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이용해 ‘진짜현실’ 바꾼다
‘가상현실’ 이용해 ‘진짜현실’ 바꾼다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6.02.1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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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현장 경험 제공하는 VR, 공감·참여 이끌어내는 강력한 수단으로

▲ 유엔난민기구는 vr기술을 이용해 난민들의 실상을 보여준다.

#. 광활한 모래위에 흰 천막들이 줄지어 있다. 천막 사이 이어진 빨래들만 나부끼고 모든 것은 죽은 듯 멈춰선 곳. 뒤를 돌아보니 한창 뛰어놀 아이들이 빵을 손에 쥔 채 웃고 있다.

[더피알=이윤주 기자] ‘가상현실(VR)’로 바라본 요르단에 위치한 자타리 난민촌의 모습이다. 세계 유망 산업으로 부상한 가상현실이 뛰어난 비주얼 효과를 넘어, 생생한 현장 경험을 제공하며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강력한 수단이 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는 난민을 위한 길거리 모금운동 캠페인에 VR의 이같은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스마트폰과 연결된 헤드셋을 착용하면 난민촌에 있는 식량배급소, 보건소, 주거지 등의 모습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여기에 한국어 내레이션까지 더해 난민들의 고된 삶의 무게를 훨씬 더 실감나게 보여준다.

가상현실을 활용하면 공감을 통한 후원자 모집과 난민에 대한 대중의 인식 제고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이 가능하다. 단순히 영상을 보여주거나 글로 홍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임팩트 있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방식으로 앞서 이 캠페인을 진행한 멕시코대표부의 경우 신규 후원자 모집이 23% 증가하는 효과를 얻었다.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는 “가상체험은 사용자의 감정을 움직이는 것에 주안점을 둔 프로그램”이라며 “일반 대중으로 하여금 장기적인 후원과 난민의 어려움에 지속적 관심을 갖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가상현실을 이용해 난민구호에 대한 인식 제고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11월 <뉴욕타임스>는 난민 고아들에 대한 11분짜리 VR영상을 제작해 다큐식 보도를 한 바 있다. (관련기사: 실감나는 뉴스영상, ‘VR 저널리즘’ 부상)

이런 가운데 다가오는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도 VR이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경기에 대한 몰입감을 높임으로써 국민적 관심도를 높인다는 것. 평창올림픽 주관 통신사인 KT가 이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준비현황 기자간담회에서 vr을 시연하고 있다. 뉴시스

KT는 기존 LTE 통신보다 빨라진 5G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경기 장면을 화면으로 전송, 평창에 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원하는 각도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청자들에게 장면 선택권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기존 일방적인 중계권을 가진 TV와는 다르다.

또한 ‘360도 VR’의 경우, 경기 영상을 다채널로 생중계함으로써 시청자가 직접 스키 점프대에 선 듯한 간접 경험도 느낄 수 있다.

실제 지난 12일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유스올림픽 개막식도 VR 형태로 생중계돼 관심을 모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삼성전자는 ‘삼성 갤럭시 스튜디오’를 마련해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가상현실로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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