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는 “~라고 전해라”
요즘 대세는 “~라고 전해라”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11.2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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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인생’ 패러디 봇물, 기업 활용시 초상권 염두에 둬야

[더피알=안선혜 기자]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살펴보면 유머코드로 ‘짤방’(짤림 방지를 위한 이미지)이 참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 짤방에도 유행이라는 게 존재하는데요, 요즘 중장년층 사이에서 ‘폭풍 공감’을 이끌어내며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 이애란 <백세시대> 무대 영상 중 인기리에 돌아다니는 짤들. 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

바로 가수 이애란 씨가 부른 <백세인생> 방송 화면을 캡처한 이미지인데요. 이 씨의 리얼한 표정과 흡사 합성인 듯 묘하게 들어맞는 코믹한 가사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가사를 살펴보면 ‘칠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할일이 아직 남아 못 간다고 전해라’ ‘구십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 테니 재촉 말라 전해라’ 등 다소 시크하게까지 느껴지는 당당함이 돋보입니다.

백세 시대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 이유에 대해 굉장히 간략하게 말하는 이 가사는 특히 중장년층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듯합니다. 주부 커뮤니티와 단체 메신저방을 중심으로 ‘절찬 유통’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젊은 사람들에게도 인기는 좋습니다. SNS상에는 이 가사를 응용한 패러디물이 넘쳐나는데요, ‘내일 학교간다 전해라’ ‘재취업하게 해달라고 전해라’ ‘결혼하게 해달라고 전해라’ 등등 다양한 염원(?)을 담은 말들이 댓글로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백세인생 짤의 인기에 부응해 기업 SNS 담당자들도 이를 패러디한 게시물로 시선끌기에 나섰습니다.

 

▲ 하나금융그룹에서 페이스북에 게시한 콘텐츠 일부.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지난 23일 자사 공식 페이스북에 이애란씨의 캐리커처와 가사를 활용한 ‘연말정산 꿀팁’을 전했는데요.

 

이애란씨를 딱 떠오르게 하는 노란 슬리브리스를 입고 심취해 노래를 부르는 캐릭터를 삽입, ‘올해가 가기 전 꼭! 챙기라고 전해라’면서 세금 공제를 위한 정보를 전달합니다.

현금&체크카드 사용과 연금저축보험 및 소득공제상품 가입 등 상세한 공제율을 소개하면서 ‘가입하라 전해라’ ‘사용하라 전해라’ ‘놓치지말라 전해라’ 등 위트 있는 가사활용으로 웃음을 더하고 있네요.

이에 대해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연말정산 콘텐츠 같은 경우 유용하지만 딱딱한 정보가 되기 십상인데, 요즘 SNS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를 이용하면 고객들이 재미있게 받아들이지 않을까”했다며 제작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애란씨의 허락을 구하고 제작한 게시물이 아니라는 것은 유의할 점입니다.

연예인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7년엔 모기업에서 개그맨들의 얼굴을 모방한 캐릭터와 유행어를 사용해 이벤트 홍보화면을 제작하면서 법정 분쟁에서 패소한 일이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고승덕 ‘미안하다’ 패러디물, 저작권 문제는 없을까?)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는 법원이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지 않는 추세라고 하네요. 김윤명 법학박사는 “광고나 드라마 등을 통해 기본적으로 수익을 발생시켰기에 (패러디물까지 권리를 인정받는 건) 이중 혜택이라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자신의 개인 초상권리가 영리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발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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