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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저널리즘 시대, 지금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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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9.17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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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카페 ‘후(Hu)’ 오픈이 갖는 의미…권위 버린 대중 소통, 수익 모델 필요

즐겨 듣던 팟캐스트가 녹음되는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고, 때론 인터뷰를 보고, 때론 각종 강연을 들을 수 있다. 미디어카페 ‘후’에서다. 공유와 협력이 미덕인 디지털 3.0 시대에 <한겨레신문>이 마련한 기자와 독자가 만나는 공간, 한국형 오픈 저널리즘을 위한 첫 단추는 일단 채워졌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지난 2013년 영국 <가디언>이 오픈했던 ‘#가디언커피(#GuardianCoffee)’는 세계 유수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다. 독자를 뉴스 생산에 참여하게 하는 오픈 저널리즘 차원에서 이뤄졌던 시도였기 때문이다.

그 후로 2년여가 지난 지금 국내 언론사 가운데는 처음으로 한겨레가 미디어카페 모델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8월 4일 홍대입구에 문을 연 ‘후(Hu)’는 TV, 신문 등 기존 매체에서 하지 못하는 뒷이야기들을 오프라인 공간에서 독자와 나누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미디어카페 후 건물 외관, 입구에서 내부를 들여다 본 모습, 전시된 책, 녹음실. (사진제공: 한겨레)

후라는 이름 역시 한자 뒤 후(後)자에서 따온 것이기도 하다. 총 100여평의 면적을 자랑하는 꽤 널찍한 규모로 오픈 스튜디오를 비롯해 녹음실, 스터디룸, 소규모 세미나실 등이 갖춰졌다.

이곳에서 기자들이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고, 각종 팟캐스트 녹음도 이뤄진다. 운때가 잘 맞으면 방문자들은 이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다.

한겨레에서 운영하는 카페인 줄 모르고 왔던 사람들도 이곳에서 한겨레라는 미디어에 대해 알게 되고, 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후가 그리는 모습이다.

정인택 한겨레 전략기획실 팀장은 “지금부터는 한겨레의 콘텐츠를 어떻게 녹여낼지가 과제”라며 “혹 윗분들은 한겨레신문을 더 많이 갖다 놓고, 한겨레 로고를 더 많이 노출하는 방식을 원할 수도 있지만, 억지로 푸시(push)하는 방식이 아닌 자연스레 독자들과 교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고 없이 드러내기

독자 참여는 미디어카페 후가 무엇보다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정 팀장은 “우리의 플랫폼을 알리는 목표도 있지만, 단 한 명의 독자라도 뉴스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독자가 와서 참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팟캐스트 녹음 현장을 보러 왔던 팬들이 직접 팟캐스트 녹음에 참여한 바도 있다. 전통 미디어는 아니지만, 한겨레가 생산해내는 콘텐츠에 독자들의 참여가 보태진 셈이다.

이 같은 오픈 저널리즘적 접근은 앞서 가디언에서도 시도했던 바다. 가디언은 독자와의 협업과 소통을 디지털 시대 주요 과제로 삼고 ‘소셜 크라우드(소셜미디어 상에서 불특정 다수 독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는 것)’를 통해 기사를 작성하기도 하고, 지난 2013년 6월에는 ‘#가디언커피’를 열었다. 역시 독자와의 소통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디지털 혁신을 시도하고 있던 가디언은 이 카페에 종이신문을 없애고, 대형 디스플레이로 이뤄진 커피숍 벽면에 GuardianCoffee 해시태그(#)를 단 트위터를 실시간으로 노출하는 등 새로운 시도들을 했다.

가디언의 소셜미디어 에디터 조안나 기어리(Joanna Geary)는 커피숍에서 일정 시간을 머무르며 독자들과 라이브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아쉽게도 2년여가 채 안 돼 #가디언커피는 문을 닫았지만 성공여부를 떠나 시도 자체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 캐나다 이민부 장관 제이슨 케니(jason kenney)가 위니펙 프리 프레스 뉴스카페에서 이민 시스템 변화와 관련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지난 2011년 캐나다 매체 위니펙 프리 프레스(Winnipeg Free Press)가 문을 연 뉴스카페는 여전히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다. 타운 홀 미팅을 비롯해 라이브 공연, 강연 및 교육 세미나 등이 이곳에서 개최되고 있다. 샐러브리티들의 라이브 인터뷰도 진행하면서 카페 방문객들의 현장 참여를 이끌어내고, 이 인터뷰가 온라인으로 중계된다.

독자와 상호교류, 기자 개인 브랜딩·충성도 UP

다소 경직된 국내 언론 환경에서 한겨레의 이 같은 시도는 고무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국 언론이 독자와의 소통에 약한 편인데, 기자들이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커튼 뒤에 숨어 있던 모습을 던지고 독자와 직접 만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열린 저널리즘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독자들과 상호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추천할만한 아이디어”라며 “지금은 신문이나 광고만 팔아서 언론사가 생존하기 어려운 조건인데, 기본적인 저널리즘 원칙에 입각해서 수익 모델을 만든다면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한겨레의 이 실험이 시장에서 성공할 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일단 미디어카페 후의 입지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홍대입구역에서는 매우 가깝지만, 카페가 2층에 자리하고 있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카페 규모가 상당함에도 건물 구조 상 살짝 안쪽으로 들어가 위치해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정 팀장은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을 거란 우려도 있었지만, 도전하지 않는 건 80년대 한겨레를 만들어준 독자와 해직 기자 선배들에게 누가 되는 것이란 판단이 있었다”며 “타매체에서도 우리의 시도에 관심을 갖고 많이들 찾아왔다”고 전했다.

▲ 미디어카페 후 내부 모습.(사진제공: 한겨레)

한겨레 내부에서도 신호는 긍정적이다. 오디오나 공개방송을 위해서는 장비와 장소 사용 문제로 서로 스케줄을 맞춰야 하는데, 이 스케줄 짜기가 힘들 정도로 기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본래 방송을 하던 기자들은 제한적이었으나, 찾아오는 독자들이 있다는 사실에 자극을 받아 수요가 늘어났다고 한다.

정 팀장은 “영화부터 시작해서 교육, 출판, 신문, 시사주간지, 오디오, 영상 등 한겨레가 가진 콘텐츠 모두를 이곳에서 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누구라도 보고 싶은 콘텐츠를 부담 없이 보러 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각 기자들의 활발한 참여는 변화한 뉴스 생태계를 고려했을 때에도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의견이 나타난다.

김성해 교수는 “지금처럼 누구나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진 상황에서는 매체 자체의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기자 개개인의 브랜드화가 중요해졌다”며 “아무래도 기자가 직접 독자를 만나다보면 서로 간 신뢰가 높아지고 친숙해지면서 로열티 역시 강화되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라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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