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에 데인 질병관리본부, ‘위기관리 전문가’ 수혈 나서
메르스에 데인 질병관리본부, ‘위기관리 전문가’ 수혈 나서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6.01.2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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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소통’ ‘위기분석·국제협력’ 2개 분야 공고…2년 임기제

[더피알=문용필 기자]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수혈에 나섰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지적됐던 위기관리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관련기사: 세월호-메르스, 위기관리 실패의 데칼코마니) 

다만, 감염병 위기관리가 일반 기업의 그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을 들어 외부 전문가 보다는 내부 전문가를 중용하는 것이 맞지않느냐는 일각의 의견도 제기된다.

▲ 자료사진 ⓒ뉴시스

복지부는 지난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질병관리본부 전문임기제 공무원 채용시험 공고’를 게재했다. 이번에 선발되는 인력은 ‘위기소통 전문가’와 ‘위기분석·국제협력 전문가’다.

위기소통 분야는 질병관리 정책에 대한 홍보기획과 온라인 홍보, 사업별 홍보 지원, 언론관계 총괄, 광고 등 홍보영상물 협의 및 지원 등을 맡게 된다. 위기분석·국제협력 분야는 국내외 감염병 정보의 수집 및 분석과 감염병 위기분석, 평가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복지부는 분야별로 전문임기제 나급(사무관급) 1명과 다급(주무관급) 2명을 선발키로 했다. 전문임기제란 쉽게 말해 계약직이다. 기간은 2년이며 연장도 가능하다.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라 나급의 경우 연봉 상한액은 6500여만원이며, 다급은 5300여만원이다.

질본 측 “대외소통 미진한 점 보완”

위기 소통 나급은 의사 자격 취득 후 2년 이상 보건·의료 분야에 종사했거나 보건·의료분야의 언론·홍보 경력을 갖고있는 자, 학사학위 취득 후 6년 이상 임용예정 직무분야의 경력이 있는 자, 6급 이상 공무원으로서 2년 이상 해당 분야의 경력이 있는 자 등을 지원 대상으로 한다.

위기 분석 및 국제협력의 경우 나급은 학사학위 취득후 6년 이상 보건의료분야 국제협력 경력이 있는 자 등이 선발 대상이다. 최종합격자는 2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와 관련, 본부의 대외소통 부분이 미진한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고 강화하기 위해 (위기관리) 조직이 생겼다”며 “아무래도 이 부분은 외부전문가들이 잘 할수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함께 일을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질병관리본부를 차관급 기관으로 격상하고 위기소통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보건복지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을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바 있다.(관련기사: 메르스의 역설, ‘선물’을 남기다)

이에 따라 이달 1일부터 기존 감염병관리과장이 겸임했던 위기소통 업무는 신설된 위기소통담당관이 맡게 됐으며, 전담인력과 부서가 부재했던 국제협력 업무는 위기분석국제협력과가 담당하게 됐다. 위기분석국제협력과가 속해있는 긴급상황센터 역시 이번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부서다.

‘만시지탄’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미숙한 위기관리 능력과 커뮤니케이션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던 질병관리본부가 늦게나마 이를 보완하는 작업에 나선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 하다.(관련기사: ‘메르스 공포’, 땜질식 커뮤니케이션이 원인)

그러나 국내에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인력이 그리 많지 않은데다가 ‘감염병 관리’라는 분야의 특수성을 생각하면 ‘맞춤형 전문가’가 선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외부 전문가 보다는 현장 경험이 있는 내부 전문가를 중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타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전문가 “효율성 생각해야” 

헬스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김동석 엔자임헬스 대표는 “질병관리본부의 업무 자체는 엄청나게 전문적이고 복잡하다. 물론 외부전문가 수혈도 필요하겠지만 누구보다도 내부(사정)를 잘 아는 본부 내 전문가들이 주요한 역할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아울러 “실제로 본부 내에서 외부소통을 해본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 있다. 석·박사 학위를 가진 전문가들이 많다”며 “최고의 적임자는 본부 내부에서 위기를 실제로 위기를 관리하고 본부의 (업무)체계를 잘 알고있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감염병 위기관리는) 기업의 위기관리와는 다르다. 프로세스는 똑같을 수도 있지만 연계된 이해관계자들이나 생각해야 하는 지점이 너무나도 복잡하고 전문적이다. 외부전문가들이 들어오면 오랫동안 고생할 수 있다”며 “효율성 면에서 본부의 내부 인력이 위기소통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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