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보내는 길목에서…
한해를 보내는 길목에서…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0.12.0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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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 一心

2010년 한해도 저물어 간다. 신년 벽두부터 스마트폰 등장으로 홍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낸 경인년 한해가 과거의 뒤안길로 접어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유독 고개숙인(?) 남자를 많이 만들어 낸 올 한해. 참으로 홍보에 보낸 30년 세월 속에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올해처럼 급속한 변화의 소용돌이는 처음 겪었다. 과거 전통매체에 익숙해 있던 경험이 송두리째 무시되면서 모바일 환경에 새롭게 등장한 소셜미디어 열풍은 많은 홍보맨들에게 고개를 숙이게 했다.

그러면 내년에는 또 어떤 바람이 불어 닥칠까? 한숨을 돌리기가 무섭게 여지없이 들이 닥치는 변화의 급물살은 2011년 신묘년 한해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그야말로 화살처럼 빠른 이런 변화에 한살의 나이를 더 먹는다는 것, 홍보맨들에겐 어떤 의미를 가져다 줄까.

40대 이상 세대에는 20,30대 젊은 세대와는 달리 그 의미가 확연히 다르리라 본다. 올 한해 동안 과거 관성대로 살다가 갑작스런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힘들어 무력감에 좌절하는 나이든 홍보맨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나이를 의식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40대부터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체감 정년 연령이 48.2세라 한다. 그러기에 40대 중반부터는 더 더욱 심적으로 의기소침해지기 쉽다. 특히 이 나이에 임원 승진의 비전이 보이지 않을 경우엔 더 심하다.

일체 걸림없이 비울수록…

12월은 기업 인사철이다. 홍보분야에서 임원 승진은 바늘구멍보다 더 좁다. 단일 전문분야로 폭이 좁기 때문이다. 승진한 사람이야 승진을 해 말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승진을 못한 사람이나 옷을 벗고 나온 사람에게는 최악의 달이다. 그 아픈 마음이야 헤아릴 수 없지만….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생 길은‘길이 있어 가는 것이 아니요, 내가 가기 때문에 길이 있는 것’이라고 냉정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젊고 건강해 욕망이 성하면 그것에 시달려 괴롭고, 늙고 병들어 욕망이 없으면 무력감에 괴롭다. 이를 뒤집는 것이 지혜다. 욕망의 번뇌가 성할 때 건강을 느껴 좋고 욕망이 끊어졌을 때는 道가 그 정도로 높아져 좋은 것이라고 생각을 바꾸면 된다.

현업에 있을 때 참 잘 나가던 모 언론사 경제부장 출신 국장이 있었다. 그는 능력이 출중했다. 그래서 그런지 항상 자신감에 차 있었고 자기독선이 강했다. 그로인해 경영진에게 소신있게 바른 소리를 잘 했고 경영진과 자주 마찰을 빚었다. 결국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직장을 옮겼다. 옮긴 직장에서도 그는 강한 추진력과 집착으로 열과 성을 다해 신생 언론사를 나름대로 조기에 궤도에 올려 놓았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경영진과 마찰을 빚어 한직으로 밀려났다. 그 이후 그는 종교에 귀의해 열심히 자신의 참된 모습을 찾는데 노력했다. 1년이 지난 후 예전의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 그를 발견했다. 오만에서 겸손으로, 이기에서 이타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참모습을 자신의 내면에 대한 관조를 통해 찾았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그는 최근 인사에서 경영윗선으로 승진까지 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인생은 나그네 길이라 했다. 무엇을 갖고자 애쓰는 것이 아니라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고 비우는 것이 나그네 정신이다.‘일체무애인 일도출생사(一切無碍人 一道出生死)’라 하지 않았던가. 일체의 걸림이 없는 나그네 철학도 디지털시대의 정신적 고통을 치유하는 좋은 처방전이 되리라 본다.

저녁 노을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 끝은 어둠이기에 순간의 영광이 더욱 강렬하게 여운을 남기며 아름다움으로 승화한다. 경인년 한해가 신묘년 새해의 노을이 되듯 우리 홍보맨들도 한해가 가는 이 길목에서 노을의 미학을 마음껏 즐기며 화이팅으로 새해를 맞이했으면 싶다.


김광태

(주)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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