보팀, 홍보기획이벤트팀, 이벤트홍보팀, 사회공헌팀으로 구성된다. GM대우는 홍보본부 아래 기업홍보팀(미디어팀), 대외홍보팀, 제품홍보팀, 온라인커뮤니케이션팀(소셜미디어팀), 매뉴팩처링커뮤니케이션팀, 사내홍보팀을 갖췄다. 두 기업 홍보실 모두 6개의 홍보팀으로 나눠졌지만 르노삼성 홍보팀 전체가 한 곳에 모여 있는 반면, GM대우 홍보팀은 서울과 인천 등지로 분리돼 일한다는 점이 다르다. 눈에 띄는 공통점이라면 소셜미디어 PR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홍보 담당자들이 스마트폰을 업무에 적극 활용한다는 것. 르노삼성의 경우 거의 모든 홍보담당 직원이 갤럭시나 아이폰 같은 스마트폰으로 이메일 등 온라인 업무를 본다. GM대우는 홍보실 전 직원에게 이메일 업무 기능이 뛰어난 스마트폰인 블랙베리를 지급해 직원들이 사용 중이다.

온라인 PR강화·스마트폰 적극 활용
그만큼 온라인 홍보에 강하다. 르노삼성이 특히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에 뛰어나다면 GM대우는 블로그에 앞선다. 르노삼성은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스마트폰용 차량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여 호응을 받고 있다. ‘드라이빙케어’란 이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자들에게 연비, 정비이력, 소모품 교환주기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차량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인기다. GM대우는 외부와 소통하기 위해 블로그를 적극 활용 중이다. 신차 정보 외에도 자동차와 관련된 각종 이야기와 관리법 등을 게재해 개설 5개월 만에 기업 블로그 부문 5위에 올랐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제이쿠니 홍보담당 부사장이 한국에서의 삶을 주제로 올린 이색적인 글이 인기를 더한다.

1 대 7 최근 르노삼성과 GM대우가 각각 뉴SM3와 알페온을 놓고 대대적인 홍보·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양사의 자극적인 광고 문구가 눈길을 끈다. 르노삼성은 ‘프리미엄의 크기가 다르다’란 카피와 함께 동급 최대 차체 크기, 1등급 연비, 새로워진 2.0엔진 등 업그레이드된 성능을 알리고 있다. ‘SM3가 아니라면 이 모든 프리미엄을 포기하는 것-Different Premium, SM3’란 문구도 강렬하게 다가온다. GM대우는 ‘세계 어떤 명차에도 만족할 수 없었다면 이제, 알페온을 만나야할 때’란 카피로 알페온이 독일이나 일본의 어떤 차보다 우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독일 명차의 디자인과 실내공간도, 일본 명차의 고요함도 당신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면 세계가 인정한 World Class Luxury, 알페온을 경험하십시오’란 문구가 자극적이다. 르노삼성은 내년 SM7 후속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GM대우는 레조의 후속모델인 올란도, 젠트라 후속 시보레 아베오, 신형 윈스톰, 라세티 프리미어 해치백 모델, 토스카 후속모델을 출시하고 스포츠카 카마로와 콜벳을 수입하는 등 총 7개 신차를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 신차 경쟁에선 1 대 7로 붙게 되는 르노삼성과 GM대우. 여전히 승자를 가리기 힘든 상황에서 이 두 기업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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