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 180도 바꾼’ 메트로, 엇갈리는 시선
‘태도 180도 바꾼’ 메트로, 엇갈리는 시선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11.1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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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호 변경...정정보도문·공식 사과 통해 변화 시사

[더피알=강미혜 기자] 주인 바뀐 무가지 메트로가 제호를 <메트로 이코노미>로 변경하고 새 출발을 알렸다. 주요 대기업과 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던 편집 방향성에 대해서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 메트로 11일자 1면과 10일자에 실린 정정보도문. 사진 출처: 메트로 홈페이지

11일 메트로는 재도약 선포식을 열고 데일리 매거진 형태의 경제지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경제뉴스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밀착형 뉴스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도 밝혔다.

메트로의 변화가 유독 관심을 끄는 건 ‘재계 저격수’로서 그간 보여 온 행적 때문이다. 올해 들어 메트로는 그룹 총수 및 주요 대기업을 향해 비판의 칼날을 겨누며 잇달아 이슈의 중심에 섰다. (관련기사: 나홀로 무가지 ‘메트로’, ‘재계 저격수’로 돌파구 찾나)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법적분쟁에 휘말렸으며, 광고주협회 조사에서 ‘유사언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관련기사: 광고주協 유사언론 발표에 대한 홍보인들 반응은?)

메트로의 행보는 ‘강한 편집국’을 만들어가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비쳐지기도 했지만, 위축된 무가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광고주 압박용’ 카드라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던 중 사주인 남궁호 회장이 이장규 전 파이낸셜뉴스 이사에 신문사를 매각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관련기사: 대표 바뀐 메트로, 부활할 수 있을까) 새 대표 체제 하에서 강세준 전 편집국장을 포함한 기존 인력 대부분이 물갈이됐고, 자연스레 기업 관련 수위가 센 기사도 사라지게 됐다.

이장규 신임 대표이사 겸 편집국장은 재도약 선포식에서 그간의 보도 행태를 ‘부적절한 기사와 지면’으로 규정하고 공식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광고주와의 긴장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의지로 읽힌다.

메트로는 앞서 10일자 지면 및 온라인판에서도 정정보도문을 내고 “본지를 인수·경영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그룹 총수에 대한 의도적인 허위기사들은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표현의 정도도 과도하였습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또한 “한국 광고주협회는 존재 자체가 위헌적이라고 하여 협회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였기에 이를 바로잡습니다”고 덧붙이며 광고주협회와의 묵은 갈등도 털어냈다. 광고주협회 관계자 역시 “서로 합의하에 민형사 소송 모두 취하 중”이라고 전했다.

180도 달라진 메트로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해관계자별로 엇갈린다. 재계 쪽은 정도(正道)를 벗어난 언론보도를 바로잡는다는 점에서 환영 의사를 밝히지만, 언론계에선 ‘과도한 굽히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메트로가 유사언론으로 낙인찍힌 것은 자업자득이었다”면서도 “늦게나마 잘못을 인정하고 변화를 천명했으니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무가지 시장 자체가 회생 가능성이 거의 없는 데다, 메트로 이미지가 나빠질 대로 나빠졌기 때문에 방향을 바꾼다고 한들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라며 회의적 견해를 피력했다.

반면 언론계 한 인사는 “메트로가 무리하게 기사를 쓴 것은 사실이지만 스스로 ‘허위기사’ ‘부적절한 지면’ 등으로까지 표현한 것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인사는 “마지막 무가지로서 살아남으려면 기업과의 냉랭한 관계를 하루라도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한 듯한데, 사실상 자본에 언론이 굴복한 모양새로 비쳐져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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