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브 ‘리얼뷰티’ 사례로 보는 브랜드 캠페인의 숨은 전략
도브 ‘리얼뷰티’ 사례로 보는 브랜드 캠페인의 숨은 전략
  • 임준수 (micropr@gmail.com)
  • 승인 2015.12.2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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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수의 캠페인 디코딩] 리서치 근거, 언론노출+유명인 지지 유도

 

※ 이 칼럼은 2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① 도브 ‘리얼뷰티’의 화장술
② ‘리얼뷰티’ 사례로 보는 브랜드 캠페인의 숨은 전략


[더피알=임준수] 도브(Dove)는 지난 11년간 여성들에게 자신의 외모에 자신을 가져라는 메시지의 캠페인을 전개했다. 미(美)에 대한 사회 통념에 도전하라고 여성들을 고취시키면서 소비자와의 친밀한 관계맺기를 시도했다. (관련기사: 도브 ‘리얼뷰티’의 화장술) 그러면서 도브라는 브랜드를 문제가 있으면 의지할 친구이자 상냥한 보호자로서 포지셔닝했다.

인사이트 셋

▲ 도브는 캠페인 메시지를 내보낼 때마다 늘 자체 용역 조사 결과를 인용한다. 사진:도브 트위터

그렇다면 21세기 가장 성공한 브랜드 캠페인 중 하나로 꼽힐 리얼뷰티 캠페인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무엇일까?

먼저 PR 리서치의 중요성이다. 누구나 모든 캠페인은 리서치와 함께 시작한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왜 그런 캠페인을 기획했는가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브랜드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도브사는 캠페인 메시지를 내보낼 때마다 늘 자체 용역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캠페인의 ‘사회적 함의’를 친절히 설명해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렇다고 도브사와 대행사인 에델만의 밑작업 조사 결과가 학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의미 있다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제공하는 용역 조사 결과들은 자신들의 홍보물에 사용될 메시지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사회적 필요’ 때문에 나왔다는 것을 은연중에 심어줄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기에, 과학적 타당성이나 사회적 중요성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많은 업계 용역 조사가 그렇듯이 결과는 돈을 대는 업체의 입맛에 맞게 나올 수밖에 없다.

▲ 2004년 첫 리얼뷰티 캠페인에 사용된 대규모 국제 설문조사 보고서 표지.

예를 들어 2004년 도브사는 퍼밍 로션을 홍보하기 위해 ‘10개국 3200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인용했고, 2007년에는 뉴-도브-프로에이지(proage) 크림 제품 출시에 맞춰 광고를 내보냈는데 이때도 ‘아름다움은 나이들 때 온다’라는 제목의 글로벌 설문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재미난 것은 50-64세 여성들의 91%가 노년의 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믿는다는 결과를 제시했다는 점이다. 에델만 측의 캠페인은 늘 이런 류의 조사를 홍보용 떡밥으로 깔며 시작하는 특징이 있다.

리차드 에델만 회장이 올해 초 #SpeakBeautiful 캠페인을 홍보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블로그 포스트에서 “여러분들은 트위터상에서 여성들이 자신들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을 말하는 경우가 50% 이상 많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라고 물으며 캠페인 홍보를 시작한다.

천만 이상의 뷰(view)를 기록한 도브의 ‘너의 곱슬머리를 사랑해라’ 캠페인의 시작은 ‘곱슬머리를 한 10명의 소녀 중 오직 4명만 자신들의 머리카락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로 시작한다. 곱슬머리 소녀들과 가진 인터뷰 하일라이트들은 (질적) 조사 기록 자체가 캠페인 메시지의 한 부분이 된 사례다. (아래 영상 참고)

그뿐인가? 조사 결과로 제품 홍보를 위한 문제의 화두를 던질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도 조사 결과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암시하며 소비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이 캠페인 비디오의 맨 마지막은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곱슬머리를 좋아할 때, 소녀들이 자신의 곱슬머리를 사랑할 확률이 7배나 크다고 합니다’로 마치며, 소셜 규범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을 빼놓지 않는다.

두 번째, 언론 노출 빈도가 높은 책의 저자들이나 강사들에게 연구 용역이나 컨설팅을 줌으로써 캠페인의 공신력을 높이고 홍보효과를 극대화하라. 도브 측은 언론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거나 유명 저자들을 대상으로 연구 용역이나 컨설팅을 의뢰한다.

2004년 첫 리얼뷰티 캠페인에서는 낸시 에트코프 박사(하버드의대 연구원)와 수지 오 바크(Susie Orbach) 박사(런던 정경대 방문교수)에게 대규모 국제 설문조사(10개국 3200명의 전화조사)를 의뢰했다.

<가장 예쁜 개체들의 생존: 미의 과학>이라는 책의 저자이며 TED의 스피커인 에트코프 박사는 오프라 윈프리쇼에서 인터뷰를 했고, <NPR> 등 미국 주요 방송매체에 노출 빈도가 높은 인물이다. 우리나라에선 <몸 에 갇힌 사람들>의 저자로 알려진 수지 오바크 박사는 <BBC> <파이낸셜타임즈>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 영국의 주요 언론에 단골로 인용된다.

최근의 #SpeakBeautiful 캠페인의 밑작업은 유명 강사이자 저자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다나 보이드 박사의 연구 용역으로 이뤄졌다. 또 ‘도브패치’ 캠페인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임상심리사이자 몇 권의 책을 낸 앤 커니-쿡 박사에게 컨설팅 용역을 줬다.

홍보 동영상에서 앤 커니-쿡의 실험에 참여한 여성들은 ‘(가짜) 뷰티패치와 일기’를 통해 아름다움을 만들어주는 신비의 (도브) 패치는 다름 아닌 자신의 마음이라는 ‘훈훈한’ 감동을 느낀 것처럼 보인다. 물론 도브의 컨설팅 용역을 받아 이들 유명인이 진행한 조사 결과를 따로 읽어볼 필요는 없다. (아래 영상 참고)

마지막으로 목표 수용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유명 방송인들의 지지를 유도하라. 여성층, 특히 인종적 소수자들 사이에서 막강한 영향력이 있는 오프라 윈프리는 자신의 쇼에서 일주일간 도브 캠페인에 대해 언급했고, 엘런 디제 너러스 쇼나 NBC 투데이쇼에서도 관련 보도를 했다.

브랜드 개성이니 인게이지먼트니 소비자 임파워먼트(empowerment)같은 개념들을 쭉 나열해 봤자, 결국 위대한 PR캠페인을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이미 에드워 드 버네이즈(PR의 아버지로 불림) 손바닥 위에 놓여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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