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의 성과와 과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와 과제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10.1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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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북한 공동성명 긍정적, 美中 선택 강요당할수도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두고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미 양국이 사상 처음으로 북한 문제에 대한 별도의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북핵 문제 최고의 시급성을 갖고 다루겠다”고 말한 것은 의미가 있다.

또한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군사 퍼레이드 참석으로 미국 외교가에 퍼진 ‘중국 경사론’을 불식시킨 것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중국이 국제규범과 법을 준수하는 것에 실패한다면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여러 해석을 낳는다. 중국 문제에 대해 한국도 미국과 보조를 맞춰 할 말을 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한 셈이기 때문이다.

대북 관련 강공책을 역설한 한미 공동성명도 아쉽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선 핵포기, 후 지원’ 방침을 밝혔다. 핵 문제와 남북관계를 연계시켰으니 남북관계의 의미있는 진전은 더욱 어려워졌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성과와 과제를 함께 떠안은 한·미 정상회담”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모두 ‘중요한 이웃’인 한국 입장에선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설 수도 있다”며 “치밀한 전략적 계산 아래 적절한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근혜 대통령(왼쪽)과 오바마 대통령이 16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전 나란히 앉아있다.©뉴시스

<주요 신문 10월 19일자 사설>

▲ 경향신문 = "자유발행제 바람직하다"면서 국정화 총대 멘 황우여 / 캣맘 사망 사건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질문 / 떨어져도 걱정인 국제유가에 대비해야
▲ 국민일보 = 저출산 대책 획기적 남녀평등 확보가 우선이다 / '역사전쟁' 일주일째…범국민적 공론의 장부터 마련하자 / 보험상품 가격 자유화가 소비자 부담 가중시켜선 안돼
▲ 동아일보 = "중국에 할 말 하라"는 美 지적, ‘박근혜 외교’ 중간평가다 / 청와대는 '국정교과서 블랙홀' 빠져나올 복안 있는가 / 韓銀서 20년 전과 똑 닮은 지폐 도난사건 벌어졌다니
▲ 서울신문 = 북한 변화 이끌어낼 '3각 대화' 강화해야 / 인구재난 막을 골든타임 놓쳐선 안 된다 / 인성교육 강화 교훈 남긴 '용인 캣맘' 사건
▲ 세계일보 = 같이 가야 할 한ㆍ미동맹에 물샐 틈 없어야 / 저출산 대책 30년 허송하고도 또 뜬구름 처방인가 / 대전 과학회의, 우리 현주소 냉철히 짚는 기회 되길
▲ 조선일보 = 美中 사이에서 선택 강요당하는 상황 대비해야 한다 / TPP 가입, 미국도 반기지 않고 더 큰 고비는 일본 / '3兆 사기' 기업인 징역 23년, 지능적 경제犯 엄벌해야
▲ 중앙일보 = 성과만큼 과제도 떠안은 한ㆍ미 정상회담 / 백화점식 대책으론 저출산ㆍ고령화 해결 못한다
▲ 한겨레 = 우왕좌왕에 과속뿐인 걱정스런 '박근혜 외교' / '국사학자 90%가 좌파'라는 김무성 대표의 망언 / 노인복지 악화시킬 '노인 연령기준' 상향
▲ 한국일보 = 한일 정상회담, 과거사 단호-외교안보 유연하게 / 위험한 환율 급변동, 안정적 관리책 보강해야 / 미성년 성보호 연령, 상향 조정할 필요 있다
▲ 매일경제 = 북핵 해법ㆍTPP 가입 교감 넓힌 朴대통령의 방미 / 국제수준 못미친 금융이해력 교육강화 서둘러라 / '과학정상회의' 과학외교 첫 단추 되도록 해야
▲ 한국경제 = 한미 정상회담 남은 과제, 박근혜-아베 회담으로 넘어가 / 백약이 무효인 저출산 대책, 발상의 전환 필요하다 / 면세점, 나눠먹기가 아니라 성장을 고민할 때다

중앙일보는 ‘성과만큼 과제도 떠안은 한·미 정상회담’란 제목의 사설에서 “성명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면서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문도 열어놓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며 “특히 ‘북핵 문제를 최고의 시급성(utmost urgency)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다루기로 합의했다’고 밝혀 미국의 대북정책이 달라질 것임을 예고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실제로 손에 잡히는 성과를 거뒀느냐는 점에선 미흡한 느낌을 감추기 어렵다”면서 “공동성명은 북한을 대화로 유도할 인센티브나 로드맵을 찾을 수 없다. 반면 ‘한국이 한·미·일 공조 복원에 합의했으니 속히 일본과 관계를 개선하라’고 등 떠밀 가능성은 커졌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美中 사이에서 선택 강요당하는 상황 대비해야 한다’란 사설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이 국제규범과 법을 준수하기를 원한다. 만약 중국이 그런 면에서 실패한다면 미국이 그렇게 하는 것처럼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문제에 대해 한국도 미국과 보조를 맞춰 할 말을 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한 셈이다. 미국은 앞서 한·중 관계 발전이 한·미 동맹에 저해 요인이 아니라고 말했으나, 안보 문제만큼은 미국 쪽에 서 달라고 대놓고 강조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조선은 “우리가 만일 이 문제에서 미국의 요구를 반영한 목소리를 낸다면 대중(對中) 관계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미·중이 실제로 남중국해 문제로 정면 충돌하게 되면 우리는 곤혹스러운 선택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면서 “미·중 간 갈등이 벌어졌을 때 우리가 어떤 논리를 갖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밑바닥부터 다시 검토하고 국가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중국에 할 말 하라”는 美 지적, ‘박근혜 외교’ 중간평가다’란 사설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청와대는 ‘한국의 중국 경사론(傾斜論) 우려를 불식하고 능동적 외교를 할 수 있는 토대를 강화했다’는 자평을 내놓았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이 국제규범과 법을 준수하지 못한다면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한 것은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적 자신감을 회복한 미국은 자국 주도의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에 중국이 ‘신형대국관계’를 주장하며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것을 용납지 않으려는 추세다. 일본 호주 등이 적극적으로 미국의 편에 선 반면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으로 비치는 형국이다”라고 분석했다.

동아는 “미중 갈등은 사이버 안보, 인권, 환율 조작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전선이 형성돼 있어 선택을 요구받는 한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의 친중(親中) 행보는 경제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이 때문에 동맹인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진다면 오히려 국익에 역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겨레는 ‘우왕좌왕에 과속뿐인 걱정스런 ‘박근혜 외교’’란 사설에서 “이번 미국 방문은 한반도 정세 변화의 중요한 계기로 기대됐지만 결과는 실망스럽다. 최대 과제였던 ‘북핵 해법’ 마련부터 어려워졌다.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을 내면서까지 북한에 대한 압박과 경고 수위를 높였다”고 전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다른 자리에서도 북한에 대해 ‘선 핵포기, 후 지원’ 방침을 밝혔다. 핵 문제와 남북관계를 연계시킨 꼴이니 남북관계의 의미있는 진전은 더욱 어려워졌다. 여러모로 꽉 막힌 ‘강공 일변도’다”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런 입장이 문제의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 북한은 노동당 창건 70돌 기념일을 핵실험이나 로켓 발사 없이 넘기면서 ‘평화적·안정적 외교환경’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도 다시 중재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터에 6자회담 재개나 북-미 직접 대화 등 ‘화답’의 방향이 아니라 이전보다 더 강경한 경고와 압박 방침을 들고 나섰으니, 반발과 대치는 불 보듯 뻔하다”고 바라봤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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