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델만] ‘명성’보다 ‘결과’로 승부한다
[에델만] ‘명성’보다 ‘결과’로 승부한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0.11.1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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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회사를 찾아서] PR 트렌드 이끄는 ‘워너비社’

얼마 전 ‘The PR’ 웹사이트를 통해 올라온 독자 의견이다. “‘PR회사를 찾아서’라는 코너를 잘 보고 있습니다. 에델만 코리아에 대한 기사도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꼭 들어가 보고 싶은 회사인데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에델만 코리아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기에 예비 PR인이 꿈꾸는 ‘워너비社’ 가 된 걸까. 그 이유가 궁금해 서울 중구 수하동 페럼타워 18층에 자리한 에델만 코리아를 찾아가 봤다.

한 사람을 깊이 알려면 그 가족과 친구, 나아가 자라온 환경을 보라 했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그 조직을 제대로 알려면 구성원은 물론이거니와 그들이 속한 공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에델만 코리아는 일단 ‘합격점’이다.

최근 페럼타워로 이전한 에델만 코리아의 새 보금자리는 ‘프레시(fresh)’와 ‘오픈(open)’의 두 단어를 떠올리게 했다. 오피스 삼면(三面)을 둘러싼 투명 유리, 벽과 문의 둔탁함을 최대한 배제시킨 내부 설계는 무엇보다도 ‘소통’을 중시해야 하는 PR회사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다. “PR회사는 개개인의 능력을 파는 ‘피플 비즈니스’를 합니다. 비즈니스의 핵심이 되는 사람을 중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직원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에 대해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찰스 란케스터 사장의 설명이다. 사무실에서 경치도 감상하고 햇살도 느끼면서 리프레시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것. 한쪽엔 아기자기한 카페형 공간도 만들었다. 여느 전문점 못지않은 커피맛은 에델만 코리아의 큰 자랑거리. 전망 좋은 이른바 ‘명당자리’도 임원 몫이 아닌, 사원 모두의 공간이다. 란케스터 사장은 “새로운 공간에서 펼쳐질 에델만 코리아의 ‘다음 발전(Next Development)’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PR 두각…기아차 글로벌 블로그·페이스북 운영

에델만 코리아의 현재 고객사는 30여 곳. 비자, 스타벅스, 바이엘, 오토데스크코리아, AIA생명보험 등 다국적기업이 주를 이룬다. 최근엔 G20 정상회의 해외 PR 대행사로도 선정됐다. 이들이 에델만 코리아를 ‘선택’하는 이유는 바로 방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무한 경쟁력 때문이다.

미국 뉴욕과 시카고에 본사를 둔 에델만은 전세계 24개국 51개 현지 오피스를 보유한 세계 최대 PR그룹이다. 연매출 5000억원 규모에 직원 수만 해도 3200여명에 달한다. 세계 각지에 촘촘히 퍼져 있는 인적 자원이야말로 글로벌 PR트렌드를 선도하는 에델만의 보이지 않는 힘이 되고 있다.

하지만 본사의 명성만으로 국내 진출 이래 14년간 업계 정상 자리에 있을 순 없는 법. 끊임없는 우수 인재 영입 노력과 창의적 PR이 뒷받침됐다. 그런 만큼 에델만 코리아는 “모든 것을 ‘결과(results)’로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한다. ABC(Almond Board of California)와의 PR활동이 단적인 예.

이 회사는 2006년 에델만 코리아와 손잡고 최근까지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엔 국내 수출 판매와 가치평가에서 전년(2008년) 대비 각각 58%, 41% 성장했다. PR 외 일체의 외부 마케팅 활동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같은 결과는 놀랍다. 무엇보다 철저한 소비자 리서치와 과학적 데이터 분석, 이를 바탕으로 한 단계별 전략적 PR활동이 주효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에델만 코리아는 블로그, 트위터 등을 활용한 디지털PR 분야에서도 업계를 리드한다. 미국 본사는 지난 미 대선 당시 오바마를 ‘트위터 대통령’으로 만들며 당선을 이끈 주역으로 익히 잘 알려졌다. 에델만 코리아의 경우 기아차 글로벌 비즈니스 블로그인 ‘기아버즈(kia-buzz.com)’ 컨설팅을 진행, 현재까지도 운영을 맡고 있다. 2007년 9월 론칭 이후 170개국 이상 블로거들이 찾는 기아버즈는 기아차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허브’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온라인 상의 실질적 효과가 검증된 만큼 올해부터는 페이스북도 운영한다.

