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열풍은 저성장기 ‘소비구조조정’”
“가성비 열풍은 저성장기 ‘소비구조조정’”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6.03.1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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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

사치의 시대가 가고 가치의 시대가 열렸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주머니 가벼워진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꼼꼼히 따지는 것은 익숙한 트렌드가 됐다. 생필품 하나를 사더라도 검색은 필수다. 싸다고 무조건 지갑을 열지도 않는다. 관건은 ‘적절한 가격과 품질의 교집합’을 공략하는 것이다.

① 소비자를 움직이는 단어, ‘가성비’의 비밀
② 불황 속 대박 상품들의 공통점 
③ 가성비 시대 마케팅 방향성은
④ 전문가 인터뷰 -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

[더피알=문용필 기자] 최근의 가성비 소비패턴이 과거의 그것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트렌드 코리아 2016>의 공동저자인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는 ‘핵심가치’를 제시했다. 단순한 가격파괴 전략을 사용하던 것에서 나아가 이제는 핵심가치를 제공해야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이른바 ‘가성비 마케팅’에 나설 때 고려해야할 포인트다.

▲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
‘가성비 열풍’의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불황이 길어지고 저성장기가 깊어지는 상황에서 일종의 ‘소비구조조정’ 전략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적게 쓰면서 만족은 극대화하는 것이 가성비의 핵심인데 쓸 수 있는 돈이 점점 없어지기 때문에 그런 소비패턴을 보이는 것이다.

불황은 이전에도 존재했다. 소비자들이 가성비 높은 제품을 찾는 것은 언제나 있던 현상 아닌가.
이전 불황의 초기에 나타난 소비 전략은 최대한 저렴하게 생필품을 구매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대체로 만족했다. 무조건 저렴하게 살 수 있는 PB상품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심리적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제품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일종의 소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격도 낮으면서 성능도 프리미엄 못지않게 좋아야 한다. 소비자들은 가격과 동시에 성능을 조율해가면서 소비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무조건 저렴하게만 제공하는 가격파괴 전략은 기업입장에서는 최악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핵심가치만 제대로 전달한다면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면서도 동시에 가격은 낮출 수 있다. 리퍼브 상품이 그 좋은 예다.

이전의 가성비와 현재의 가성비에 차이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보통 전자제품 같은 고관여 제품에서 가성비라는 표현을 많이 썼다. 비싼 제품에 한정해 ‘가성비가 좋다’는 말을 많이 했지만 이제는 가성비 품목 자체가 다변화됐다. 저관여 제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불황에도 돈을 아끼지 않고 가치소비를 하는 소비자들이 있는데 가성비와 작은 사치가 공존하는 이유는.
소비자의 취향은 세분화되고 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분야, 취향이나 취미가 세분화되다보니 이같은 영역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가치소비는 고도화되고 세밀화되고 있다. 그 지점에서 공존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가성비가 좋다는 말이 최상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구매 이후 소비자들이 후회하는 심리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소비자들은 특정 제품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 가령 여객기를 이용할 때 원하는 핵심가치는 안전하고 신속하고 편안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다. 핵심가치만 충족하면 고객들은 만족한다. 현재의 가성비 제품은 이같은 핵심가치만 충족시키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빼는 것이다.

스마트폰도 그렇다. 젊은 사람들이나 게임구동에 걸맞는 높은 사양을 필요로 하지 장년층은 ‘하이스펙’이 필요 없다. 이를 ‘과잉품질’이라고 한다. 과잉품질에 돈을 투자할 이유는 없다. 적절한 품질을 제공하는 것이 고객들의 만족감을 오히려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가격이 낮다는 점 외에 가성비라는 키워드로 기업이 내세울 수 있는 PR‧마케팅 포인트는.
브랜드가 강한 기업의 경우, 가성비 시대에는 불리한 측면이 있다. 예전에는 브랜드를 믿고 산다고 했지만 지금은 요모조모 다 따져보고 구매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중소기업에게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브랜드 파워가 없어도 가성비가 좋으면 산다. 대표적인 사례가 샤오미다.

다만, 단순한 저가전략보다는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대로 핵심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마케팅에서도 이를 강조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카테고리별로 브랜드 충성도가 다르게 형성되기 때문에 해당 카테고리에서 킬러아이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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