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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시청률 가시화, 방송사 떨고 있니
통합시청률 가시화, 방송사 떨고 있니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11.0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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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VOD+스마트폰 시청률…바뀐 룰 누가 유리?

[더피알=박형재 기자] 방송은 시청률 전쟁이다. 시청률 1%에 울고 웃는다. ‘시청률=광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게임의 법칙이 곧 바뀐다. 방통위는 ‘TV+VOD+스마트폰 시청률’을 합산한 통합시청률을 도입할 계획이다. 새로운 룰이 적용되면 방송권력은 어떻게 뒤흔들릴까.


TV로 본방사수하지 않는 시대다. 방송을 보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TV 앞에 붙어 있었지만 이제는 인터넷(IP)TV나 스마트폰, 온라인 스트리밍 등으로 주문형비디오(VOD)를 시청한다. 지상파에 한정됐던 방송은 케이블과 종편으로 다양해졌다. TV만 집계하는 지금의 시청률 조사는 반쪽짜리가 됐다.

현재 닐슨코리아와 TNMS에서 발표하는 시청률은 한계가 분명하다. 피플미터라는 기계가 설치된 TV수상기에서 실시간으로 본 시청량만을 파악한다. 이 때문에 VOD로 나중에 보는 사람이나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 N스크린(PC·태블릿 등 동영상 상영 기기)으로 보는 경우는 누락된다. 한류 열풍으로 해외 시청자가 많아졌지만 이것도 알 수 없다.

그래서 방송통신위원회는 통합시청률을 만들고 있다. TV 시청률 조사에 스마트폰이나 PC, IPTV 등으로 본 시청률을 합산해 숨은 수치를 찾겠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이를 위해 7월부터 5000명을 대상으로 N스크린 시청률 시범조사를 시작했다. 시청률 조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바일로 어떤 프로그램을 보는지 확인된다.

시범조사 결과는 오는 12월 나온다. 이후 조사의 신뢰성을 검증한 뒤 통합시청률 도입 시기를 저울질할 예정이다. 방통위 측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르면 내년 중 통합시청률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임기 내 도입하겠다”고 밝혀 늦어도 2017년 4월 전에는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최인경 방통위 미디어다양성정책과 사무관은 “N스크린 시청률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객관성을 검토한 뒤 구체적인 안이 나올 것 같다”며 “방송사업자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논란을 줄이기 위해 시기와 방향성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시청률 조사에 대해 방송업계는 원칙적으로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TV 시청률 집계에선 20~49세대와 1인 가구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광고주들의 효율적인 광고 집행을 위해서는 정확한 시청률 자료가 필요하다. ‘게임의 룰’을 바꿔 콘텐츠 영향력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시청률=광고’, 이해득실 셈법 복잡

다만 구체적인 방법론에는 샅바 싸움이 치열하다. 언제부터 통합시청률을 도입할지, 기존 시청률에 N스크린 시청률과 VOD 시청률을 어떤 비율로 합산할지를 두고 저마다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조사 방식에 따라 순위가 달라지고 광고비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지상파는 통합시청률 적용을 최대한 늦추고 싶어 하는 반면, 케이블은 N스크린 시청률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욱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통합시청률 도입 필요성은 다들 공감하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도입 시기나 적용 방법에 대해 이견이 상당하다”며 “특히 VOD 시청이 많은 프로그램과 방송사(JTBC, tvN 등)는 환영하는 반면, 다른 종편들은 굳이 발표해야 하느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사업자 모두가 만족하는 접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암초는 곳곳에 숨어있다. 우선 실시간과 비실시간 시청의 합산 기준이 핵심 쟁점이다.

TV 시청률은 광고를 포함해 ‘시간’ 개념이 있지만 VOD에는 이것이 사라진다. 게다가 TV는 여러 명이 함께 보지만 VOD 시청은 1인 기준인데 이를 1:1로 합산하는 것이 적합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방통위가 VOD 시청률은 방송 후 7일간 기록으로 집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논란거리다. 방송사 측은 콘텐츠가 유료에서 무료로 풀리는 3~4주 이후 시청률이 급증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접근성에 차이가 있는 유료 VOD와 무료 TV방송을 같은 시청률로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밖에 통합시청률이 도입되면 예능, 드라마 등 시청률 높은 프로그램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표성 있는 패널 구성도 문제다. JTBC 관계자는 “통합시청률 도입보다 더 중요한 이슈는 현 TV 시청률 조사의 정확도를 높이는 일”라고 주장했다.

현재 시청률 조사업체는 패널을 모집할 때 집전화로 접촉하는데, 1~2인가구는 대부분 집전화가 없어 제외된다. 이 때문에 실제 미디어 이용자들의 시청 패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통계의 객관성을 담보하려면 패널들의 인구비례, 가구형태, 평균적인 시청행태를 먼저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을 둘러싼 산업의 이해관계가 복잡한 만큼 관련업계의 합의와 설득을 이끌어내고, 통합시청률 도입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투명하게 논의 과정을 공개하고 검증을 거쳐 사업자들의 막연한 의심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최수경 CJ E&M 방송기획담당 국장은 “정부 주도의 통합시청률 도입은 시청점유율 30% 초과 채널을 규제하려는 목적에서 출발하고 있고, 결과들이 사업자에게 어떻게 이용되고 활용될지에 대해 합의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며 “새 시청률 데이터를 어떻게 쓸지 방통위가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야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 (자료사진) kbs 개그콘서트 '시청률의 제왕' 코너의 한 장면. 방송사의 시청률 지상주의를 풍자해 인기를 끌었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시청률 순위 요동, 환상은 금물

각종 논란에도 분명한 것은 조만간 통합시청률이 도입될 예정이고, 이에 따른 시청률 순위 변동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TNMS가 6월 한 달간 시범조사한 VOD 시청률을 보면 실시간방송 시청률 1위와 VOD 시청률 1위가 모두 달랐다. 이 기간 일별 실시간 시청률 1위 목록에는 KBS의 일일 또는 주말 연속극이 올랐다. 반면 VOD 시청률 1위에는 JTBC <비정상회담> <냉장고를 부탁해>, tvN <집밥 백선생>, KBS 2TV <프로듀사>, MBC <무한도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차지했다.

특히 한 달간의 실시간 시청률과 합산시청률(실시간+VOD) 20위까지 방송 600개를 비교한 결과 VOD 시청 가구 기준 199개의 순위가 바뀌었다. 실시간 시청률과 VOD 시청률 사이에 큰 괴리가 있다는 의미다.

민경숙 TNMS 대표는 “조사 결과 젊은층의 VOD 시청이 많았고 tvN과 JTBC 등의 예능 프로그램 강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EBS 시청률이 예상보다 높은 것도 특징”이라며 “다큐 등 잘 만든 프로그램은 다시보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다만 통합시청률이 도입되더라도 방송업계 판도가 뒤바뀔 정도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통합시청률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하고 시청률 대비 광고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광고비 증가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JTBC 관계자는 “닐슨과 TNMS의 통합시청률 자료를 보면 의외로 TV 시청률에 비해 N스크린 시청점유율은 낮게 나타난다”며 “인터넷이 포함되면 시청률이 크게 오를 것이란 환상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네이버에서 1000만뷰를 본다고 해도 얼마나 오랫동안 봤는지 모르는 콘텐츠 클릭수는 TV 시청률에 비해 가치가 크게 차이난다”면서 “통합시청률이 도입돼도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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