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톱다운식 정책으로 ‘여성특별시’ 무색
용인시, 톱다운식 정책으로 ‘여성특별시’ 무색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5.11.1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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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공감 부족…알맹이 없는 시 브랜드 사업 비판 목소리↑

[더피알=이윤주 기자]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달리다보면 용인 수지에 위치한 우뚝 솟은 건물이 유난히 눈에 띈다. 타워 전면에 ‘여성특별시 용인’이란 문구가 크게 붙었다.

▲ 용인 죽전 아르피아 타워 '여성특별시 용인' 문구./ 사진 출처: 용인신문

여성특별시 용인은 여성가족부의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에서 시작됐다. 현재 전국 57개 시군이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돼 있다.

이에 따라 용인시는 ‘여성특별시’를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다. 2013년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줌마렐라(아줌마+신데렐라) 축구단’, ‘태교도시 추진’, ‘여성친화 건축설계 매뉴얼’, ‘엄마 엄마 봉사대’ 등 70개 여성친화사업을 계획, 실행 중이다.

용인시 여성정책팀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전화통화에서 “‘여성특별시 용인’은 다른 여성친화도시와 차별화를 해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성특별시 용인’ 브랜드화가 갈 길은 멀어 보인다. 톱다운(top down)식 접근으로 시 내에서조차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

용인시민들은 ‘여성특별시’라는 타이틀에서부터 의문을 표하고 있다. 온라인상 관련 글들을 보면 부정적인 게시물이 대부분이다.

일례로 페이스북 ‘용인시 수지구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는 남녀평등사회에서 대놓고 여성특별시라는 말을 써놓는 것은 오히려 남성들이 역차별을 당하는 것이라는 비판의견이 게재됐다.

이에 대한 댓글도 부정적 성향이 9할을 차지했다. “정작 용인 사람은 몰랐음” “용인할 수가 없네” “근데 왜 용인이 여성특별시라는 이름을 밀고 나가는 거예요? 여성 우대받기 좋은 시인 이유라도..?” 등 시의 정책 결정에 쓴소리를 내는 목소리가 많다. 

용인에 사는 친구를 태그해 “너네 동네 여성특별시래 빨리 나와 남자는 있으면 안돼”라는 웃지 못 할 댓글도 볼 수 있다.

▲ 용인소식지 181호 표지./사진: 용인시청 커뮤니티

시의회에서도 관련 내용은 도마 위에 올랐다.

박남숙 용인시의원은 지난 7월 6일 열린 의회에서 “‘여성특별시 용인’이란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많은 시민들이 저에게 물어본다”며 정찬인 시장에게 직접적인 답변을 요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질적으로 일반시민 10명 중 8명이 (여성특별시 용인과 관련해) 아무것도 모른다”며 “이것은 홍보가 부족한 게 아니라 여성 특별시에 걸맞은 체감할 수 있는 복지정책이 없다는 것”이라며 알맹이 없는 시 브랜드 사업을 질책했다.

앞서 용인시는 지난 2013년 여성친화도시를 조성에 관한 조례와 함께 사업관련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조성협의체와 시민 모니터단을 구성한 바 있다.

그런데도 수년째 핵심 이해관계자인 시민의 의견이 제대로 수렴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용인시청 여성정책팀 관계자 역시 “(의견 수렴을) 아직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간에 시작된 사업이라 예산도 많이 없다. 곧 시민들과 여성친화도시 프로그램을 짜는 등 토론회나 포럼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양성평등 취지와 달리 여성에게만 주목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여성특별시의 취지가 그게 아닌데, 앞으로 정책적으로 아닌 것을 밝혀 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고양시는 안심 귀가 동행 서비스, 임산부 우선 주차 상표등록 등을 추진 중이며 의정부시는 직원 인사에 적용해 과장급 여성 비율을 늘리고 있다. 또한 성남시도 행복사무소, 시민순찰대 등 양성평등 정책 사업을 기획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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