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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경쟁적 ‘인재수혈’, 정당홍보 효과 어느 정도?[기자토크] ‘개혁이미지’ ‘개인스토리’ 등 고려…서두르다 탈날라

[더피알=문용필 기자] 이쯤되면 ‘경쟁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만 하다. 제20대 총선을 불과 석달여 앞둔 상황에서 여야가 앞다퉈 외부인사 수혈에 나서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정당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이다. 해묵은 계파 갈등으로 인해 소속 의원들의 ‘탈당 러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표가 직접 나서 외부인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달 28일 범죄심리전문가인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를 시작으로 13일 김정우 세종대 교수에 이르기까지 총 7명의 외부인사를 영입했다.

   
▲ 외부영입 인사들과 함께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이른바 ‘안철수 신당’이라고 불리는 국민의당(가칭)도 최근 안재경 전 경찰대학장과 이승호 예비역 준장 등 군경 출신의 인사들을 합류시켰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지난 10일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김태현 변호사 등 총 6명의 입당인사를 공개했다.

다소 시간이 지나기는 했지만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과 언론전문가인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지난해 8월과 9월 잇달아 정의당에 입당했다. 이들은 현재 당 내에서 국방개혁기획단장과 언론개혁기획단장을 맡고 있다.

영입 키워드…‘더 젊게’ ‘더 전문적으로’

정당의 외부인사 영입은 이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거나 전략지역에 공천해 당선가능성을 높이는 데 가장 큰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유권자들의 표심잡기를 위한 홍보전략의 하나로도 읽을 수 있다.

가장 큰 효과는 뭐니뭐니해도 ‘개혁’과 ‘쇄신’의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 전반에 대한 국민 불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정치권에 몸담지 않았던 참신하고 깨끗한 인사들과 손 잡는다면 불신은 어느 정도 상쇄시킬 수 있다. 새로운 인사들이 새 정치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극대화되게 하려면 영입인사들의 연령대도 중요하다. 30대 혹은 40대 인물들이 영입대상에 자주 오르내리는 이유다. 특히, 상대적으로 젊은층의 지지세가 약한 보수정당의 경우 젊은 인재에 더욱 목말라있다.

실제로 이번 새누리당 입당인사 6명 중 5명이 30대 혹은 40대의 소장파들이다. 더민주도 김병관 웹젠 의장과 디자이너 김빈 씨,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등 30대와 40대 인사들을 참여시켰다.

   
▲ 지난 10일 열린 새누리당의 젊은 전문가 그룹 입당 기자회견. ⓒ뉴시스

젊은 인재 수혈을 통한 성공 케이스도 이미 존재한다. 더민주의 전신격인 새천년민주당은 지난 2000년 총선 당시 운동권 출신의 ‘386 그룹’을 대거 영입했다. 이인영‧우상호‧오영식 의원과 임종석 전 의원 등이 당시 입당한 젊은 피였다. 이들은 현재 야권의 중견 정치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문성도 인재 영입의 관건이다. 정치는 경제와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전문가 영입을 통해 ‘수권정당’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

중요한 포인트는 각 정당별로 다소 취약해보이는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수정당이 노동문제 전문가를 끌어들이거나 진보정당이 안보전문가를 수혈하는 등의 방식이다.

영입인재들의 ‘스토리’도 중요한 홍보 포인트가 된다. 더민주 영입인사 중 김병관 의장의 경우 자수성가한 벤처사업가의 전형이다. 절망에 빠진 청년유권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스토리를 가졌다. 최초의 고졸여성 출신 삼성전자 임원이라는 양향자 전 상무도 비슷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영입인사들의 스토리가 선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지난 1996년 총선에서 이미 입증됐다.

당시 신한국당(새누리당의 전신)이 영입한 인물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이재오 의원. 진보진영의 내로라하는 노동운동가였던 이들은 수구적 이미지를 갖고있었던 집권여당에 개혁적 색채를 입히는 데 일조했다. 이들과 함께 입당한 홍준표 현 경남도지사는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과 함께 개혁적 이미지로 큰 인기를 모았던 젊은 검사였다.

정치공학적인 해석을 살짝 곁들이자면 더민주의 이번 인재영입에는 ‘견제의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가 지금까지 영입한 인사 중 4명이 호남출신. 탈당한 호남 의원들을 대신해 참신한 호남인재들을 등용하겠다는 메시지가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는 호남 지지세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국민의당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섣부른 결정이 낳은 ‘사고’

하지만 외부 인사영입이 무조건 능사는 아니다. 섣부른 결정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각 정당에서 불거진 ‘영입인사 자격 논란’이 이를 보여준다. 설익은 밥을 먹다가 입을 데어버린 모양새가 돼버렸다.

더민주의 여성영입인사 1호였던 김선현 차의과대 교수가 이에 해당된다. 김 교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그림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영입인사 자격을 내놓아야 했다.

새누리당의 경우, 별다른 자질논란은 없었지만 이미 당원자격을 가진 사람이 포함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울러 가뜩이나 율사출신 의원들이 많은데 새로 영입된 인재의 반 이상도 변호사들이라는 점에서다양성 추구에 소홀하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 외부인사 영입철회와 관련, 사과하고 있는 국민의당(가칭)의 안철수 의원과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 ⓒ뉴시스

가장 큰 ‘영입사고’는 신당인 국민의당에서 벌어졌다. 국민의당이 당초 영입한 외부인사는 총 5명. 하지만 발표 3시간 만에 3명의 영입이 취소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과거 비리연루 의혹에 휩싸였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새정치를 지향하는 신당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 영입이었던 셈이다. 후폭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 중 한명이었던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 장관은 안철수 의원을 향해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섣부른 인사 영입은 경계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당리당략이나 눈앞의 표를 위한 제스처는 금방 들통나기 마련이다. 이들이 선거에 나선다고 해도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확률은 그리 높지않다.

무엇보다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정치,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펴는 인재를 영입했다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단순한 ‘당원 늘리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정당의 정체성, 지향점과 정치철학을 같이하는 인사가 아니라면 선거 이후 갈등의 불씨가 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점을 간과하지 않는 ‘개념충만’한 외부인사영입이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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