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 물갈이, 정치 보복인가
새누리 공천 물갈이, 정치 보복인가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6.03.1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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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이재오·진영 컷오프…‘찍히면 죽는다’ 현실로

새누리당이 15일 20대 총선 공천심사에서 비박계 의원을 대거 물갈이했다. 5선의 이재오, 3선의 진영 의원은 물론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조해진·김희국·류성걸·이종훈 의원이 모두 컷오프됐다.

반면 ‘진박(진실한 친박)’ 후보들은 단수추천되거나 경선 기회를 얻었고, 친박계에선 막말 논란을 빚은 윤상현 의원만 탈락했다.

이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운털이 박힌 의원들이 모조리 축출당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새누리당 공천은 ‘찍히면 죽는다’는 대학살의 결과”라며 “마음에 안든다고 찍어내는 건 문제가 많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조선일보는 “정치 보복이 다시 보복을 불러오면서 불신이 쌓이면 결국 새누리당은 분열과 퇴화(退化)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고, 중앙일보는 “그간 소문으로 떠돌던 ‘진박 마케팅’ 시나리오가 현실로 굳어지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동아일보는 “새누리당이 이러고도 국회 180석이나 과반수 의석을 노린다면 도둑놈 심보”라고 경고했고, 세계일보는 “공천은 ‘친박 패권주의’로 얼룩졌고 집권당은 청와대 조종을 받는 ‘로봇정당’으로 전락했다”고 일침했다.

▲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주요 신문 3월 16일자 사설>

▲ 경향신문 = 이세돌 대 알파고 대국이 인류에 던진 질문 / 진박 살리고 비박 학살한 새누리 공천 / 더민주 불투명 비례대표 선출 되풀이 안된다

▲ 동아일보 = 이한구의 노골적 眞朴 살리기, 이번엔 '非朴학살'인가 / 천정배, 또 "연대" 외칠 거면 차라리 국민의당 떠나라 / 조종사의 안전책임 가볍게 여기는 대한항공 회장님

▲ 서울신문 = 與 비박계 무더기 컷오프 후폭풍 감당하겠나 / 5차 핵실험 지시한 김정은의 막가파식 위협 / 다문화 인구 100만인데 여전한 제노포비아

▲ 세계일보 = 친박 패권주의로 얼룩진 새누리당의 불공정 공천 / AI 반짝 관심 말고 지속 투자 이어가야 / 과학연구 '양' 아닌 '질'로 평가하라는 과학계 호소

▲ 조선일보 = 與의 정치 보복 공천, 이러면 결국 분열·退化의 길 갈 것 / 北 '5차 핵실험' 예고에도 한심한 말만 늘어놓는 정부 / 과학계, 정부 간섭 탓하는 건 좋지만 自淨 노력도 해야

▲ 중앙일보 = 알파고 쇼크를 축복으로 바꾸려면 / '진박 마케팅' 현실로 드러난 새누리당 공천 / 5차 핵실험은 북한 자멸을 재촉할 뿐이다

▲ 한겨레 = '알파고 이후'의 과제 / '핵 위협' 강화하는 북한, 대북 경계심만 키울 뿐 / '개혁 보수' 축출로 '꼴통 보수' 자인하려는가

▲ 한국일보 =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하자 / 국민 우롱하는 여당의 유승민 공천 배제 논란 / 적신호 켜진 기업 조직문화, 구태 벗어나야

▲ 매일경제 = 한국서 열린 '세기의 대국' AI 연구 기폭제 되길 / 대학연구 혁신 막는 정부 지원방식 송두리째 바꿔라 / 대기업 국내 유턴 파격 지원해 일자리 창출해야

▲ 한국경제 = 이 정치과잉의 시대에 다시 '경제적 자유'를 생각한다 / 새누리 비례대표 신청자에 노조 간부들이 득실거린다니 / 중국의 공격적 M&A…구조조정 안하면 한국도 예외없다

조선일보는 ‘與의 정치 보복 공천, 이러면 결국 분열·退化의 길 갈 것’란 제목의 사설에서 “새누리당이 15일 유승민 의원에 대한 공천 결정을 또 보류했다. 그러나 유 의원과 가까운 사람들을 거의 전원 탈락시켰다.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기초연금 문제를 두고 대통령에게 항명했던 진영 의원, 당내 친이계 수장 격인 이재오 의원도 탈락시켰다”고 전했다.

