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이세돌 대국은 구글의 전략적 PR 승리
알파고-이세돌 대국은 구글의 전략적 PR 승리
  • 더피알 (thepr@the-pr.co.kr)
  • 승인 2016.03.14 10: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잘 기획된 이벤트 전형…자사 기술력 홍보+비즈니스 환경 강화

[더피알=김주호]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 Go)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은 알파고의 승리로 귀결됐다.

5전 3선승제의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 아쉽게도 3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13일 거둔 1승으로 오는 15일 예정된 마지막 대결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대국을 추진한 딥 마인드(Deep Mind)는 구글의 자회사로 영국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개발회사다. 왜 이세돌이고 왜 바둑이고 왜 한국이었을까?

▲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리치 매치' 알파고와의 5번기 네번째 대국에서 승리한 이세돌 9단에게 데미스 하사비스(오른쪽) 구글 딥마인드 대표가 축하인사를 전하고 있다. 뉴시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중국, 일본 등에서 생중계를 했고 국내에선 바둑TV는 물론 공중파, 종편 등이 합세했다.

주로 아시아 국가들이 관심을 가졌다. 바둑이 동양에서 관심이 많은 오락이고 스포츠이기 때문이지만, 구글이 처음부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을 겨냥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유튜브 접속자가 8만명 정도라고 하니 그렇게 많은 숫자는 아닌 듯하다.

이번 세기의 이벤트로 구글이 겨냥한 것은 결국 자사의 기술력에 대한 홍보가 아닐까 싶다. 구글은 검색에서부터 모바일폰, 드론, 무인 자동차까지 넘보는 구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IT 융합을 추구하고 있다.

그런 기술을 세계적인 바둑 대결을 통해 보여준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구글이 가지고 있는 미래기술의 진화를 홍보하는 셈이다.

사전 유튜브 영상 배포 및 대국 중계, 포시즌 호텔에서의 기자회견, 에릭 슈미트 회장의 내한, 대국에 대한 이세돌과 알파고 개발자의 인터뷰 등 모두가 잘 기획된 전략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이번 대국 이벤트를 위해 구글이 PR회사의 도움을 받았을지도 관심사다. 외부 PR회사가 이번 일을 맡았다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엄청난 언론보도로 구글의 홍보효과를 확실히 챙겼기 때문이다.

구글이라는 기업 입장에서는 꽃놀이패를 가지고 있는 형국이다. 사실 국내 언론은 이세돌의 승부에 집중하면서 공중파 중계는 물론,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많은 신문과 방송이 라이브 중계를 했다. 네이버 뉴스 캐스트의 많은 매체들이 타이틀 기사로 대국 실황을 전달할 정도였다.

13일 오전 <중앙선데이>는 1면 톱을 포함해 5면이나 지면을 할애해 기사를 내보냈다. 대국 소식, 이세돌 인터뷰 등 바둑 기사뿐 아니라 인공지능의 세계나 연구단계, 미래의 인간생활까지 다양한 기사를 다뤘다.

다른 신문이나 방송도 마찬가지다. 물론 동양권뿐 아니라 서양권 매체들도 우리만큼은 아니지만 이 부분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뉴스를 내보내고 있다.

국내 언론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기사를 쏟아냈다. 바둑을 잘 모르는 입장이긴 하지만 이 정도로 국민적 관심을 갖는 아젠다인가 생각될 정도로 연일 관련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다.

구글 입장에서 보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 구글의 위상을 알리는 측면도 있지만, 자사의 각종 비즈니스 환경을 강화시켜 주는 계기도 될 것 같다. <뉴시스>가 지난 13일 이번 대국을 ‘인간 대 AI, 한국은 AI 위한 테스트 베드’라고 보도하고 있는 데서도 잘 나타난다.

과거 블리자드도 스타크래프트 두 번째 버전의 첫 발표를 서울의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대대적으로 개최하며 한국 시장의 가치를 높게 봤다. 이번 구글도 여러 가지 시장 환경을 고려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인공지능, 세계 최고의 기사 이세돌과의 대결, 동양적인 스포츠, 최고의 IT기업, 유튜브 및 방송중계 등 많은 요소가 PR적 흥미를 더해줬다. 대단한 콜라보레이션 요소를 갖췄다.

바둑애호가뿐만 아니라 수많은 언론과 네티즌의 관심을 받고, 바둑에 문외한인 사람들조차도 중계방송을 한참 지켜보고 유튜브나 기사를 검색해볼 정도였으니 구글의 이번 PR이벤트는 대단한 성공이 아닐까?

* 이 글은 필자의 동의를 얻어 블로그에 올린 내용을 편집해 공유한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