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의 야심찬 이벤트, ‘교촌불만’으로 둔갑
교촌치킨의 야심찬 이벤트, ‘교촌불만’으로 둔갑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5.12.0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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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이슈·불편한 내용 등으로 웹툰 공모전 ‘삐그덕’

[더피알=조성미 기자] ‘참가자 1인 1닭’이라는 상품을 내건 교촌치킨의 웹툰 공모전이 시작하자마자 난항을 겪고 있다.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려는 사측의 의도와 달리, 진행 과정에서 오히려 소비자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교촌치킨은 치킨 이야기를 광고와 웹툰으로 담아낸 ‘교촌법칙’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이에 교촌 법칙을 주제로 고객과의 공감도를 높이고자 지난 1일부터 웹툰 공모전을 시작했다.

‘치느님’에 대한 사랑에 힘입어 이 이벤트는 시작과 동시에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응모만 해도 제품교환권 1매를 증정한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참여 의지를 불태웠다.

 

▲ 교촌치킨의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공모전의 규정을 일부 수정했다.

그런데 이내 공모전 방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공모전 유의사항 중 ‘심사결과에 따라 수상작이 없을 수도 있으며, 제출된 파일은 일체 반환하지 않습니다’, ‘응모작은 교촌F&B(주) 기준에 따라 수정 및 편집하여 마케팅 자료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등의 문구가 지적된 것.

누리꾼들은 치킨 한 마리로 콘텐츠 저작권을 가져가려는 것 같다, 입맛에 맞는 저작물이 없을 경우 시상을 하지 않겠다는 등의 의도로 해석하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참여상은 저작권을 가져가지 않는다”며 “고객 감사의 의미로 제품교환권을 드리는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일부 규정을 수정해 재공지했다.

하지만 규정 변경에도 불구하고 해당 이벤트의 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교촌치킨(혹은 치킨)과 관련된 법칙’을 공모전 주제로 제시했으나, 응모자들이 회사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참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많은 이들이 반응을 나타낸 것은 바로 ‘치킨의 잔혹 동화’이다. 닭과 병아리를 주인공으로 엄마를 잃어야하는 병아리의 슬픔과 엄마와 결국 같은 신세가 돼버린다는 이야기다. ‘치킨을 먹는 즐거움’과 반대되는 내용인 셈.

 

▲ '교촌 법칙-웹툰 공모전' 응모작 일부. 출처: 공모전 이벤트 페이지.

뿐만 아니라 교촌치킨에 대한 불만을 담은 내용도 적지 않다. 공모전이 사실상 자유주제에 가까운 형식이기에 치킨을 즐기는 법칙보다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타사에 비해 적은 양이나 쿠폰을 주지 않는 것 등의 불만글이 그것이다.

실제로 유명 웹툰작가 레바는 자신의 트위터에 ‘교촌웹툰공모전 주제가 교촌ㅊ킨으로 공감 살 수 있는 만환데.. 양 OO 적다는 만화 그리면 공감은 사겠지만 뽑히진 않겠지’라는 멘션을 남겨 누리꾼들의 공감을 샀다.

당초 취지와 달리 다소 센 내용의 작품들이 응모되거나 소비자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회사 측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처럼 소비자 참여형 온라인 이벤트를 펼치며 예상치 못한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은 종종 있어왔다.

고객들의 불만의 장이 됐던 현대차의 제네시스 4행시 이벤트나 부적절한 내용의 노출로 질타를 받았던 오리온의 포카칩 별명 짓기 이벤트 등이 대표적인 선례다.

전문가들은 이벤트가 소비자와 충분한 교감을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를 나누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시에 이벤트 기획과 운영은 예측가능한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한편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교촌 법칙-웹툰 공모전 이벤트 페이지는 3일 오후 3시경부터 접속이 불가한 상황이다. 회사측은 이벤트 등록 방식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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