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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국회문 두드리는 20대 청춘들의 힘[기자토크] 근 30년만의 20대 국회의원 탄생 가능할까

[더피알=문용필 기자] 얼마 전 외신을 통해 흥미로운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정부가 최근 개각을 통해 22세 여성을 장관에 발탁하는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비록 ‘청년부’ 장관이라지만 보수적 색채가 강한 중동 지역에서 20대 초반 여성을 장관자리에 앉혔다는 것은 파격이라고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는 국내 상황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먼 나라 이야기다. 현재 우리 정부의 내각을 보면 장관자리는 고사하고 차관급 인사에서도 20대, 혹은 30대 인사들이 없다. 40대만 돼도 새파랗게 보일 정도이니 이 정도면 말 다한거다.

   
▲ 자료사진. 뉴시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에서도 20대 청년들의 자리는 찾아볼 수 없다. 현 시점에서 임기가 2개월여 남아있는 19대 국회의 최연소 의원은 만 34세의 김광진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단 19대 국회뿐만 아니다. 우리나라 헌정사를 통틀어 20대 정치인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례는 총 12번(지역구 기준)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최연소 당선 기록(만 25세)은 1954년 3대 총선에서 당선된 김영삼 당시 자유당 의원이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YS’,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그나마도 20대 지역구 국회의원이 탄생한 것은 1963년 6대 국회가 마지막이다. 전북 진안‧장수‧무주에서 당선된 전휴상 민주공화당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비례대표(전국구)까지 따져봐도 1988년 13대 총선에서 당선된 권헌성 통일민주당 의원이 마지막이다. 어언 30년이 다 돼가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오는 4월 치러지는 제 20대 총선에서는 20대 당선자를 만나볼 수 있을까. 2월 15일 기준으로 이번 총선에 도전장을 던진 예비후보자는 총 12명. 1400명이 넘는 예비후보자 중 채 1%도 안되는 수치다. 정당별 분포를 보면 새누리당이 3명, 정의당이 2명이고 더민주와 국민의당, 노동당 소속이 각각 1명이다. 나머지 4명은 모두 무소속이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인물들이 몇 있다.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기성 정치인의 이미지를 벗어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청년들이 여의도 입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최근 들어 미디어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20대 예비후보자는 경기 화성시 을에 도전하는 조은비 새누리당 예비후보다. 1990년 생으로 불과 만 25세의 나이인 조 예비후보는 ‘얼짱 후보’로 주목받고 있으며, 현재는 플로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조 예비후보가 SNS에 게재한 일상 속 사진들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를 모았다. 몇몇 언론들과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별다른 정치경력이 없는 여성 예비후보자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치고는 꽤 예외적인 케이스다. 얼마 전에는 노동법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당황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 우민지 무소속 예비후보(경남 양산)와 조은비 새누리당 예비후보(경기 화성시을).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자 웹사이트

경남 양산에 출마한 우민지 예비후보(1991년생)는 현재 최연소 예비후보자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우 예비후보는 8년간 모친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을 한 것 외에는 별다른 사회경험이 없다고 한다.

석‧박사에 유학파까지 내로라하는 학벌이 즐비한 예비후보자들 사이에서 고졸이라는 학력도 눈에 띈다. 그야말로 평범 그 자체다. 그러나 포부만은 다부지다. 최근 기자회견에서 패거리 문화를 청산하겠다고 공언하는가하면 해외은행에 보관중인 우리나라의 금을 국내로 이송하겠다는 이색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정당 ‘이미지 메이킹’ 수단 되지 않기를...

서울 성북갑에 도전장을 던진 유병훈 더민주 예비후보(1989년생) 역시 평범한 대한민국의 20대 청년이다. 유 예비후보는 출마선언문을 통해 “이제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며 “그래야 평범한 대다수의 사람들을 위한 입법을 하고 행정을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대기업 정규직이 되기 위해 대학을 다니는 나라, 대기업 정규직이 잘되는 대학과 학과를 가기 위해 사교육비로 가계가 휘청이는 나라, 대기업 정규직이 꿈이고 희망인 나라를 제 후배들과 자식들에게까지 물려주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문정은 정의당 예비후보는 채 서른이 되지 않았지만 부대표와 대변인 등 당내 요직을 두루 거친 청년 정치인이다. 지난 2014년 하반기 보궐선거 당시 이미 한차례 출마한 바 있어 이번이 두 번째 국회의원 도전이다.

김민상(서울 중랑을)‧최선명(부산 해운대‧기장갑)‧박태원(부산 사하갑) 예비후보는 1990년생 무소속 후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조은비 예비후보와 함께 새누리당 소속으로 출마한 부산 사하을 배관구 예비후보(1987년생)와 인천 남동갑 최진범 예비후보(1986년생)의 본선 진출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지만 더민주의 청년 영입인재인 오창석 전 팩트TV 아나운서는 팟캐스트와 대안언론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쌓아왔다. 현재 부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전북 고창‧부안에 출마한 송강 국민의당 예비후보(1986년생)와 오정빈 정의당 예비후보(1988년생, 서울 동대문갑), 경기 고양덕양갑에 나선 신지혜 노동당 예비후보(1987년생)이 어떤 성과를 낼지도 주목된다.

   
▲ 지난 11일 열린 정의당 청년 후보단 발대식. 뉴시스

20대의 패기로 무장한 이들이지만 국회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정당에 소속된 경우엔 당내 경선도 거쳐야 하고 본선 무대에 오른다 하더라도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기성 정치인의 벽을 넘기란 결코 녹록치 않다.

하지만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이들의 도전은 그 자체로 환영받을 만하다. 가시밭길이나 다름없는 취업전선과 무한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힘들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20대 청춘들의 충실한 대변자가 되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외면과 불신에서 자유롭지 않은 기성정치에 활력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이 ‘30년만의 20대 국회의원 탄생’이라는 기적을 일궈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판에 박힌 듯한 공약 제시에서 벗어나 참신하고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설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청년들의 대변자만 되려고 해서도 안된다. 어느 지역구든 중장년층과 노년층 유권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20대 후보자라고 해서 결코 ‘애송이’가 아니라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훌륭하게 자리잡을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할 것이다.

정당들도 단순히 이들을 ‘젊은 정당’이라는 이미지 마케팅에 이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향후 국내 정치를 이끌어나갈 ‘차세대주자’로 이들을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통령의 꿈을 이룬 YS가 그러했듯 말이다.

젊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자신이 속한 곳이 그 어디든 새로운 변화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소중한 자산이다. 국회도 정치권도 예외일 수는 없다. 정치적인 호불호를 떠나 이번 총선에 도전하는 모든 20대 예비후보자들의 건투를 빈다. 그리고 이들이 새로운 한국 정치사를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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