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박 후보’ 줄탈락…역풍으로 드러난 민심
‘진박 후보’ 줄탈락…역풍으로 드러난 민심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6.03.2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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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유승민 무공천 여부 주목, “집권당다운 리더십 보여달라”

새누리당 총선 후보 경선에서 친박(親朴) 후보들이 잇따라 떨어지고 있다. 지나친 ‘진박(眞朴) 마케팅’이 외려 역풍을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서초갑의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혜훈 전 의원에게, 대구 서구의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김상훈 의원에게 졌다. 박근혜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김재원 의원은 경북 상주·군위·청송·의성에서 김종태 의원에게 패했다.

지역 사정이 다른 만큼 경선 패배 이유는 각기 다르겠지만, 여당 강세 지역에서 대통령을 등에 업은 후보들이 줄줄이 패배한 건 의미심장하다. 지지자들조차 비박계 ‘공천 물갈이’를 비판적으로 보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새누리당은 아직 유승민 의원 공천 문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다른 공천자를 확정, 발표하면서도 유승민 문제만 풀지 않은 건 이례적이다. ‘박근혜 대통령 눈치보기’와 ‘공천역풍 책임론’ 사이에서 선택을 미루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새누리당은 지금이라도 집권당다운 통합·포용의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조선일보는 “친박 후보들의 탈락은 박 대통령에게 밉보인 사람들을 무리하게 잘라내고 새누리당을 친박당으로 만들려는 오만함에 대해 유권자들이 거부감을 표출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앙일보는 “유승민 공천 미루기는 블랙 코미디”라며 “정당이 여론이나 유권자의 선택권은 안중에도 없이 오직 특정인을 표적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 새누리당이 지난달 29일 공개한 김무성 대표 회의실 배경판(백보드판). 페이스북을 통해 공모한 국민들의 ‘쓴소리’가 담겨 있다. 뉴시스

<주요 신문 3월 22일자 사설>

▲ 경향신문 = 김종인 대표, 신중한 판단과 이성적 행동을 / 새누리, '진박 몰락' 의미 무겁게 받아들여야 / '가습기 유해성' 입증, 업체에 엄정한 책임 물어야

▲ 동아일보 = 김종인에 반발한 친노, 더민주 주인이 누군지 보여줬다 / 88년 만의 美대통령 쿠바 방문, 北 김정은 보고 있나 / 서울지하철 첫 노동이사 도입한 박원순 속뜻은 뭔가

▲ 서울신문 = 北, 오바마의 역사적 쿠바 방문에서 느끼는 게 없나 / 與, '진박' 후보 역풍으로 드러난 민심 읽어야 / 비판 여론 듣고야 비례 후보ㆍ순서 바꾼 野

▲ 세계일보 = 이런 비례대표제, 왜 계속 유지해야 하나 / 막판까지 유승민 '꼼수 공천'에 집착하는 집권당 / '코리안 드림' 짓밟는 야만으론 일등국가 어림없다

▲ 조선일보 = 지금이라도 집권당다운 안정ㆍ통합ㆍ포용 보여달라 / 野 고질병 그대로 보여준 막장 비례대표 싸움 / 명퇴 거부자 '面壁 근무'시킨 두산, 인격 고문 아닌가

▲ 중앙일보 = 유승민 무공천? 새누리당 블랙 코미디 / 비례대표에서 불거진 더민주 정체성 싸움 / 폭력ㆍ돌려막기 공천…이런 게 새정치인가

▲ 한겨레 = 김종인 대표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한다 / '진박 후보' 줄탈락이 던지는 경고 / 우려가 현실이 된 정부의 '원샷법 시행령' 꼼수

▲ 한국일보 = 김종인마저… 국민 실망이 크다 / 이리 돌려 막을 거면 컷오프ㆍ경선은 쇼였나 / 관대한 음주문화 되돌아보게 한 암 예방 수칙

▲ 매일경제 = 오바마가 발진한 쿠바행 열차에 한국도 올라타라 / 미래 일자리전쟁 승자 되려면 교육 확 바꿔야 / 노동개혁 4대 실천과제, 임금ㆍ단체협상 반영하길

▲ 한국경제 = 공기업 노조에 이사 자리 주겠다는 박원순 시장 / 베이징대 쇼크 앞에 초라한 서울대…뭐가 문제인가 / 보사연의 이상한 노동력부족론

조선일보는 ‘지금이라도 집권당다운 안정·통합·포용 보여달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막바지에 이른 새누리당 총선 후보 여론조사 경선에서 친박 후보들이 잇따라 떨어지고 있다. 서울 서초갑·을과 중·성동을에선 청와대 정무수석과 대변인을 지낸 사람과 친박 핵심 현역 의원이 밀렸다. 대구에선 ‘진박 인증샷’을 찍었던 6명 중 3명이 경선에 나가 2명이 탈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결과는 상대 후보의 조직력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에게 밉보인 사람들을 무리하게 잘라내는 오만함에 유권자들이 거부감을 표출한 것으로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특히 그런 조짐이 새누리당의 핵심 지지층인 대구와 서울 강남에서 일어나는 것은 수도권 민심이 어떤지도 짐작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은 “정치인이기도 한 대통령이 총선 후 당 장악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천권에 관여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국정 책임을 지는 대통령과 집권당이라면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 지금이라도 국민과 유권자들에게 집권당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유승민·이재오 의원을 공천하는 것은 이들에게 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이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은 ‘與, ‘진박’ 후보 역풍으로 드러난 민심 읽어야’란 사설을 통해 “새누리 텃밭 지역에서 ‘진박’ 후보들이 맥을 못 춘 것은 민심이 심상찮음을 보여 준다. 이들은 빨간 점퍼를 입고 한자리에서 사진까지 찍으며 대통령이 선택한 ‘진실한 사람’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지만 민심은 덮어 놓고 찍어주지 않았다. 친박들은 비박을 솎아 낼 생각이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난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서울은 “친박들을 외면한 경선 결과를 여권 지도부는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야당심판론’을 외친 여권이 야당을 심판하기도 전에 먼저 국민들로부터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유승민 의원 공천과 비례대표 의원 공천도 민심에 역행한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자명하다. 깊은 자성으로 궤도 수정을 하지 않는다면 수도권 참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앙일보는 ‘유승민 무공천? 새누리당 블랙 코미디’란 사설에서 “새누리당이 21일 최고위원회의와 공천관리위원회를 잇따라 열었으나 유승민 의원에 대한 공천 문제에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25일이 선관위 후보등록 마감일이므로 경선 실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공천 배제(컷오프 탈락)’나 ‘단수 추천’ 두 가지만 남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눈치보기’와 ‘공천역풍 책임 안 지기’의 풍조로 봐서 새누리당은 어떤 선택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공천에서 배제하자니 민심 반발이 우려되고, 단수 추천하자니 박 대통령의 성정을 거스르기 때문이다. 공천 ‘폭탄 돌리기’에 ‘무결정의 결정’이란 말도 나온다”고 우려했다.

세계일보는 ‘막판까지 유승민 ‘꼼수 공천’에 집착하는 집권당’이란 사설에서 “선거 승리는 정당의 존립 기반이자 목표다. 여기에 반하는 건 해당 행위다. 최근 민심 흐름을 볼 때 친박계의 ‘유승민 찍어내기’는 패배를 자초하는 길이다. 당이 대통령 눈치나 보며 끝내 유 의원을 컷오프시키거나 무공천 꼼수를 부린다면 섶을 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지적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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