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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에 풍기는 ‘사람냄새’[신현일의 컨버전스토리] ‘병맛’은 잠시 잊으셔도 좋습니다

[더피알=신현일] ‘디지털감성’이란 용어는 최근 몇 년 간 참 많이 언급되면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와 행사의 타이틀로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곰곰이 생각해봤다. 도대체 디지털감성은 무엇일까?

디지털(digital)과 감성(emotion)은 같이 하기엔 좀체 다른 성질이다. 기계적이고 수치가 넘나드는 차가운 느낌의 디지털과 엄마가 차려주신 따뜻한 집밥 느낌인 감성이란 단어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두 단어가 같이 쓰이는 이유는 상호보완적 관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모든 면에서 점점 더 디지털화 되고 있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아닌 사람과 디지털기기와 채널의 관계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렇기에 어쩌면 ‘사람냄새’가 그리운 건 당연한 것일 수 있다.

몇 초간 ‘병맛(?)’나는 디지털스낵을 즐기는 요즘 좀 더 사람냄새 풍기는 디지털 이야기가 고파지는 계절이다.

‘우리’ 이야기하기

마케팅 전반에서 ‘인문학’이라는 키워드는 마케터들에게는 부담이 되기도 하고 도전이 되기도 한다. ‘인간의 가치탐구와 표현활동’을 대상으로 한다는 사전적 정의가 있지만 이마저 어렵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론 ‘인간이 살아가면서 보고, 느끼고, 말하고, 그리는 모든 것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인간적인 것에 대한 탐구’는 관심은 많으나 어떻게 접근할지 몰라 인문학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는 핑계로 항상 대화를 마무리 하곤 한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마케팅을 위한 인문학적 접근의 성공 사례는 추운 겨울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처럼 마음이 서서히 따뜻해지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광화문에 있는 교보생명빌딩 전면에 걸려있는 글판을 보면 도심의 차가운 공기가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우주가 우리에게 준 두 가지 선물,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 
메리올리버 / 휘파람 부는 사람 中

   
▲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뉴시스
1991년부터 진행된 광화문글판은 이제 교보생명 웹사이트를 통해 고객들이 제시한 글귀로 계절마다 그 색깔을 달리한다. (관련기사: 계절 부르는 ‘광화문글판’, 소통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최근엔 광화문글판 25년 기념으로 ‘내 마음을 울리는 광화문글판은?’이란 이벤트가 진행 중이며,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라는 책을 통해 지금까지 25년간의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책과 동일한 명칭으로 웹사이트도 운영된다. ‘일상의 쉼표’라는 콘셉트로 문학과 역사, 철학을 쉽게 풀어낸 콘텐츠, 동감 콘서트와 e-도서관까지 구축해 오프라인 광화문의 감성을 온라인으로 옮겨왔다. 일상을 읽고 거닐고 느끼면서 삶의 지혜와 마음의 감성을 채우는 디지털 공간을 통해 고객들에게 인문학적 감성을 채워주고 있다.

‘공감’ 이야기하기

‘청춘家(가)곡’은 교보생명이 제공하는 대학생 마케팅교육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기업 홍보대사가 아닌 청춘의 도전, 성장, 소통이라는 주제를 갖고 젊음과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블로그 형태로 소개되는 ‘청춘家곡’에는 참여하는 대학생들의 도전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취업과 진로에 대한 걱정으로 힘들어하는 대학생들에게 조금의 위안과 공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마케팅을 배워가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도 의미가 있었지만 대학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푸릇푸릇한 그들 간의 ‘진짜 이야기’가 더욱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지난 2014년 2월 8부작으로 제작된 <러브 인 메모리 . 아빠의 노트>라는 웹 드라마는 2013년 동명의 드라마 두 번째 시리즈물로, 국내 최초의 SNS 드라마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죽음을 앞둔 아빠가 아내와 딸에게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아빠의 노트’는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며 잔잔한 감동을 준다.

교보생명이 기획한 이 시리즈물은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웹드라마’라는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의 차별화된 소통 창구로 활용됐다. 물론 웹드라마라는 하나의 새로운 양식을 넘어 더 중요한 건 10여분 내외라는 시간에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느냐가 핵심일 것이다.

교보생명의 사례를 통해서 기억해야 하는 키워드를 하나만 꼽자면 ‘진짜 우리의 이야기’다. 조미료 듬뿍 들어간 화려한 수사가 아닌 사골육수처럼 단순하지만 깊은 맛을 내는 우리네 이야기를 찾아낸다면, 이 디지털 세상 은은히 퍼지는 따뜻한 감성으로 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신현일

트라이앵글와이드 전략기획본부 이사

브랜드컨설턴트를 거쳐 3년 전 험난한 IT업계에 발을 내딛어 전략기획을 맡고 있으며 브랜딩과 디지털업계를 이어줄 다리 역할을 하기 위해 열심히 서바이벌 중.

 

 

 

신현일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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