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우리은행 VS KB국민은행] “시스템 홍보 vs 영업력 지원”
[은행/우리은행 VS KB국민은행] “시스템 홍보 vs 영업력 지원”
  • 염지은 기자 (senajy7@the-pr.co.kr)
  • 승인 2010.11.15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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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금융회사인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금융산업 재편 과정에서 지주사 차원의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총자산 규모는 우리금융지주 331조원, KB금융지주 327조원(6월말 현재)으로 우리금융이 다소 앞선다. 하지만, 연내 추진 중인 우리금융의 단독 매각 또는 합병 등 민영화 향방에 따라 1위 자리의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우리 플러스 원 프로젝트’를 통해 내실성장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목표로 기업가치 향상을 꾀하고 있다. 2001년 주택은행과 합병하며 출범한 KB국민은행은 금융위기와 리더십 공백에 따라 은행권 맏형 자리를 내주며 대규모 조직 슬림화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취임한 어윤대 회장과 민병덕 행장은 아시아 지역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두 은행의 홍보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민영화를 앞둔 우리은행은 ‘평판, 리스크 관리’에, 체질개선에 나선 KB국민은행은 ‘영업력 지원’에 방점을 두고 있다.

염지은 기자 senajy7@the-pr.co.kr

우리은행, 최초 은행 홍보실 운영
우리은행 홍보실은 은행업 최초의 홍보실로 전통을 내세운다. 1990년대 중반 우리은행 전신인 상업은행 시절, 은행들이 자율영업을 시작해 경쟁체제로 되면서 홍보실이 생겼다. 숱한 위기를 겪은 111년 역사의 우리은행답게 홍보실도 위기극복 노하우가 전통적으로 쌓여 있다. 특히 좋은 인재가 많고, 홍보를 잘 할 수 있도록 체계화된 시스템은 우리은행 홍보실의 강점이다. 기업문화팀, 공보팀, 방송국팀, 박물관팀, 광고디자인팀 등 5개팀으로 구성된 홍보실 조직은 최상의 홍보 시스템을 제공한다. 은행연합회 소속 은행 홍보실장급 모임인 홍보전문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헌주 홍보실장은 맏형 구실을 하고 있다. 한일은행 홍보실부터 10년 넘게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 홍보맨이다. 시시콜콜 관여하기 보다는 직원들을 믿고 방향을 제시하며 조언해 주는 자상한 스타일이다. 정희경 공보팀 부부장도 상업은행 홍보실부터 10년 이상 홍보를 해 왔다. “홍보실 직원들은 누구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최상의 능력을 갖춘 인재들만 모였다”는 게 정 부부장의 자랑이다.
기업문화팀은 사회공헌과 사내보를 담당한다. 사내보는 ‘우리가족’이란 타이틀의 월간지를 발행하고 있다. 사내방송도 우리은행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2003년 은행권 최초로 위성방송을 시작했다. 현재 전국 전지점에 위성과 오디오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위성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 8시10분, 오후 5시부터 약 20분간 은행 뉴스, 마케팅 정보, 직원 연수교육, 그룹 소식 등을 요일별로 전하고 있다. 박물관팀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가지 여는 지하 1층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111년 금융역사가 배어 있는 우리은행 박물관은 세계 3개밖에 없는 저금통 전시 코너로도 유명하다.

스포츠 PR 강화 vs 평판 리스크 관리

금융지주사와 홍보 공조
국민은행 홍보부는 경영관리그룹 기획본부 내에 있으며 이승재 부장을 총괄로 약 30명이 뛰고 있다. 홍보 초점은 ‘영업력 지원’이다. 공보팀, 방송(사내)팀, 광고팀, 홍보(사내커뮤니케이션)팀, 사회공헌팀, 스포츠마케팅팀 등 6개팀으로 업무가 나뉘어 있다. 홍보부가 속한 기획본부는 기획조정부, 채널기획부, 녹색금융사업부 등을 총괄한다. 이승재 부장은 은행권에서 가장 오랜 20년 가까운 홍보경력을 갖고 있다. 과거 주택은행 시절인 1992년부터 대언론업무를 담당, 기자들은 물론 각 언론사 데스크들까지 잘 알고 지내는 마당발이다. 지점 근무를 마치고 2006년 복귀했으며 지난해 1월 부장으로 승진했다. 공보팀은 지난해 초 영업팀에서 자리를 옮긴 김기엽 팀장이 맡고 있다. 대외 언론 업무만 진행하며 기업 PR 등은 KB금융지주 홍보실에서 진행한다. 전 국무총리 공보실장 겸 대변인을 역임한 김왕기 부사장이 그룹 브랜드와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신설된 최고홍보책임자(CPRO)로 활동 중이다.
방송은 송성태 팀장, 광고는 유관권 팀장, 홍보는 고영식 팀장, 사회공헌은 진광표 팀장이 각각 맡고 있다. 국민은행 홍보부의 눈에 띄는 점은 최근 스포츠마케팅팀이 홍보부로 들어왔다는 것. 조직슬림화 차원에서 부서를 통폐합했다. 김학준 팀장이 맡고 있다. 스포츠마케팅팀은 스타투어 골프대회, 여자프로농구단 세이버스, 축구단 등의 운영과 홍보를 담당한다.
사내커뮤니케이션은 사내보와 웹진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트위터, 스마트폰 등과 관련된 홍보는 홍보부와 별개 조직인 온라인 채널부에서 진행한다. KB국민은행 스마트폰용 금융서비스 등을 적극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매월 1회 은행, 증권, 자산운용, 보험 등 계열사별로 팀장급을 참석시킨 홍보위원회를 개최한다. 그룹 홍보전략을 세우고 그때 그때 집중할 부분 등을 논의하며 홍보의 큰 틀을 세운다. 또 계열사 공조체체 아래 각 회사 실정에 맞는 홍보전략을 정한다.
현재 그룹 차원에서의 홍보 이슈는 ‘민영화’부문이다. 우리은행은 1998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한빛은행(우리은행 전신)이 된 후 우리은행으로 바뀌면서 총 9조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 정부는 올해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은행의 경우 민영화화 관련해 특별히 진행할 홍보는 없으나 평판, 리스크 관리에는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 어윤대 회장, 하나은행 김승유 회장의 우리은행을 타깃으로 한 발언으로 이슈가 된 부문에 대해선 그저 흘러가도록 놔두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었다. 정희경 부장의 홍보 화두는 “홍보하는 사람도 마케터로서 프로같이 움직이라”는 것이다. 프로라는 느낌이 들도록 의사전달을 정확히 하고 오고가는 흐름을 정확히 짚어야 진짜 PR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스스로 전문가라는 의식을 가지라는 주문이다.

우리사랑기금 vs 행복한 밥상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각각 기업문화팀과 사회공헌팀을 홍보실내에서 운영한다. 우리은행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매월 자발적으로 급여에서 1구좌 1000원씩 정성을 모아 사회공헌 활동기금으로 내놓은 ‘우리사랑기금’이다. 6000여명 임직원이 매달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은행도 1대1 매칭 기부를 통해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또한 ‘베이비붐 세대 명퇴 지점장 재취업 프로젝트’, ‘한 문화재 한 지킴이’, 구청별 작은 음악회 개최 등 다양한 사회 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저소득층 학생의 학습을 돕는 KB영어캠프, 희망공부방, 행복한 밥상, 작은 도서관 등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두 은행 모두 녹색금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녹색금융경영추진단을 은행권 최초로 설립, 녹색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은행권 최초로 ‘저탄소 녹색통장’을 내놓는 등 다양한 녹색금융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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