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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뉴스~!” 빠른 비트에 담는 저널리즘 가치[인터뷰] 1인 뉴스 크리에이터 ‘짱피디’

[더피알=조성미 기자]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아침 6시에 한 꼭지짜리 뉴스가 올라온다. 여느 앵커처럼 말쑥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있지만 4~5분 뉴스 내내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1인 다역으로 연기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노래도 부르고 랩도 한다. 카메라 프레임 안에서 이리저리 방방 뛰며 온몸으로 뉴스를 전한다.

   
▲ 사진 짱피디 제공

뉴스를 알아야하고 뉴스에 관심이 있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짱피디의 ‘뉴스인대용’이다. 다소 산만해 보이기까지 한 이 뉴스는 사실 말투와 행동 그리고 배경음악 하나까지 요즘 사람들의 뉴스와 콘텐츠 소비행태를 분석하고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의 언론은 변하지 않으면 침몰할 것이란 생각에, 침몰하는 그 곳을 박차고 나와 1인 크리에이터로 변신했다는 짱피디. 그와 그의 뉴스 이야기를 청취했다.

우선 ‘뉴스인대용’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요즘 사람들, 특히 젊은 층일수록 뉴스를 잘 안 봐요. 딱딱하고 재미없잖아요. 뉴스를 안보는 것이 정치 혐오로 그리고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이어지죠. 때문에 청년을 위한 공약이 없는 것이고.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조금이나마 끊고 싶었어요. 저 같은 젊은 청년 세대를 위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전하고 싶었고 그래서 만든 게 ‘뉴스인대용’이에요.

뉴스인대용은 ‘대용’을 기억에 잘 남는 후크로 사용해서 시사 뉴스를 쉽게 설명해주는 포맷이에요. 기존 뉴스의 대체재인 대용(代用, substitute) 뉴스. 현재는 내용이 아주 좋지만 포맷이 딱딱해 잊히기 쉬운 뉴스들을 살을 더 붙여 저만의 언어로 재가공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짱피디’란 닉네임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한 번만 듣고도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이름이 뭐가 있을까?’라고 네이밍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기자 출신이니 장기자로 할까?’ ‘장기자를 거꾸로 하면 자기장. 자기장처럼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장기자로 할까?’도 생각했죠.

하지만 기자보단 피디를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직업 특성상 기자는 혼자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등 ‘독고다이’로 일하는 시간이 많잖아요. 반면 피디는 팀을 꾸리고 사람들과 협력하고 조율하는 일이 많죠. 전 살과 살이 부딪히며 함께 일하는 게 좋거든요. 그래서 제 이름을 짱피디로 정한 거예요.

   
▲ 짱피디닷컴(www.jjangpd.com)
 
뉴스 한 꼭지만을 집중 취재해 전달하시는데요.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요?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 1980년~2000년 사이 출생자들로 인터넷·휴대폰과 함께 성장한 세대)인 젊은 청년들이 관심 있어할만한 주제를 선정하고 있어요. 물론 그 과정엔 ‘저널리즘’ 가치관이 빠질 수 없겠죠.

제가 생각하는 저널리즘의 본질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나와 관련 있는 소식에 먼저 눈길이 가죠. 관심을 갖게 되면 다른 시사 문제도 생각할 수 있는 접점이 늘어나고요.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레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적극적인 행동도 할 수 있다 생각했어요. 바로 그 방법이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작지만 가장 강력한 행동이라 믿고 있고요. 이런 저널리즘 원칙에 따라 뉴스 아이템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많은 이야기를 하시던데. 흡사 방송 초기의 노홍철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여기에 발랄한 배경음악까지… 좀 산만하게도 느껴지는데요.

최근 ‘언프리티랩스타’ ‘쇼미더머니’ 등 쇼 프로그램을 비롯해 힙합 음악들이 대세죠. 청년들이 열광해요. 반복되는 빠른 비트에 거침없는 말투가 인기요인이라 생각해요. 음악은 사람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이 있거든요. 그 점에 착안해 단순하지만 반복되는 배경음악을 먼저 찾기 시작했어요. 저작권에 문제가 없는, 유튜브 무료 음원 다운로드 코너에서 찾은 현재의 배경 음악을 듣자마자 영감이 왔죠.(웃음)

음악 비트는 빠른데 말은 느리다면 뭔가 리듬에 맞지 않는단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대다수의 보고서에서 언급하듯 모바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엔 시청자들이 15초도 집중하기 쉽지 않거든요. 많은 정보를 짧은 시간에 말해야 하는 이유도 있었고, 느릿느릿 말하면 재미도 없겠단 생각에 말을 랩처럼 빨리하는 뉴스인대용 포맷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뉴스인대용이 산만하게 느껴진다면 기자님이 늙.어.서 그런 거예요.(웃음) 뉴스인대용의 독자층은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순으로 분포돼 있는데요. 유튜브에 직접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것은 대다수가 시사에 관심 있어 하는 초등학생이에요. 신기하죠. 태어나면서 인터넷이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인 그들은 빠른 컷 편집과 말들을 전혀 불편해 하지 않아요.

