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 혼돈, 언제까지 봐야하나
여야 공천 혼돈, 언제까지 봐야하나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6.03.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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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잇따른 당적 이동…제자리 찾는 것 vs 도의 저버린 것

[더피알=안선혜 기자] 여야를 막론하고 4·13 총선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계파 간 갈등으로 공천 룰 전쟁이 벌어지더니 총선을 코앞에 두고선 당을 갈아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원조 친박’으로 분류되던 진영 의원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17일 탈당한 이후 2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당)에 입당했고, 야당에서 3선을 지낸 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은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으로 가려는 움직임이다. 

더민주당 공천 지휘권을 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자신을 비례대표 2번으로 ‘셀프공천’하는 수를 두면서 안팎에서 비판에 직면했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이같은 정치권의 혼란 상황을 지적하며 각 당의 공천 배경과 그에 따른 여파를 다양한 논조로 해석했다.

▲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에서 열린 새누리당 탈당 진영 의원의 입당 기자회견장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주요 신문 3월 21일자 사설>

▲ 경향신문 = 더민주, ‘김종인 2번’ 취소하고 비례 공천 다시 해야 / 부모의 잇단 어린 자녀 살해, 마비된 사회 윤리 / 부당 주식거래 근절 못하면 자본시장 발전 없다

▲ 동아일보 = 김종인, 비례 2번 ‘셀프 공천’ 대가로 문재인에 뭘 약속했나 / 靑, 진박후보 대거 탈락 보니 민심이 무섭지 않은가 / 구조조정 앞선 일본, 한국조선업 빅3 무너뜨렸다

▲ 서울신문 = 정치불신 키우는 이합집산의 혼돈 총선 / 전수조사와 강력 처벌, 아동학대 예방 해법이다 / 면세점 추가 허가 서두를 일인가

▲ 세계일보 = 3선 진영 의원의 더민주행은 정치 퇴행이다 / 김종인 대표, ‘셀프공천’ 비판 어떻게 생각하나 / 북, 혹독한 제재 겪고 있으면서 또 핵실험 하려는가

▲ 조선일보 = 더민주 비례대표 진통, 운동권黨으로 돌아가자는 얘긴가 / 더민주 입당한 진영 의원, 최소한의 정치 信義도 없나 / 부실기업 한 곳에 휘둘리는 허약한 코스닥시장

▲ 중앙일보 = 여당 막장 공천에 민심이 싸늘하게 돌아섰다 / 김정은, 오바마의 쿠바 방문에서 교훈 찾기를 / 납득하기 어려운 김종인 대표의 ‘셀프 공천’

▲ 한겨레 = ‘반사이익’ 기회조차 걷어차는 야당 / 허위·과장 광고 이통사들의 ‘쓸모없는 쿠폰’ 보상 / 노동이사제, 노사관계 혁신의 계기 삼아야

▲ 한국일보 = 새누리, 공천 탈락자 야당행(行) 비난 자격 있나 / 또 드러난 아동학대사(死), 정부 그동안은 뭐 했나 / 지하철 노동이사제, 새로운 상생모델 확산 계기 돼야

▲ 매일경제 = 면세점 경쟁력 높이려면 사업자 많을수록 좋다 / 포용력·절제 잃은 정치 국민에 부끄럽지 않나 / 빚에 짓눌린 한계가구 적극적인 채무조정을

▲ 한국경제 =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될 셀트리온과 하림의 고민 / 중국發 국채 리스크에도 경각심 가져야 / 자기 집 찾아간 김종인·강봉균의 경우와…

조선일보는 진영 의원의 더민주당 합류를 놓고 “국회의원 배지 한 번 더 달기 위해 정치적 도의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선은 “당의 경계를 뛰어넘어 이념의 벽을 극복하고 실용의 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도 “선거 직전에 당적(黨籍)을 바꾸며 경계선의 이쪽저쪽을 넘나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최소한의 원칙과 염치도 없는 처신은 구질구질해 보일 뿐”이라 바라봤다.

반면 한국경제는 김종인 대표나 강봉균 의원, 진영 의원 등의 당 이동이 평소 그들이 주장하던 정책을 생각하면 자연스런 귀결이라면서, 오히려 각 당에서 공천을 받은 인물들이 자신들의 정치 노선과 맞지 않은 곳에 계속 몸을 담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

한경은 “유승민 의원은 경제관에선 더민주에 훨씬 가깝다”고 하는가하면, “경제민주화 실천모임을 주도하며 당론과 반대 입장에 섰던 김세연, 이혜훈 등이 새누리 공천을 고집한 것도 의아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몸에 맞지도 않는 옷을 빌려 입고 국민을 기만하는 얄팍한 처세는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새누리당의 이번 공천을 ‘막장 공천’으로 규정하고 “새누리당은 탈락된 중진들이 야당으로 말을 바꿔 타면서까지 출마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더민주는 낙천자 대부분이 승복하며 백의종군”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은 조원진 의원 외에는 ‘진박’을 자처해 온 후보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신 점을 지적하면서 “새누리당은 지금이라도 민심을 최우선하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유승민 의원 공천 문제부터 상식에 입각해 처리하는 게 시발점이 될 것”이라 말했다.

한겨레신문은 ‘‘반사이익’ 기회조차 걷어차는 야당’이라는 타이틀로 김종인 대표의 ‘셀프 공천’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새누리당이 ‘공천 대학살’의 후폭풍으로 유례없는 내분으로 휘청거리고 있는데, 야권은 자체 분열과 지리멸렬함으로 그런 반사이익을 누릴 기회조차 스스로 걷어차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겨레는 더민주당이 20일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대한 실망감을 표한 후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게 불을 보듯 뻔하다”며 야권연대 절대 불가를 외치는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신문은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하면 그것은 ‘여당의 승리’가 아니라 ‘야당의 패배’임을 야권은 분명히 직시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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