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08-12 16:47 (금)
당신을 속이는 다크패턴 7
당신을 속이는 다크패턴 7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6.03.30 1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끼, 나쁜 광고, 지속된 강요, 친구 스팸...

속았지만 속았는지 모른다. X자를 눌러도 광고는 사라지지 않고 도리어 새 창이 파파박 뜬다. 분명 상품가격은 만원이었는데 결제금액은 더 커졌다. 웹사이트를 가입했는데 관련 메일이 자꾸만 날라 오고, A프로그램을 다운받았는데 B,C,D까지 설치됐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러한 현상들에는 ‘다크패턴(darkpattern)’이라는 교묘한 수법이 숨겨져 있다.

[더피알=이윤주 기자] 다크패턴은 이용자를 속이기 위해 교묘하게 설계된 UI다. 영국의 해리 브링널(Harry Brignull) UX 디자이너가 처음 정리한 개념이다.

다크패턴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등장하며 특정한 행동을 유도한다. 이를 위해 개발자는 특정한 상품 구매나 클릭 수 증가 등을 목적으로 비밀스러운 패턴을 고안한다. 이용자들에게 부정적인 콜 투 액션(call to action)을 이끌어내 개인 정보, 데이터, 요금 등을 가져가는 것이다.


브링널과 마크 미켈(Mark Miquel)은 다크패턴 홈페이지(darkpatterns.org)를 통해 사용자들의 경험을 수집한다. 그 목적에 대해선 웹사이트를 통해 “우리의 목표는 다크패턴에 대한 의식을 퍼트리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이트들에게 수치심을 주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 생활에서 부지기수로 등장하는 ‘검은 손길’의 공통점은 두 가지다. 비용 추가, 프로그램 설치, 개인 내역 활용 등을 아예 통보하지 않거나 구매완료 후 알려주는 식. 또 하나는 바쁜 이용자들이 세세한 것에 일일이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노리는 방법이다.

조광수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는 “다크패턴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무의식을 이용해) 직관적으로 돈을 벌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용자들은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십상이다. 심지어 다크패턴이 적용돼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넘어갈 때가 많다.

김덕진 인사이트연구소 부소장은 한 방송에서 “소비자들이 먼저 ‘나의 모든 정보는 무료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 SNS가 유료라고 생각한다면 정보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질 것”이라고 소비자들 스스로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용자들의 피해가 커지자 유럽연합EU는 지난 6월 다크패턴을 단속하는 법안(The Consumer Rights Directive)을 시행해 숨겨진 비용, 바구니에 숨겨넣기, 강요된 지속 3가지 패턴을 불법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원치 않는 강요를 피하고 싶다고? 다크패턴의 ‘지뢰’를 꼼꼼히 살펴보자.

 미끼와 스위치  Bait and Switch 

▲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광고 전단지.
광범위하게 자주 일어나는 트릭의 일종으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미끼’를 던지는 것이다.

신문이나 지하철 광고란에는 심심찮게 ‘OO만원대 중고 BMW 선착순’ 광고가 눈에 띈다. 저렴한 가격에 솔깃해 중고차업계를 찾았다면 당신은 그 순간부터 미끼를 문 꼴이다. 저렴한 상품으로 유인해 전혀 다른 정보를 보여주거나, 이미 팔린 상품이라며 더 비싼 상품을 추천한다. 당신은 눈여겨둔 상품이 없다는 실망감을 없애기 위해 대체 상품을 구매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미끼 상품의 일종이다. 처음에는 기본용량을 제공하지만, 용량은 곧 부족해진다. 용량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결제를 하거나 친구를 초대해야 한다.

 나쁜 광고  Disguised Ads
광고를 다른 종류로 위장시켜 사용자들이 클릭하게 한다. 사이트 양측에는 기사를 가장한 광고가 넘쳐난다. 클릭하는 순간 기사의 탈을 쓴 광고, 즉 네이티브 광고 페이지로 넘어간다.