조선은 “이번 새누리당 공천은 한마디로 대통령 눈 밖에 난 사람들이 축출당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유승민 의원은 박 대통령 당선 1등 공신으로 꼽혔으나 작년 5~6월 국회 운영 과정에서 대통령 뜻을 거스르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자질을 의심받고 있다. 도덕성이나 경쟁력에 문제가 없는데도 그와 가까운 여러 명이 탈락한 것도 정치 보복이란 말 외에는 설명할 방도가 없다”고 지적했다.

조선은 특히 “새누리당은 야당이 분열된 지금 상황에서 이런 일을 저질러도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 믿고 있을지 모른다. 국민을 아무리 우습게 알아도 이럴 수는 없다. 정치 보복이 다시 보복을 불러오면 결국 새누리당은 분열과 퇴화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중앙일보는 ‘‘진박 마케팅’ 현실로 드러난 새누리당 공천’란 사설을 통해 “류성걸 의원 지역구엔 ‘진박’ 정종섭 후보가 단수 공천됐고, 김희국 의원 지역구에도 ‘진박’ 곽상도 후보가 경선 기회를 잡았다. 또 다른 ‘진박’ 추경호 후보도 대구 달성에서 단수 공천을 거머쥐었다. 설로만 떠돌던 ‘진박 마케팅’ 시나리오가 현실로 굳어지는 셈이다”라고 평가했다.

중앙은 “정당 공천의 핵심은 능력과 인품을 갖춘 인재를 뽑는 것이다. 현역 의원이 그런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거나 지역구에서 지지를 얻지 못하면 물갈이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3·15 공천 결과는 그런 기준에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 많다. 뚜렷한 이유 없이 현역을 탈락시키고 진박 후보를 전략공천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이한구의 노골적 眞朴 살리기, 이번엔 ‘非朴학살’인가’란 사설에서 “박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던 비박계 핵심 인사들은 모두 공천이 배제됐다. 시중에는 ‘한 번 찍은 사람은 반드시 잘라내는 박 대통령이 정말 무섭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누구도 박 대통령에게 찍힐 경우 정치적 미래가 없다면 공천의 공정성 여부를 떠나 정치 혐오마저 불러일으킨다. 새누리당이 이러고도 국회 180석, 아니 과반수 의석을 노린다면 도둑놈 심보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친박 패권주의로 얼룩진 새누리당의 불공정 공천’란 사설에서 “새누리당 공천심사는 처음부터 막판까지 원칙·기준 없이 진행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살생부 파동, 사전여론조사 유출, 윤상현 막말 등 온갖 잡음이 잇따랐다”고 평가했다.

이어 “막무가식 비박계 배제는 계파이익을 위해 정적을 제거하는 패권주의 행태다. 당원, 국민은 안중에 없는 오만한 태도다. 공천은 ‘친박 패권주의’로 얼룩졌고 집권당은 청와대 조종을 받는 ‘로봇정당’으로 전락했다. 친노 패권주의는 제1야당의 집권을 가로막는 고질적 병폐였는데, 새누리당은 야당이 지나온 길을 되밟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일보는 ‘국민 우롱하는 여당의 유승민 공천 배제 분란’이란 사설에서 “공천 칼 바람의 선두에선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인다는 건 삼척동자도 안다. 최근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 이 위원장과 현기환 청와대정무수석의 비밀회동설 등은 권력 핵심부가 공천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윤상현 의원의 공천 배제만으로 그런 무리수와 비정상적 행태가 가려질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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