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공식사과, 타이밍·진정성 아쉽다
폭스바겐의 공식사과, 타이밍·진정성 아쉽다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10.0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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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일부 일간지 광고 통해 입장 밝혀…전문가들 “오히려 잡음일수도”

[더피알=문용필 기자] 이른바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 논란’에 휘말린 폭스바겐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태가 발생한지 20여일 만이다. (관련기사: 폭스바겐발 ‘디젤 게이트’, 독일차 업계 전반 확산)

이를 두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사과 타이밍이 늦었을뿐더러 메시지에도 다소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 8일자 일간지에 게재된 폭스바겐 코리아의 공식 사과문.

폭스바겐 코리아는 8일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광고를 일부 일간지에 게재했다. 토마스 쿨 사장의 명의로 작성된 사과문에서 폭스바겐 측은 “금번 디젤 엔진 배출가스 이슈로 고객 여러분의 신뢰를 저버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한 “본사 및 한국정부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리콜 등을 고려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홈페이지와 딜러사, 고객센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 여러분께 문제해결 과정과 관련 정보를 가장 빠르고 투명하게 제공하겠다. 무엇보다도 금번 이슈의 빠른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공식적인 사과문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측면에서는 몇 가지 의아함이 엿보인다.

사과문 중간에 “현재 전국 모든 전시장에서 판매중인 모든 차량은 금번 이슈에 해당 사항이 없다”며 “이슈와 관련된 차량 또한 주행상 안전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고 해명했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문구들과는 달리 굵은 글씨로 적혀 있어 핵심 메시지라는 인상을 준다.

이를 두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사과의 타이밍이 늦었을 뿐더러 자칫 사과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사과시점이 엉망인 것 같다”며 “안전 관련 프레임을 가져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논란이 되는 부분은 연비 관련 부분 아닌가.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드러내지 않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무책임하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엇나간 사과’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백진숙 에이엠피알 수석 컨설턴트는 “사과메시지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한데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타이밍”이라고 바라봤다.

백 컨설턴트는 ‘금번 이슈에 해당 사항이 없다’ ‘주행상 안전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 등의 문구에 대해서도 “사과문에는 정확하게 사과하는 내용만 적시해야 하는데 이런 문구가 들어가 있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는 변명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과메시지가 받아들여지는 데 잡음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해당 문구에 대해 “사과의 진정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사과문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진정성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런 문구가 들어가면 면피용이라는 이미지로 다가설 수밖에 없다”며 “사과문을 게재하면서도 자신들의 생각을 포기하지 않고 그런 방식으로 사과한다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폭스바겐과 함께 배출가스 논란에 직면한 아우디 코리아도 사과광고를 게재하면서 “현재 한국 내 판매되고 있는 모든 아우디 차량은 문제가 된 소프트웨어와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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