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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자아도취’ 처방전[한승재의 Techtory] DNA 찾고 체계적 관리 거쳐야

새 칼럼을 시작합니다. 웨버샌드윅 코리아 크리에이티브 소셜스튜디오를 맡고 있는 필자가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크리에이티브(Creative)와 테크놀로지(Technology) 관점에서 업계 이야기(Techtory)를 풀어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더피알=한승재]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한번쯤 ‘자아도취’ 과정을 겪게 된다. 작업에 몰입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핵심과 멀어지는 결과물이 나와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디자인이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 오류에 빠지면 잠시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고 다른 일을 한다든가 바람을 쐬면서 머리를 식혀야 한다. 그래야 잘못된 방향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궤도를 수정할 수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브랜드에도 자아도취 현상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브랜드에서 어떻게 이런 광고를 만들었을까?” “왜 이렇게 이상한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을까?” 이런 물음들이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고 긍정적인 경험으로 다가선다면 상관없겠지만,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거나 전혀 다른 브랜드로 인식하게 만든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브랜드 자아도취 현상을 막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명확한 콘셉트다. TV광고부터 SNS를 통해 퍼지는 소셜콘텐츠까지 브랜드가 만드는 모든 요소들에 그 브랜드만의 DNA를 심는 것이다. 여기에는 ‘브랜드 속성(Brand Attribute)’과 ‘브랜드 인상(Brand Impression)’의 두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브랜드 속성은 콘셉트를 구성하는 내부적인 요소들로써 브랜드를 상징하는 키워드와 이미지를 비롯해 슬로건, 스토리 등이다. 즉,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체로서 소비자의 마음속에 들어가게 될 이미지, 특정한 것을 보고 만지고 살 생각에 마음에서 느껴지는 흥분감, 사람의 마음까지 휘어잡을 수 있는 스토리와 내러티브를 포함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떠올리면서 얻는 느낌이라면 좀 더 이해가 빠를 것이다.

그래서 테슬라인가

자동차 회사로는 특이하게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테슬라는 업력이 매우 짧음에도 불구하고 21세기 가장 주목받는 신생업체 중 하나다.

테슬라는 일반적인 전기자동차가 아닌 세계 최초의 전기스포츠카를 탄생시키면서 평범을 거부한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미국 산업계의 ‘기인’으로 꼽히는 테슬라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엘런 머스크 역시 테슬라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중요한 브랜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테슬라는 또 하나의 혁신을 실행한다. 자신들이 보유한 전기자동차 관련 특허를 모두 무료로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것. 테슬라 브랜드 속성 가운데 하나인 혁신과 모험의 키워드를 전 세계에 알린 사건이었다. CEO 메시지를 통해 그들만의 키워드를 브랜드 속성에 반영했다는 점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 테슬라 브랜드 매뉴얼.

브랜드 속성을 규정했다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디자인 표현 방식이 결정된다. 브랜드 인상은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비주얼 요소로서 크게 ‘브랜드 비주얼 시스템(Brand Visual System)’과 ‘디자인 가이드라인(Design Guideline)’으로 나눌 수 있다.

브랜드 비주얼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보이는 그래픽 모티브를 포함한 이미지 스타일, 색상체계, 서체와 톤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거쳐 두 번째 단계인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다. 각 브랜드의 소셜 채널별 운영 매뉴얼과 콘텐츠 탬플릿, 영상과 광고 탬플릿까지 해당 브랜드가 만들어 내는 콘텐츠의 기준을 세우는 것으로 보면 된다.

2008년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확산되기 시작한 모바일 앱 개발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며 다양한 브랜드 앱을 시장에 내놓았다. 그러면서 나타난 현상들 가운데 하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부재였다.

A회사에서 만들어 내는 모바일 앱이 B회사에서 개발한 것 같은 디자인을 보며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난다. 마이크로 사이트와 브랜드 웹사이트 스타일 가이드는 많이 만들어내는 상황이었지만, 모바일 앱 가이드라인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자동차업계 모바일 앱의 경우 차종별, 캠페인별, 매거진 형식과 사용자 매뉴얼 등 너무나 많은 종류의 앱이 개발되면서 통일된 이미지가 절실히 필요해졌다.

해외 글로벌 기업들은 오랫동안 통합브랜드 차원에서 한 회사에 의뢰해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개별적인 앱 개발보다는 전체적인 통일성을 중요시하고 강조하는 디자인 문화가 형성돼 있다. 실제 해외 자동차업계 모바일 앱을 살펴보면 개별 콘텐츠보다는 전체적인 통일성을 위해 정리된 디자인 요소들이 쉽게 발견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중요성을 한 눈에 보여주는 좋은 예다.

   
▲ 모바이 앱 가이드라인에 충실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우드 모바일 앱, BMW 디지털 카탈로그, 메르세데스 벤츠 앱.

명확한 속성과 일관된 인상

과거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이야기 할 때는 CI(Corporate Identity)와 BI(Brand Identity) 실행을 위한 매뉴얼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디지털 콘텐츠 홍수 속에 사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인식시키고 각인시키기 위한 전반적인 브랜드 채널 운영의 중요 지침서, 브랜드 콘텐츠 시스템이라고 말할 수 있다.

브랜드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퍼트리고자 하는 콘텐츠들이 각기 다른 형식으로 나온다면 소비자들에게는 일관된 목소리로 다가설 수 없다. 더군다나 매년 대행사를 바꾸는 시스템으로 통일성 있는 브랜드 관리는 힘들다.

콘셉트가 명확한 콘텐츠가 소비자들로 하여금 그 브랜드를 인식하게 만든다. 이를 위해선 브랜드 속성과 표현이라는 DNA를 담고 있어야 한다. 확실한 기준을 마련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그 DNA를 세워갈 수 있다. 시대 흐름에 맞춰 모든 기업들이 각종 SNS 통해 자사 브랜드 콘텐츠를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다.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는 그래서 더 중요하다. 처음부터 뛰어난 유전자를 지니는 브랜드는 없다.

   





 

한승재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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