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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논란과 정책홍보의 ‘그늘’
기획기사 논란과 정책홍보의 ‘그늘’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10.2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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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홍보 진단 下] 번번이 자충수...목표·방향성 모호

정책홍보는 국가토목사업이 아니다. ‘삽질’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책홍보의 삽질 사례가 종종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곤 한다. 뿐만 아니다. 상당수의 국민들에게 정책홍보는 그저 관가에서 떠드는 ‘그들만의 외침’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현실이다. 도대체 정책홍보는 왜 이렇게 찬밥 취급을 받는 것일까.

 정책홍보 진단 上  국민이 외면하는 정책홍보, ‘삽질’은 이제 그만 에 이어...

[더피알=문용필 기자] 전문가들은 공직사회의 뿌리깊은 관료주의, 실무자들의 전문성 부족이 정책홍보의 구멍을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일부 정책홍보는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지난 2013년 ‘황당한 국산 식재료 홍보영상’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에 게재된 ‘K-푸드 페어’ 영상이 대표적인 예다. 총 1분가량의 해당 영상은 한류스타 씨엔블루가 출연한다. 문제는 국산 식재료에 붙은 황당한 영어표현들. ‘로맨틱한 버섯’ ‘유쾌한 파프리카’ ‘재미있는 막걸리’ 등의 문구가 그것이다. <아래 영상 참고>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려 한 것 같지만 도대체 핵심메시지가 무엇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흥미진진한(exciting) 김치’라는 카피에서는 실소마저 터져나온다는 평가다. (관련기사: K-푸드 홍보하려다 ‘생뚱맞은 영어’로 망신살)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금연 관련 정책홍보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 정책홍보 전문가는 “많은 홍보예산이 할당됐는데 도대체 뭐가 달라졌는지 알 수 없다”며 “광고노출이 더 늘어난 것 외에 홍보예산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애당초 국민들의 금연에 관심이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오락가락 금연정책, 커뮤니케이션이 아쉽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국정역점과제로 삼은 노동개혁을 무리하게 홍보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달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전지방경찰청은 순찰차 LED 전광판과 경찰서 게시판 등에 노동개혁의 필요성과 노사타협을 촉구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노동개혁은 우리 딸과 아들의 일자리입니다. 노사가 양보하면 노사정 대타협이 이루어집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정부의 주요시책을 모든 기관이 함께 홍보하자는 취지에서 주무부처인 문체부가 각 부처에서 받은 내용을 하달한 것이었다. 하지만 노동과는 거의 상관없는 경찰 본연의 업무에 비춰볼 때 ‘오버페이스’라는 쓴소리가 제기됐다.

노동 개혁을 둘러싼 정책홍보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일선 언론사에 수천만원의 돈을 주고 노동개혁 관련 홍보성 기사를 작성하게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입수한 ‘2014년 상생의 노사문화 홍보용역 최종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문건을 작성한 PR회사(홍보대행사)는 지난해 고용노동부로부터 의뢰받아 턴키방식(홍보 관련 일체를 맡기는 방식)으로 노동개혁과 관련한 언론홍보 활동을 펼쳤다.

이 회사는 언론홍보, 온라인홍보, 홍보동영상 등에 5억원의 예산을 집행했는데 몇몇 중앙 일간지 및 경제지 등 언론사에 돈을 주고 정부의 노동개혁을 홍보하는 기획기사도 포함돼 있었다. 많게는 5500만원부터 적게는 250만원대까지 그 금액도 다양했다. 

▲ 정부부처의 유가 기획기사를 집중보도한 <미디어오늘> 기사들. 사진: 인터넷 화면 캡처

국민세금이 고스란히 언론사 곳간으로 들어간 것으로 비쳐진데다가 정부부처가 돈으로 언론의 공정성을 해쳤다는 비난마저 나오면서 후폭풍은 만만찮았다.

