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디맨드, 1대1 커뮤니케이션의 경제
온디맨드, 1대1 커뮤니케이션의 경제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12.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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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빅데이터 업고 맞춤형 콘텐츠·서비스로 확장

[더피알=안선혜 기자] 2016년 트렌드를 이야기하는 자리에 ‘온디맨드(On-Demand)’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핫한 주제다.

공급자에서 이제 수요자에게로 경제 중심의 축을 옮겨보자는 이 패러다임은 일상의 패턴들이 모바일로 기록되는 시대를 맞이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즉시성’과 ‘개인화’가 핵심인 1대 1 커뮤니케이션 경제를 들여다본다.

▲ 이미지: 카카오

온디맨드란?

온디맨드(On-Demand) 개념을 이해하는 핵심은 “수요자가 원할 때”이다. 고객의 ‘개인화’된 니즈에 맞춰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수요 중심 시스템이나 전략을 말한다. 공급이 아닌 수요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VOD(주문형 비디오)를 생각하면 한결 쉽다. VOD 서비스 이용자들은 방송사(공급자)가 제공하는 편성시간표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보게 된다.

영화 등 여타 영상도 마찬가지다. 내가 원하는 때에 내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나 재화를 공급받는 방식을 통틀어 온디맨드라 할 수 있다.

2002년 10월 샘 팔미사노 IBM CEO가 IBM의 새로운 차세대 비즈니스 전략으로 ‘온디맨드’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했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공유경제라는 테두리 안에서 기술 발전이 이뤄지면서 온디맨드란 개념은 다시 주목받기 시작, 최근 IT업계를 중심으로 새롭게 회자되고 있다.

공유경제? O2O?

가끔 온디맨드와 공유경제(sharing economy) 개념이 혼용되곤 하는데, 양쪽 모두 플랫폼 사업 형태로 구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플랫폼 사업자는 자신들이 직접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단지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시켜준다. 재고가 쌓일 일이 없고, 수요자와 공급자를 얼마나 빨리 매치시켜주느냐가 경쟁력의 관건이다.

다만 공유경제라는 개념에 조금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잉여자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자신이 소유한 재산 중 남는 자원을 나눠 쓰는 협력소비가 공유경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혹자는 대표적 공유경제 모델로 꼽히는 차량 예약 서비스인 우버(Uber)나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Airbnb)는 온디맨드 사업일 뿐 공유경제 모델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 숙박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사진: 에어비앤비 홈페이지

일례로 에어비앤비에는 자신이 원래 갖고 있던 안 쓰는 빈방을 내놓는 게 아니라 오피스텔을 대량으로 임대해 빈방으로 제공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우버는 단지 자원만 나눠 쓰는 게 아니라 공급자의 노동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공유경제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공유경제와 온디맨드 사이 논란은 잠시 접어두고, 지금의 온디맨드 열풍을 살펴보면 기술의 발전이 크게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어주는 O2O(online to offline) 환경이 무르익었고, 마케팅 차원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이 계속 발전 중이다. 우버나 에어비앤비도 대표적인 O2O 서비스임을 알 수 있다. 모바일(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오프라인에서 서비스를 제공받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정보 제공은 온디맨드 서비스에 중요 요소다. 가령 한 소비자가 특정 지역에서 고깃집을 이용한 카드결제 기록이 많을 경우, 해당 소비자가 동일한 지역에 들어섰을 때 스마트폰에 자동으로 고깃집 할인 쿠폰을 제공해줄 수 있다.

어떤 특정 상황에서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예측해 미리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핵심 타깃에게 보다 정확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온디맨드의 장점이다.

장밋빛 미래만?

온디맨드 비즈니스는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는 구조는 아니다. 그렇기에 해외에서는 생계유지를 위해 노동자들이 여러 서비스 플랫폼을 넘다들며 다양한 일을 하기도 한다.

▲ 대표적 온디맨드 서비스로 꼽히는 우버(uber)./사진: 우버 홈페이지

모바일 차량 예약 서비스인 우버(Uber) 운전자로 일하면서 빨래를 대신해주는 워시오(Washio)에 참여할 수도 있고, 짐가방을 싸주는 더플(Dufl), 요리를 대신해주는 스프릭(Sprig), 심부름 서비스인 태스크 래빗(Task rabbit) 등에서도 서비스 제공자로 나설 수 있다.

이쯤에서 드는 생각은 이렇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이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고, 다른 하나는 서비스 제공자의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해당 비즈니스가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미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Amazon)에서 운영하는 메케니컬 터크(Mechanical Turk)는 잔심부름을 도와주는 업체인데 제품설명서를 써주는 데 3달러, 휘갈겨 쓴 글씨를 읽어주는 데 50센트, 전화번호 찾는 데 3센트 등의 서비스 이용료가 매겨진다. 이런 잔업무로 근로자가 의미 있는 수익을 거두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급여 감소와 고용 불안정은 앞으로 O2O나 온디맨드 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 해결돼야 할 과제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노동부 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라이시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교수는 이같은 사업구조가 플랫폼 사업자들에게는 큰돈을 벌어다주지만, 근로자들은 남은 부스러기만을 챙길 수 있다고 비판한다.

우버 운전기사들은 자신의 차량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험가입도 하지만, 정작 우버는 이들의 고용주가 아니기에 서비스 안전이나 사람들의 근로조건에는 책임지지 않는다. 플랫폼 업자들이 수수료를 챙기면서 리스크는 온전히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온디맨드 서비스 구현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은 개인정보보호 이슈와도 맞물린다. 개인정보나 보안과 관련된 각종 범죄에 대한 우려다. 어느 정도 수준까지 개인의 정보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인지,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어느 수준까지 존중받아야 하나가 향후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기존 사업 영역과의 충돌도 온디맨드 서비스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우버의 경우 국내에서 기존 택시사업자들의 강력한 반발과 당국과의 충돌로 올해 3월 결국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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