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개방’ 페북 인스턴트 아티클, 언론사 반응은 ‘미지근’
‘완전 개방’ 페북 인스턴트 아티클, 언론사 반응은 ‘미지근’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6.02.2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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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거쳐 4월 본격화…관심 있지만 투자 대비 효과 ‘물음표’

[더피알=강미혜 기자] 페이스북이 ‘인스턴트 아티클’을 모든 매체에 전면 개방하고 오는 4월 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내에선 SBS를 단독 파트너로 선정해 지난해 말부터 시범 운영해왔는데(관련기사: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 SBS만 콕 집어), 본격 도입하면서 ‘입점 문턱’을 아예 없애버린 것이다. 국내 언론사들은 페이스북의 이같은 정책 변화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도 인스턴트 아티클 도입에 따른 실질적 효과 측면에선 회의적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 인스턴트 아티클은 주요 언론사 뉴스 콘텐츠를 페이스북 모바일 페이지 내에서 바로 볼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출처=페이스북 미디어

인스턴트 아티클(Instant Article)은 모바일에 한해 주요 언론사 뉴스 콘텐츠를 페이스북 페이지 내에서 바로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언론사 페이지 접속시 로딩 속도가 느린 점을 보완해 내놓은 서비스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은 링크를 클릭해 언론사 페이지로 들어가는 불편을 덜고, 언론사들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사 콘텐츠를 노출시키는 기회를 갖는다. 페이스북 입장에선 이용자 편의를 높이면서 뉴스 콘텐츠를 통한 플랫폼의 영향력 확대를 꾀할 수 있다.

인스턴트 아티클 활성화를 위해 페이스북은 페이지에 붙는 광고수익을 언론사와 일정 비율로 나누고, 개별 언론이 자체 수주한 광고수익의 경우 해당 언론사가 100% 가져갈 수 있도록 파격 조건을 내세웠다. 모바일 뉴스 시장 공략하려는 페이스북의 강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국내에선 SBS만 유일하게 인스턴트 아티클 파트너로 ‘낙점’된 것을 놓고 언론계를 중심으로 뒷말이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뉴스 콘텐츠 제작 못지않게 판매가 중요해지는 요즘과 같은 때 페이스북이라는 막강한 유통 장소에서 ‘불공정 룰’이 적용된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포털 권력’에서 이제는 ‘페북 권력’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적 목소리도 있었다.

페이스북이 정책을 바꿔 모든 언론사에 인스턴트 아티클을 개방키로 결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은 “실제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선 (서비스에 배제된) 언론사들로부터 많은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며 “불필요한 ‘관리이슈’에서 벗어나고 서비스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점문턱’ 없애 ‘관리이슈’ 벗어났지만…

페이스북이 언론과의 상생을 위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언론계는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다.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인스턴트 아티클에 큰 관심을 보이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는 인스턴트 아티클 도입에 따른 효과에 물음표가 달리면서 나타난 변화다.

국내 한 언론사 관계자는 “인스턴트 아티클을 하려면 언론사는 기술과 인력 등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테스트 기간 동안) 국내외를 막론하고 인풋 대비 유형의 아웃풋이 나오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인스턴트 아티클 도입에 대한 (국내 언론의) 현장 반응이 싸늘하다”고 전했다.

한 방송사 관계자 역시 “SBS가 시범적으로 도입했는데 당초 기대와 달리 큰 성과는 없어 보인다”며 “서두르기보다는 추이를 지켜보면서 도입 시기나 방법 등을 조율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 신문사 관계자는 “현재로선 페북 측에 (인스턴트 아티클 도입과 관련) 먼저 연락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 게시물 오른쪽 상단의 번개 모양 아이콘을 클릭하면 인스턴트 아티클이 펼쳐진다. 출처=페이스북 미디어

국내 언론들이 인스턴트 아티클 도입에 소극적인 데에는 투자에 대한 부담이 결정적이다. 복수의 언론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페이스북 코리아 측은 인스턴트 아티클 도입에 따른 효과를 설명하면서 크게 4가지 전제를 달고 있다.

첫째, 인스턴트 아티클이 당장 언론사 트래픽이나 광고매출 상승으로 직결되진 않는다.
둘째, 전담 인력은 인턴을 제외하고 최소 3~4명이 필요하다.
셋째, 언론사별로 기술적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
넷째, 텍스트 보다는 사진이나 짤방, 동영상 등의 콘텐츠가 선호된다.

이에 대해 한 신문사 관계자는 “국내 언론의 디지털 현주소를 고려하면 지나치게 이상적이다. 극소수의 매체를 제외하곤 실현하기 힘들다”며 특히 “텍스트 기반 매체에겐 더더욱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모 방송사 디지털 담당자도 “(기존)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도 쉽지 않은 판국에 성과가 증명되지 않은 미개척 영역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봤다.

언론사들 “추이 지켜보자”…찻잔 속 태풍? 

뉴스 유통에 있어 페이스북을 후순위에 두는 것은 포털 의존적인 국내 시장의 특수성도 크게 한몫한다. 몇 년 새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공유가 활발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여론집중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뉴스이용창구의 점유율은 네이버(55.4%)와 다음(22.4%), 네이트(7.4%) 등 이른바 포털3사가 전체의 85%를 넘었다. 1600만명(2015년 3분기 기준) 에 달하는 페이스북 국내 이용자 수규모에 비해 뉴스 소비나 여론 형성 과정에서의 ‘존재감’은 아직 크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스턴트 아티클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게 언론계의 중론이다. 도입 시기와 투자 규모는 각기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언론사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갈수록 더 치열해지는 언론 시장에서 ‘페이스북 마케팅’을 간과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디지털전략팀 차장은 “뉴스 소비에 있어 (페북과 같은) 소셜 관계망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분명하다”며 “결국 대부분의 언론사가 인스턴트 아티클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 차장은 “네이버 등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에 익숙한 이용자들의 소비 습관을 변경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인스턴트 아티클이 찻잔 속 태풍이 될지 찻잔 밖 태풍이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국내에 제대로 정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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