   
▲ ‘뉴스인대용’ 영상 화면 캡처
짱피디의 과감한 움직임도 뉴스인대용의 특징 중 하나인 듯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여론기관 퓨리서치센터의 보고서 가운데 ‘모바일 시대 사람들이 집중하는 콘텐츠의 특징’에 대해 분석한 글이 있었어요. 다양한 키워드 중 ‘움직임이 다양한, 역동적인 영상에 사람들은 집중도가 높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실험을 해봤어요.

짱피디의 뉴스 초창기 버전을 보시면 움직임이 별로 없어요. 하지만 역할극 형식을 도입한 최근 뉴스엔 움직임이 다양해요.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보니 움직임이 다양해진 요즘 영상을 더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역동적으로 만들고 있답니다. 영상에선 실제보다 훨씬 많이 움직여야 조금이나마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뉴스를 이야기하며 혼자 방방 뛰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일이랍니다.(웃음)

현재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유통하시죠?

소셜 채널만을 고수하고 있진 않아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 종속되는 건 멀리 봤을 땐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회사를 나온 후 직접 프로그래밍 학원을 다녔어요. 하나하나 모두 제 손을 거쳐야 하지만 직접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처음에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유튜브에 모두 콘텐츠를 올리는 투 트랙 전략을 사용했어요. 3개월 정도 지켜보니 제 콘텐츠는 유튜브보단 페이스북 이용자가 많더라고요. 우리나라는 유튜브 사용자가 초·중·고등학생이 많아서 뉴스를 잘 보지 않는 반면 페이스북은 20~30대가 많아서 그런가 봐요. 나중에 제 뉴스를 좋아하시는 분이 더 많아지면 홈페이지를 단일 채널로 활용할 계획이에요.

취업난이 사회적 문제로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시대다. 더군다나 언론고시라고까지 불리는 입사 시험을 통과해 방송사 기자 명함까지 손에 쥐었던 짱피디. 평생직장은 없다고 하는 요즘이라지만 그 안에서 차곡차곡 경력을 쌓으면 순탄한 미래를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이 모든 것을 박차고 홀로서기를 결심하기 쉽지 만은 않았을 터. 길지 않은 회사 생활이었지만 울타리를 벗어날 당시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대구MBC 기자 출신이라 들었습니다. 방송사라는 번듯한 직장을 팽개치고 1인 크리에이터로의 변신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가 있었을 듯한데.

2014년 5월, 언론계에 큰 이슈가 있었어요.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 유출 사건인데요. 주류 언론의 롤모델인 뉴욕타임스가 앞으로 5~10년 후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해 자체 TF팀을 꾸려 만든 보고서에요. 내용이 충격이었습니다. ‘이대로라면 뉴욕타임스가 살아남을 수 없다’고 리포트에 쓰여 있었기 때문이죠. 회사 보도국 제 자리에서 보고서를 읽으며, 내가 지금 속한 회사가 변화에 뒤처져있음을 절감했어요.

하지만 기존 기자들은 잘 변하려고 안 해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이 생기는 거니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마침 뉴미디어에 깨어 있으신 담당 보도국장께서 제게 ‘MBC 뉴스 경쟁력 방안’에 대해 발표하라고 시간을 주셨어요. 신입 2년 차 기자에게 기회를 주신, 당시로선 파격적인 일이었죠.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 내용을 다 분석했고, 미국 퓨리서치센터 보고서도 전부 분석해서 발표했어요.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고 패기 넘치게 말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미쳤었죠.(웃음) 하지만 그래도 변하긴 힘들어 보여서 회사를 나왔어요.

   
▲ 짱피디의 캐리커처. 짱피디 제공
주변에서 반대가 많았을 것 같아요.

