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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떠나는 PR인에게[김광태의 홍보 一心] 주저앉기보다 인생 제2막 생각해야

[더피알=김광태] 늦가을 낙엽 지는 소리에 취해 본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끝자락이다. 변치 않는 마음으로 맞게 되는 12월이지만 올해는 여느 때와 달리 스산하기만 하다. 경기 침체로 사람들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나 보다.

   
많은 기업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섰고 구조조정의 칼을 들었다. 50대 부장들은 명퇴, 임원들은 은퇴 대열에 섰다. 인사 폭풍이 12월 한 달 휘몰아친다. 그 숫자는 과거 외환위기 못지않다고 한 인사담당 임원은 전한다.

PR부서라 해서 예외는 아닐 게다. 막상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말을 듣게 되면 마음이 어떨까? 경험자로서 이야기하면 그 순간 공황장애가 온다. ‘왜? 내가…?!’

그러나 이내 현실을 인정 할 수밖에 없다. 체념을 하고 짐을 싼다. 마지막으로 정들었던 회사 문을 나서면 집도 절도 없는 허허벌판에 던져진 ‘천애고아’ 신세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 ? 애들은?’ 서글픔이 앞을 가린다.

한국 사회에서 나이 오십이 넘으면 겪게 되는 직장인의 아픔이다. 내년부터 정년 60세라지만 빠른 변화 속도에 50대가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퇴직 이후다. 어떻게 먹고 살지 방도를 모색해보지만, PR(홍보) 직종 갖고 인생 2막 돈벌이는 답이 안 나온다.

특히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50대 PR인은 더 하다. 그 이유는 자기도 모르게 젖어든 홍보 업무 속성 때문이리라. 여러 퇴직한 PR인들로부터 공통된 의견을 정리해 봤다.

첫째, PR은 돈을 쓰는 직업이지 버는 직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PR과 영업을 비교해보자 인적활동으로 상대를 설득시켜야 한다는 사실은 동일하다. 둘 다 돈을 쓰는 것도 같다.

영업은 쓴 만큼 그 이상의 돈이 들어온다. 이에 비해 PR업무는 돈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무형의 호의적 가치가 들어온다. 숫자화 되지 않은 수입이니 PR인 머릿속엔 비즈니스 감각이나 손익개념이 남아 있을 리 없다.

둘째, PR 특히 언론홍보는 개인플레이 의존도가 크다. 개인 역량에 따른 성과 편차가 크다. 그러다보니 남 입장 배려하고 베풂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다. 오로지 자기 자신 뿐이다. 자연스럽게 개인주의가 몸에 밴다.

여기서 나타나는 ‘결함’이 응집력과 결집력의 약화다. 그래서 ‘홍보인은 모래알 같다’는 말이 나온다. 선·후배 관계 형성도 별로 없고 은퇴 후 OB모임도 잘 없다. 어려울 때 서로 밀어 주고 끌어 주는 연대의식 또한 기대하기 힘들다.

셋째, 매사 자기 주관이 없고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안전제일주의’다. 리스크 있는 큰 모험이나 도전은 기피한다. 특히 ‘홍보는 잘 해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어 나서거나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한다. PR에서 쌓은 경력이 개인 브랜드로 형성될 수 없는 이유다.

넷째, 인간관계 네트워크가 약하다. 오로지 언론인뿐이다. 언론 관련 비즈니스 빼놓곤 활용할 만한 가치가 없다.

마지막으로는 입과 머리로만 일해 실행에 있어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점이다. 웬만한 것은 전부 광고회사나 PR회사 같은 에이전시에 맡겨 일을 처리 한다. 자신의 손으로 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보고 하는 서류 작성 정도다 .

이게 현실이다. 허면, 은퇴한 PR인들은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여러 경우의 수가 있지만 PR인 속성에 딱 맞는 ‘1인 기업’이 있다. PR컨설팅 사업을 권하고 싶다.

수개월 전 모 그룹에서 퇴직한 한 홍보임원 사례다. 50대 초반의 그는 회사에서 나오자마자 헤드헌터 이곳저곳에 이력서를 들이 밀었다. 딱 한군데서 연락이 왔다. 스펙 경력 다 좋은데 나이가 50대라 곤란하단다.

길이 없으면 만들자는 심정으로 지인 사무실에 책상 하나 갖다 놓고 1인 기업을 설립했다. 자신의 수십년 경력과 외국어 실력을 무기로 내세웠고, 창업 1개월 만에 첫 매출도 올렸다. 

1인 기업이라는 특성상 뜻이 맞는 회사를 만나면 정리하고 재취업하면 된다. 양쪽 기회 포착이 가능한 셈이다. 개인기가 뛰어난 PR인에게 딱 어울리는 선택이 아닌가.
 

 


김광태

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서강대 언론대학원 겸임교수


 

김광태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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