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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팔리면…“광고계 파장 어마어마할 것”
제일기획 팔리면…“광고계 파장 어마어마할 것”
  • 문용필·강미혜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6.02.1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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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이전시 인수설에 ‘뒤숭숭’…성사 여부 촉각

[더피알=문용필·강미혜 기자] 국내 1위 광고회사 제일기획을 둘러싼 매각설, 혹은 인수설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글로벌 광고회사 ‘빅3’ 중 하나인 프랑스의 퍼블리시스가 그 대상으로 지목된다. 만약 매각이 현실화된다면 국내 광고계에 메가톤급 후폭풍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굴지의 광고사인 제일기획이 매각설에 휩싸였다. 출처=제일기획

제일기획 매각설은 지난달 외신보도를 통해 최초 불거졌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퍼블리시스가 제일기획의 지분 30%를 공개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리고 <한겨레>가 17일자 1면을 통해 “삼성그룹이 제일기획의 해외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신문은 “삼성과 제일기획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물산‧전자‧카드‧생명이 보유한 제일기획 지분 28.44%를 일괄 매각해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며 “인수업체로는 세계 3위 광고사인 퍼블리시스가 유력시된다”고 전했다.

현재 제일기획의 지분구조(2월 12일 공시기준)를 살펴보면 12.64%를 소유한 삼성물산과 12.6%를 갖고 있는 삼성전자가 최대주주다. 이외에도 삼성카드가 3.04%, 삼성생명이 0.28%를 소유하고 있다.

삼성의 잇따른 계열사 매각, 그 연장선상?

이번 매각설에 힘이 실리는 큰 이유는 삼성그룹의 최근 행보와 무관치 않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경영체제가 들어선 이후 지난 2014년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방산‧화학 분야 계열사들을 한화그룹에 팔았다.

또 지난해에는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 삼성SDI 케미칼산업 부문 등에 대한 인수계약을 롯데그룹과 체결했다. 이들 계열사는 전자나 금융과는 달리 ‘비주력업종’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때문에 광고회사인 제일기획도 충분히 매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 광고에서 비롯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광고계 모 인사는 “지난 1월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제일기획에서 손을 떼면서 제일기획이 팔리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다”며 “최근 삼성이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계열사들을 매각하면서 그런 말들이 더욱 신빙성 있게 다가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 올해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제일기획을 떠난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오른쪽) 부부. 남편인 김재열 사장은 제일기획에서 스포츠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이건희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사장은 지난해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제일기획의 경영기획담당 사장을 겸직했으나, 2016년도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을 맡으면서 사실상 제일기획을 떠났다.

아울러 이 인사는 “다른 인하우스 에이전시의 모회사인 현대차(이노션)와 LG(HS애드)가 슈퍼볼광고를 집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이전과 비교하면 삼성은 대단히 보수적인 행보로 보인다”며 “그런 분위기가 (제일기획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 광고 전문가는 “매체 광고시장이 줄면서 제일기획의 어려움은 수년 전부터 가시화됐다”며 “비단 제일기획만의 문제는 아니다.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급변하면서 대형 광고사의 구조적 한계와 연결되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과가 어떻든 (제일기획 매각설은) 빠르게 변화해야 생존할 수 있는 광고업계의 절실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 제일기획 인수설이 나돌고 있는 글로벌 광고회사 '퍼블리시스' 홈페이지.

일각에선 삼성의 매각 의지보다는 퍼블리시스의 인수 의지가 강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 계열사 의존도가 크다고는 하지만 제일기획은 최근 들어 중국 등 성장가능성이 큰 해외 시장을 개척하며 외연을 확장해왔다. (관련기사: 한국 넘어 세계로…광고회사들, 글로벌行 ‘러시’) 외신들 역시 이 점에 주목하며 퍼블리시스가 제일기획의 중국 역량을 흡수하기 위해 지분을 매입할 것이라 보도한 바 있다.

더욱이 이번 인수로 제일기획이 맡고 있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광고 물량까지 끌어안을 경우 퍼블리시스는 아시아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매출 증대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퍼블리시스 입장에선 인수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측 “주요주주 협력방안 논의…구체화된 바 없어”

매각설에 대한 갖가지 시선들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제일기획은 적극적인 부정도, 그렇다고 긍정도 하지 않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임대기 사장은 17일 오전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매각설은) 외신 등을 통해 계속 나오는 이야기”라면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나도 잘 모른다”고 밝혔다.

보다 구체화된 회사 측 입장은 이날 오전 공시를 통해 나왔다. 제일기획은 매각설과 관련해 “당사가 확인한 결과, 주요주주가 글로벌 에이전시들과 다각적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화된 바가 없다”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면 재공시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 매각설과 관련, 제일기획이 공시한 공식입장.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화면 캡처.

이에 대해 제일기획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현재 저희의 공식입장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재공시 예정일은 다음달 15일. 이날 제일기획이 공식적인 매각발표에 나설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광고계에서는 이번 매각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제일기획이 업계 선두주자로서 오랫동안 국내 광고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성사 여부에 따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많다. 업계 한 종사자는 “현재 광고계 전체가 그 뉴스(매각설)로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제일기획은 30~40년간 한국 광고계를 이끌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지 않았나. 물론 1위 기업이다 보니 비판도 많았지만 한국 광고계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매각이 성사되면 파장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조직 개편이나 인력 변화는 어떨지, 그리고 그것이 다른 회사들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광고 전문가는 “제일기획이 팔린다면 당연히 국내 광고시장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당장은 회사 내부의 유능한 인력들이 일자리를 잃을 우려가 커질뿐더러, (업계) 전체 판도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대마불사(大馬不死)’는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제일기획은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53번지’ 소재의 토지와 건물을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에 매각하겠다고 17일 오후 공시했다. 매매일자는 오는 25일이다.

일부에선 이를 퍼블리시스와의 협상과 연결 지어 보기도 했지만, 회사 관계자는 “(매각대상은) 본사가 아닌 별관 건물이다. 본사와 주소지가 다르다”고 밝혔다. 실제로 제일기획 본사는 ‘이태원로 222번지’에 위치해 있다.

이 관계자는 “향후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자금이 필요해 확보 차원에서 무수익 자산을 처분하는 것”이라며 회사 매각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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