맞아요. 회사에 사직서 내기 전 부모님 생각이 났어요. 힘들게 들어간 회사를 나온다고 하면 걱정하실 것 같아서요. 그래서 회사 나오고 1년 동안은 부모님께 말씀 안 드렸어요. 하지만 제 기우였습니다. 작년에 사실대로 말씀드렸는데 적극 지지해주시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다른 부모님들과 조금 다르게 뭘 하든 절 전적으로 믿고 응원해주셨거든요. 그래도 조금은 걱정하실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올씨다 하는 반응에 ‘내놓은 자식인건가?’라는 생각도 들더군요.(웃음)

방송사에서 기자로 활동할 때와 1인 크리에이터로 뉴스를 만드는 지금, 가장 달라진 점이 무엇일까요? 안정적인 수입이 있던 때와 달리 가계운영에 부족함은 없으신지.

역시 가장 달라진 점은 돈이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고정적인 수입은 없어요. 현재 MCN 사업자인 트레저헌터와 파트너 계약을 맺고 있는데요, 돈을 벌려면 트레저헌터에서 토요일마다 생방송을 해야만 소정의 돈을 받을 수 있어요. 생방송 처음 오픈할 때 시험 삼아 해봤는데 저랑은 포맷이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회사에서 연이어하자고 했는데 거절했죠.

결론적으로 수익은 제로(zero)여서 회사 다닐 때 벌어둔 돈을 갖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1년까진 버틸 자금이 있으니 그때까진 최선을 다해보려고요. 그러다 망하면 아르바이트라도 해야죠.(웃음)

뉴스의 과잉 시대라고 합니다. 이 속에서 독특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나름의 철학이 있으실 것 같아요.

이 질문을 받으니 알랭 드 보통이 쓴 ‘뉴스의 시대’란 책 속 “스마트폰과 인터넷 때문에 뉴스를 24시간 소비하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양질의 뉴스는 희소하다. 우리에겐 ‘뉴스 다이어트’가 필요한 때가 온 것일 수도 있다”란 말이 떠오르네요.

현재 대한민국은 클릭 수를 유발해 광고를 조금이라도 유치하려고 사람들을 낚는 어뷰징 기사가 넘쳐난다고 하죠. 책도 안 보는 청년들이 진지한 뉴스에 관심 안 갖는 것이 문제라고 성토하는 분들도 많아요. 일견 맞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가치의 문제로 봐요. 단지 펀(fun)한 재미를 추구하는 어뷰징성 낚시 기사가 아닌, 사람들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흥미로운(interesting) 재미를 준다면 뉴스의 과잉 시대라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 판단해요. 홍수 땐 물은 많죠. 하지만 정작 마실 물은 희소하잖아요. 뉴스의 홍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 생수보다 더 맛있고 가치 있는 뉴스를 만들자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 주류(?)라는 곳에서 스타트업 등으로 옮기며 변신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기존에 가던 길을 떠나 도전하려는 분들에 대해 한 말씀해주신다면.

새로운 길을 찾아 도전한다는 건 열정이 있는 거에요. 마음에 불이 있는 분들이죠. 불은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산불과 같이 모든 걸 파괴하고 집어삼키는 ‘불’과 추운 방을 따뜻하게 하거나 음식을 요리할 때 쓰이는 ‘불’. 동일한 속성을 가졌는데 이렇게 다른 이유는 바로 ‘통제’의 차이 때문이죠.

통제된 불은 우리 세상을 보다 이롭게 만드는 선한 힘이 되지만 통제되지 않은 불은 모든 걸 파괴하는 악한 힘일 뿐입니다. 먼저 자신의 내면에 있는 불이 어떤 불인지 점검해보세요. 도전에 실패했을 때 대안을 갖고 있는지 냉철하게 살펴보세요. 아이템 검증도 받으시고요. 그런 후 움직이셔도 늦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 이거 너무 진지했나요?(웃음)

앞으로의 계획은?

이것저것 새로운 포맷을 더 실험해보려고 해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처럼 이 길은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니까요. 얼마 전부터 대중성을 조금 더 확보하기 위해 매일 밤 12시에 날씨를 알려주는 ‘짱피디의 15초 날씨인대용’도 시작했어요. 제가 알기론 한국 최초 인스타그램에 맞춤화된 정기적인 콘텐츠예요.

3월부턴 대학원도 다니게 돼요.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현장에서 활용하고 검증하며 도전하려 해요. 신나고 즐거운 2016년이 될 것 같아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셨으면 합니다. 짱피디 많이 사랑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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