소비재·헬스케어·테크&디지털·파이낸스…부문별 전문가 포진

탁월한 실적을 바탕으로 회사 안팎으로 부터 PR 능력을 인정받은 사례도 많다. 지난 2004년과 2005년 2년 연속 ‘에델만 최고의 오피스상(Edelman Office of the Year)’의 주인공이 됐으며, PR전문지 ‘PR Week’로부터 ‘2004 아태지역 최고의 컨설팅사(2004 Gold Consultancy of the Year)’로 선정된 바 있다. 또 2008년엔 한국PR기업협회 주최 한국PR대상에서 ‘올해의 PR기업상’과 ‘국제PR 우수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쩐지 최근 수상 소식이 뜸하다. 란케스터 사장에게 직접 물었더니 “바빠서 어워즈에 제출(submission)하지 못했을 뿐이다. 고객사 PR에 집중하다 보니, 에델만 PR엔 소홀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다음 번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에델만 코리아의 직원수는 60여명 가량이다. 인사·회계 파트 외 전문 PR 부문 등에서 고루 활약한다. 소비재, 헬스케어, 테크&디지털, 파이낸스 등 각 부문은 리더(이사)를 중심으로 컨설팅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소비재 부문은 배정화 이사를 필두로 13명의 멤버가 모였다. 제품·서비스 PR 및 마케팅, 프로모션, 위기관리, 사회공헌 프로젝트 등 모든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담당한다. 최근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를 어떻게 하면 기업 PR에 잘 접목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헬스케어는 이제이미(Lee Jamie) 이사 포함 12명이다. 일반 대중이 아닌 의약계 종사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전문성을 크게 키울 수 있어 각광받는 분야다. 현재 바이엘, MSD, 한국로슈진단 등의 PR을 맡고 있다.

송철욱 이사가 진두지휘하는 테크&디지털 부문의 구성원은 총 10명이다. AMD코리아, 기아차, LG전자 싸이언, 와이파이연합 등이 고객사다. 최근 SNS에 대한 뜨거운 관심만큼이나 고객사들의 문의도 많다. 송 이사는 “기업마다 SNS 활용도와 기대 효과가 다르다. 철저한 사전 준비 없이 ‘일단 만들어 놓고 보자’식으론 성공할 수 없다”며 “조직 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세밀한 진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한편 파이낸스 부문의 경우 현재 리더의 공석으로 란케스터 사장이 직접 총괄하고 있다.

내부 고객 PR에도 힘써…매년 직원 만족도 조사

“외부 고객 못지않게 내부 고객 PR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에델만 코리아가 사내 커뮤니케이션과 복지에 각별한 이유다. 사람이 곧 자산인 PR사로서 좋은 인재를 붙들어놓기(?) 위한 나름의 비책.

매년 아시아 오피스 전체를 대상으로 한 직원 만족도 조사가 대표적이다. 특히 이 조사는 전문 리서치회사 ‘베스트 컴퍼니즈(Best Companies)’를 통해 실시된다는 점에서 객관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다.

1년에 두 번씩 워크숍을 마련, 내부 결속을 다지는 시간도 갖는다. 지난 5월 제주도를 다녀온 데 이어 오는 12월에 또 다른 일정이 예정돼 있다. ‘리빙 인 컬러(Living In Color)’라는 그룹별 액티비티도 3개월 마다 진행된다. 이날만큼은 전 직원이 오피스를 벗어나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다양한 취미·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다.

Interview 찰스 란케스터 사장

“‘PR’→‘PE’ 변화 주목해야”

“PR산업은 PR(Public Relation)에서 PE(Public Engagement)로의 전환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해당사자(stakeholder)들과의 보다 적극적인 소통 노력이 필요합니다.”

찰스 란케스터(Charles Lankester) 사장은 기업 PR에서 특히 PE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대중에게 알리는 종전의 형태에서 이제는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커뮤니케이션에 포커스를 둬야 한다는 것. 그는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기업 및 브랜드의 가치를 공유하려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며 “지속가능성장을 위해서도 PE에 기반한 PR활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 ‘스크린 전략(Screen Strategy)’에 대해서도 톤을 높였다. “소셜미디어 시대는 움직이는 모든 것이 미디어가 되고 있습니다. TV,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스크린에 맞는 세분화된 ‘맞춤형 PR’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때문에 최근엔 각각의 매체(스크린) 특성과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 니즈를 선행적으로 파악, 개별 기업에 도움이 되는 맞춤형 컨설팅, PR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란케스터 사장은 2009년 10월 에델만 북아시아 사장으로 임명되면서 에델만 코리아와 인연을 맺었다. 1986년 버슨마스텔러 영국지사를 시작으로 홍콩지사와 오길비 PR, 쉔드윅 인터내셔널 아태지역 최고경영자를 역임한 바 있으며 위기관리 및 기업 커뮤니케이션, 지속가능성 등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그의 부임 이후 에델만 코리아는 지난 1년간 2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고객과 직원 만족, 명성, 매출 등 모든 면에서 가장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내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궁극적으로 ‘가장 능력 있는 인재들이 일하고 싶은 회사=에델만 코리아’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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