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로 판가름 난 현대건설 인수전?
‘홍보’로 판가름 난 현대건설 인수전?
  • 관리자 (admin@the-pr.co.kr)
  • 승인 2010.11.1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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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광고전략 주효 평가

11월 16일 뚜껑이 열린 현대건설 인수대전 결과 재계 21위 현대그룹(회장 현정은)이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회장 정몽구)을 물리치고 우선 협상자 대상으로 선정되자 양 그룹 홍보실 분위기도 엇갈렸다. 승리를 장담하던 현대차그룹 홍보실은 침울한 반면 열세에 놓여 있던 현대그룹은 막판 역전승을 거두었다며 즐거운 표정이다.

기업 홍보관계자들을 포함한 PR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대그룹 ‘홍보전의 승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자금력 등의 측면에서 ‘골리앗’ 현대차그룹에 비해 중과부적 상태에 놓여 있던 현대그룹은 지난 9월 24일 매각공고가 난 이후 50여일 간 방송과 지면광고를 통해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쳐 주목을 받아 왔다.

현대그룹이 줄기차게 광고·홍보공세를 펼칠 때마다 거의 무대응으로 일관해온 현대차그룹과는 대조적이었다.

 

현대차그룹 ‘무대응’에 전방위 광고공세 ‘대조’

현대그룹이 지난 추석 이후 현대건설 인수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제작한 광고만도 TV·라디오 3건, 신문 지면광고 6건 등 총 9건에 달한다.

특히 추석 연휴기간 중 TV광고를 통해 “아버지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아들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현대건설,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라는 카피에 이어 곧바로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공정한 평가를 기대합니다” 등으로 국민의 정서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이와 함께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고 정몽헌 회장에게 현대건설을 물려줬다는 점과 과거 현대건설이 경영난에 처했을 때 사재 4천400억원을 출연했던 사실 등을 부각시켜 현대그룹의 정통성과 명분을 호소하기도 했다.

현대그룹은 10월 들어 신문광고에도 박차를 가하면서 먼저 “세계 1위의 자동차 기업을 기대합니다”라는 카피로 “왜 외국 신용평가사는 자동차 기업의 건설업 진출을 우려할까요? 왜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들은 주주와 노조의 소리에 귀 기울일까요? 세계 1위의 자동차기업을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자동차 전문기업으로 키우고 노사가 힘을 합쳐 기술력을 높여 간다면 우리도 세계가 부러워 할 자동차 브랜드를 갖게 될 것입니다. 자동차 강국으로 기억되는 대한민국, 현대그룹이 함께 응원합니다”라며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거침없는 공세에 나섰다.

이어 “지난 10년간 ‘현대건설을 인수할 여력이나 계획이 없다’ 등의 말을 했던 사람은 누구입니까?”, “(현대건설을 인수하더라도) 비상장 기업과 합병하지 않겠습니다. 시세차익을 노리지 않겠습니다. 경영권 승계의 도구로 쓰지 않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담긴 신문광고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약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건설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일이 임박해서도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특혜의혹 없는 깨끗하고 공정한 평가를 기대합니다”라는 카피의 신문광고를 집중적으로 내보내는 등 홍보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관망세로 일관하던 현대차그룹이 한발 늦게 홍보전에 뛰어 들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 향후 10년간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자금력´이란 비수를 꺼내 들었지만 승기를 움켜 쥐는데 실패했다. 한마디로 결과는 적극적인 홍보전략을 구사하며 자기자신이 갖고 있는 실력 이상의 실력을 발휘한 ‘다윗’ 현대그룹 쪽으로 기운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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