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비전 인수…이통업계 여론전 격화
SKT-CJ헬로비전 인수…이통업계 여론전 격화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12.0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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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언론 홍보에 방점 “글로벌 경쟁력 제고” vs “경쟁제한적 기업결합”

[더피알=문용필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및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건을 둘러싸고 이동통신 3사의 대언론 여론전이 거세다.(관련기사: SK-CJ 빅딜, 각기 다른 ‘선택과 집중’) 합병을 관철시키려는 SK텔레콤과 반대진영의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미디어산업 발전과 고용유발 효과 등 인수·합병 이후 나타날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업계 1위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강화를 우려하는 KT와 LG유플러스는 이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모양새.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인수합병 신청서를 제출받은 상황에서 이같은 여론전 양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2일 열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관련 설명회./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2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이번 인수·합병 건과 관련해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형희 MNO 총괄은 “새롭게 출범하는 합병법인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해 문화·콘텐츠 산업을 진흥하고 투자 활성화 및 생태계 발전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통신 및 미디어의 융합을 통한 국내 미디어 산업의 신성장동력 강화, 융복합 미디어 플랫폼 기반의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 미디어 생태계와의 공생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제고 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향후 5년간 디지털 전환·UHD 확대 등 케이블망 고도화와 쌍방향 지능형 네트워크 구현, 콘텐츠 산업 및 스타트업 진흥 등 미디어 생태계 육성에 5조원 규모의 금액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측은 이를 통해 약 7조5000억원의 생산유발 및 4만8000여명 가량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비전도 발표했다. MCN과 VOD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유망 콘텐츠를 적극 발굴, 육성해 ‘뽀로로’와 같은 성공사례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는 것. 여기에 경쟁력 있는 콘텐츠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KT-LGU+ “글로벌 경쟁력과 무관한 인수·합병”

이에 대해 이동통신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입장자료를 내고 SK텔레콤의 발표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KT는 “케이블망을 고도화하겠다는 주장은 눈속임에 불과하다”며 그 근거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2017년까지 CATV의 기존 아날로그 방송의 100% 디지털 전환을 완료하겠다고 기 발표했다”고 전했다.

쌍방향 지능형 네트워크 구현, 콘텐츠 산업 및 스타트업 지원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고도화 및 투자계획 없어 모호한 표현으로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며 “KT와 LG유플러스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케이블방송 인수 없이 지능형 네트워크를 고도화하고 콘텐츠 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케이블TV와 이동통신은 전형적인 내수산업”이라고 전제한 뒤 “SK텔레콤의 이번 인수·합병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무관하다”며 “국내시장 가입자를 추가 확보해 매출과 점유율,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목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도 “이번 인수·합병건은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방송공짜 번들화’를 통해 이동통신 지배력을 방송시장에까지 확대, 이동통신은 물로 알뜰폰과 초고속인터넷 방송에 이르는 모든 시장을 독점하려는 전형적인 경쟁제한적 기업결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이 유망 콘텐츠 육성사례로 꼽은 ‘뽀로로’는 SK브로드밴드가 프로그램 제작단계부터 투자해 콘텐츠를 타 플랫폼에 제공하지 않고 독점한 대표 사례”라며 “SK텔레콤이 제출한 인가신청서 내용이 이 정도 수준이라는 데에 실수를 금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 S타워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반경쟁적 M&A를 통한 거대 통신사업자의 방송통신 시장독점화 전력을 결코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박형일 상무 등 회사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법무법인 태평양의 박지연 변호사도 참석했다. 법적 근거에 입각해 반대 논리를 한층 강화시킨 셈이다. 박 변호사는 “공정거래법 제 7조는 경쟁을 제한하는 기업결합을 금지토록 규정하고 있다”며 “시장 1위 기업간 M&A가 허용될 경우 경쟁제한성이 확대될 우려가 높다”고 언급했다.

SKT “일일이 대응 안한다”

KT도 보도자료 배포 외에 기자들을 모아 스터디 형식으로 자사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다만 “공식적인 간담회는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 지난달 30일 열린 lg유플러스의 sk텔레콤 관련 설명회./사진:lg유플러스

이통3사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물려있지만 현재로썬 언론을 대상으로 한 여론전 외 별도의 공격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자사) 입장을 표명하는 방식은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노출하는 것”이라며 “(이 외에도) 기자간담회나 설명회를 마련하고 언론을 통해 알리는 것이 고객과의 접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T관계자도 “별도의 액션을 취한다고 하기에는 애매하다”고 언급했다.

SK텔레콤에 대항한 양사의 공식적인 공조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입장이 유사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공조를 하고 안하는 차원보다는 ‘이심전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KT관계자도 “굳이 ‘이렇게 하자’고 이야기하지 않아도 (각 사) 업무가 수순대로 진행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의 인수·합병 반대 목소리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언론에서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는 (문의해 올 경우) 설명할 것”이라며 “(다른 방법으로) 대외적으로 홍보할 성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1일 이번 인수합병 관련 신청을 접수했다며 “전기통신사업법, 방송법, 인터넷멀티미디어사업법 등 각 소관 법령에 따른 절차 및 기준 등에 따라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부 심사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둘러싼 이통3사의 ‘총성 없는 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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