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탈당, 새정치 앞길 어디로
안철수 탈당, 새정치 앞길 어디로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12.1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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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집안싸움 하다 끝내 갈라서…문재인 리더십 관건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의원이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작년 3월 민주당과 통합한 지 1년9개월 만이다.

안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에서 “야당이 이대로 가면 총선은 물론 정권교체의 희망도 없다”며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 당 안에선 변화와 혁신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 내 친노·주류 세력이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다며 “이 사람들이 야당의 변화와 새정치를 가로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의 탈당 명분은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총선을 앞둔 시기에 야당을 분열시키는 건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의원이 이제 와서 또 ‘새로운 정치’를 내세운다고 해서 과연 얼마나 국민의 호응을 얻을지도 미지수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총선을 넉 달 앞두고 제1야당의 분열이 현실화했다”며 “야권은 당분간 주류와 비주류가 각자 살길을 찾아 이합집산하는 혼돈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야권 전체가 힘을 합쳐도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판국에 집안 싸움만 하다 갈라선 것은 꼴사납다”며 “지금이라도 대안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안철수 의원이 13일 탈당 선언 후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주요 신문 12월 14일자 사설>

▲ 경향신문 = 안철수 탈당과 야당의 미래 / 신기후대응체제 출범, 파리회의 절반의 성공 / 남북 당국회담 결렬, 대화 모멘텀마저 끊겨선 안된다
▲ 국민일보 = 결국 쪼개진 야권…진정한 혁신 경쟁을 기대한다 / '파리협정'은 재앙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첫걸음 / 남북 당국회담 결렬됐지만 대화 기조 이어져야
▲ 동아일보 = '兩初의 난'에 탈당한 안철수, 야권 심판론 앞당기나 / 中, 모란봉 공연 깬 北김정은의 위험성 바로 보라 / 韓日 일각의 '극단적 국수주의'를 경계한다
▲ 서울신문 = 결국 분열된 제1야당, 수권정당 포기하는가 / 결렬된 남북회담 대화 불씨는 살려나가야 / 신기후체제, 성장동력으로 삼는 역발상하길
▲ 세계일보 = 두 초선의 협량이 제1야당의 분열을 불렀다 / 신기후체제 출범, 치밀한 전략으로 대응해야 / 국제정세 흐름에 뒤처져 출구 못 찾는 北
▲ 조선일보 = '새 정치' 내걸고 집안싸움만 하다 갈라선 안철수와 문재인 / 스스로 예측 불가능한 집단이라는 걸 보여준 北 / 파리 氣候협정 합의, 온실가스 줄이는데 적극 동참해야
▲ 중앙일보 = 안철수 탈당, 중도개혁 정당 시금석 되길 / 파리 신기후체제 대응에 한국의 미래가 달렸다
▲ 한겨레 = 안철수, 이젠 '새정치ㆍ정권교체' 말할 자격 없다 / 남쪽 책임 더 큰 '당국회담 결렬' / 파리 합의, '저탄소 경제'로 가라는 강력한 신호
▲ 한국일보 = 安 탈당 따른 정국 요동이 던지는 우려와 기대 / 저탄소 경제ㆍ산업 구조 정착을 서둘러야 / 당국회담 결렬, 남북 관계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 매일경제 = 또 쪼개진 野 수권능력 갖춘 정당으로 환골탈태를 / 파리 기후협정 체결, 新성장동력 찾는 기회로 삼자 / 남북 당국회담 대화 모멘텀 다시 살려야
▲ 한국경제 = 제조업 경쟁력 추락에 암울한 경기전망까지… / 바보들의 '권리금 보호법', 이럴 줄 몰랐나 / '지구를 구한다'는 파리 기후회의의 구호와 현실

동아일보는 ‘‘兩初의 난’에 탈당한 안철수, 야권 심판론 앞당기나’란 제목의 사설에서 “안철수 의원이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13일 탈당을 선언했다. 새정치연합에서 호남·비주류 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합류할 움직임이어서 야권 재편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동아는 “문재인 대표는 안 의원의 탈당을 막으려 했으나 ‘혁신’에 대한 두 사람의 생각이 근본적으로 달랐다. 문 대표는 2015년 2월 당 대표가 된 뒤 4·29, 10·28 재·보선의 패배에도 책임을 지기는커녕 친노 기득권 강화에 몰두해 안 의원 탈당에 빌미를 주었다. 두 초선급 전·현 당대표가 맞부딪친 ‘양초의 난’이 제1야당의 분열로 이어진 셈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안철수 현상’도 사라진 판에 안 의원이 이제 와서 또 ‘새로운 정치’를 내세운다고 해서 과연 얼마나 국민의 호응을 얻을지 알 수 없다. 안 의원은 ‘낡은 진보 청산’을 내세우면서도 불법·폭력시위 세력과 단호히 선을 긋지 못했다. 뚜렷한 새 정치도, 리더십도 보인 적이 없다. 안 의원은 결국 당내 권력 투쟁에 패해 탈당했다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 없을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조선일보는 ‘‘새 정치’ 내걸고 집안싸움만 하다 갈라선 안철수와 문재인’란 사설을 통해 “안 의원의 탈당은 작년 6·4 지방선거를 석 달 앞두고 쫓기듯 합당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당시 안 의원은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사람을 모으다가 어려움에 봉착하자 주변과 상의도 없이 민주당과 합당했다. 이때 이미 그가 말하는 새 정치가 실은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이합집산이란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의 정치활동을 보면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사람이 더 많다. 서울시장, 대선 후보에 나섰다가 그만둔 것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그 이후에도 그는 일관성 없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인상만 주었다. 그러는 사이 그를 돕던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그의 곁을 떠나갔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안철수 탈당, 중도개혁 정당 시금석 되길’란 사설에서 “무엇보다 문 대표의 책임이 크다. 문 대표가 진심으로 당의 분열을 원치 않았다면 안 의원으로 대표되는 비주류의 존재를 인정하고 출구를 열어 줬어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안 의원이 요구한 ‘혁신 전당대회’를 끝내 거부했고, 납득할 만한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문 대표가 안 의원을 붙잡지 못한 근본 원인은 친노파에 휘둘려 당을 패권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는 안 의원에게 탈당의 명분을 안겨준 것이나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안철수 탈당과 야당의 미래’란 사설에서 “20대 총선을 불과 넉 달 앞두고 제1야당의 분열이 현실화했다. 박근혜 정권의 독주를 견제해야 할 야당이 집안싸움에 골몰하다 이 지경에 이르다니 실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야권에 어떠한 후폭풍이 불어올지 구체적으로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동반 탈당할 현역 의원 규모가 몇 명이나 될지, 신당을 만들 경우 얼마나 지지를 받을지 아직은 불투명하다. 그러나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새누리당에 유리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안철수, 이젠 ‘새정치·정권교체’ 말할 자격 없다’란 사설에서 “분열과 혼돈에 빠진 제1야당을 추슬러 다시 도약시킬 책임은 온전히 문재인 대표에게 놓였다”고 했다. 

한겨레는 “당이 어지러울수록 국민을 바라보고 혁신과 변화의 기치를 놓지 말아야 한다. 안 의원의 탈당은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문 대표의 책임 또한 크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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