이에 노동부는 지난 8월 해명자료를 통해 “국민생활과 밀접하거나 언론사의 취재보도를 간접지원 했다”며 “마치 기사를 돈으로 산다는 오해를 야기할 수 있는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나타낸 상태. 언론사는 자주적인 편집권과 취재활동으로 기사를 게재했고, 노동부가 기사 방향과 내용에 개입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정책 관련 언론홍보 활동을 놓고 노동부와 PR회사만을 탓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PR업계 한 관계자는 “언론은 기본적으로 정부홍보 기사를 쓰기 싫어하는데 어느 언론사가 선뜻 지면을 할애해 실어주겠느냐”며 “더구나 언론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이제는 유가로 (정책홍보성 기사를) 내보는 게 익숙해져 완전히 일상화됐다”고 언급했다.

A교수는 “(유가 정책홍보 기사가) 일종의 관행이었던 것이 맞다. PR회사 입장에서는 활동의 일부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사가 기획보도를 할 때 후원사를 명확하게 표기해 시리즈 형태로 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전했다.

또 정부를 향해서는 “정책홍보를 너무 언론에만 의존하려 한다”며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려면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 것인지부터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언론만 보지 말고 선제적으로 나서야

정책홍보가 비판을 받거나 실패하더라도 공직사회의 특성상 이에 대한 책임추궁이 쉽지 않다는 점도 들여다봐야 한다.

유재웅 교수는 “기업의 경우 결과가 안 좋으면 매출이나 이익과 연결되지만 정부정책은 그렇게 산출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며 “국민예산을 쓰다 보니 효과에 대한 책임성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목표나 방향이 뿌옇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자료사진) 지난해 '정부3.0 홍보대사'에 위촉된 개그우먼 김지민 씨가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행정자치부

박종민 교수 역시 “정부 홍보는 면피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정책이 약간 실패하거나 지연, 보류되더라도 곧바로 실패로 평가받지 않기 때문”이라며 “사기업은 매출감소가 평가에 반영돼 인사고과에 적용되고 즉각 상벌이 주어지지만 정부는 그 부분이 아무래도 적다”고 전했다.

성과측정과 관련해서도 “정책 결정과 실행, 홍보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하기 때문에 홍보 부분이 디테일하지 않다”면서 “더욱이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지만 정부는 유지 기능이 중요하지 않나. 그러다 보니 기업홍보에 비해 덜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그렇다면 향후 우리나라 정책홍보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돼야 할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각도에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오경수 미디어전략연구소 박사는 “정책홍보는 새로운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된 계획을 발표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뿐만 아니라, 정부정책으로 불이익을 입었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국민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계속 알려야 한다. 그래야 정부 신뢰가 상승하고 정책홍보의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두원 교수는 “국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관여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맞춤형 메시지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언론관계도 선제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언론의 의제를 기다리지 말고 정책의 장단점을 미리 공개하는 의제 설정의 리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재웅·박종민 교수는 정책홍보에 대한 교육 확산과 전문성 구축에 주목했다.

유 교수는 “당장 정책홍보 시스템을 바꾸지 못한다면 장·차관과 도지사, 부지사 등 각 부처 지자체의 최고책임자에 대한 홍보교육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며 “조직 책임자가 신문이나 SNS상에서 좋은 이야기 나오면 키우고 나쁜 이야기는 빼는 차원에만 (홍보 마인드가) 머물러있으면 아무리 실무진이 이야기해봐야 먹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부처와 사회부처, 외교안보 부처 등으로 그룹을 나눠 그 분야 홍보전문가를 초청해 기본 콘셉트를 잡아준다면 정책홍보도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며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권하고 싶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대학의 행정학과와 커뮤니케이션학과에 모두 정책홍보 관련 커리큘럼이 있어야 한다”며 “양자를 융합하는 연구가 돼야 하고, 그런 학습을 거친 사람들이 실무에 나갔을 때 정책홍보가 제대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책홍보에 전문성을 가진 실무자들을 (정부와 지자체에서) 많이 선발해야 한다”며 “현재는 계약직 형태로 소모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전문성을 인정하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인력확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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