▲ 기사를 클릭한 순간 넘어간 가짜 포털 페이지.

속았음을 깨닫고 화면 상단에 있는 뉴스홈, 속보, 정치 등 카테고리를 클릭하지만 그 또한 속임수다. 화면 어느 부분을 눌러도 광고로 넘어가는 블랙홀에 빠진 것이다.

기사를 가리는 팝업 광고를 끄기 위해 X(엑스)자를 눌렀는데 새 창이 열린다. ‘잘못 눌렀나?’싶은 생각에 다시 클릭해보지만 같은 상황이다. 알고 보니 진짜 X(엑스)는 하단에 조그맣게 숨겨져 있다. 광고를 끄기 위해 3~4번 광고 창을 여닫은 것이다.

 지속된 강요  Forced Continuity
공짜로 서비스를 사용하게 한 이후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의 전략이다. 일명 ‘공짜’마케팅. 무료 체험판을 이용하기 위해서 신용 카드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체험 기간이 끝났지만 서비스는 자동으로 해약되지 않는다.

▲ 해지하지 않으면 유료결제로 넘어가는 체험판 서비스.

물론 체험판 해약 관련 내용이 메일이나 전화로 따로 오지도 않는다. 단지 매월 신용카드에서 유료로 측정된 가격만큼 돈이 빠져나간다. 당신이 알아차리고 서비스를 중지하기 전까지 말이다. 서비스가 끝나는 날짜를 헤아리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점을 이용했다.

 지속된 노출  Forced Disclosure
사이트에 가입할 때, 불필요한 정보들까지 요청하는 경우를 말한다. 생년월일, 주소뿐 아니라 이 사이트에서는 쓰이지 않을 정보까지 필수로 입력해야 한다.

어느 일자리 관련 사이트의 경우 가입하기 위해 거주하는 주소, 일자리 카테고리, 구직할 지역 등의 정보를 필수로 요구한다. 기업에 제출할 이력서에 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친구 스팸  Friend Spam

▲ 친구의 번호로 온 스팸 문자.
지인을 통해 전송되는 스팸을 의미한다. 게임 서비스를 이용 중인 친구를 찾아 연결해준다는 명목 하에 친구들에게 광고를 전송한다. 당신의 계정을 이용해 주변 친구들에게 초대를 권하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비슷한 맥락으로 당신의 이름을 도용해 친구들에게 SNS, 돌잔치 초대 등의 내용을 포함한 문자를 보내는 수법도 있다. 링크된 주소를 클릭하는 순간 개인정보가 새나가거나 다음 달 휴대폰 청구서에 알 수 없는 돈이 청구된다.

 숨은 비용  Hidden Costs
온라인 쇼핑 결제 마지막 단계에서 운송요금, 수수료, 세금 등 예상치 못한 요금이 추가된다. 사용자가 요금이 가산됐다는 사실을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결제는 끝난다. 최종 결제 창에서 ‘배달 위치에 따라 배송요금이 다를 수 있다’는 등의 메시지가 나오면 주의해야 한다.

 현혹하기  Misdirection
미스디렉션은 흔히 마술에서 자주 사용하는 속임수다. 상대방을 다른 곳으로 집중시켜 눈속임을 하는 역할이다. 소비자들은 가장 싼 항공권이라는 표시와 함께 노란색을 칠해놓은 부분에 먼저 눈이 가기 마련이다. 사실 가격대가 더 낮은 상품은 옆에 버젓이 있지만 이미 ‘노란색=싼 가격’이란 인식이 머릿속에 심어져 판단하기 어렵다.'

▲ 노란색으로 색칠된 부분을 싼 가격처럼 보이게 유도했다.

또한 여행관련 상품을 예매할 때 보험을 들게끔 유도하는 수법도 있다. ‘보험에 들지 않음’이라는 부분은 국가를 선택 창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중간에 살짝 끼워져 있다. 얼핏 보면 모든 사람이 보험에 들어야 한다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