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경향 마저…잡지업계 ‘도미노 휴간’
레이디경향 마저…잡지업계 ‘도미노 휴간’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6.03.30 16: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명 월간지들 잇댠 이별, 디지털라이징 숙제로 남아

[더피알=안선혜 기자] 지난 26일(현지시간) “오늘 윤전기는 멈췄다”는 문구로 영국 유력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마지막 종이신문 발행을 알린 가운데, 국내에서는 34년 역사의 여성 종합 월간지가 휴간에 들어갔다.

이번 4월호로 제 503호를 맞은 <레이디경향>이다. 신경희 레이디경향 편집장은 ‘에디터스 레터(Editor's Letter)’를 통해 “34년 동안 걸어왔던 여정을 멈추고 새 길로 들어서려 한다”며 “오프라인 매거진은 2016년 4월호를 마지막으로 휴간한다”고 밝혔다.

▲ 레이디경향 4월호 표지. 사진=레이디경향 블로그

대신 시대 변화를 반영해 온라인 등 독자들이 요구하는 형식의 콘텐츠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설명이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레이디경향은 매달 수억원의 적자를 견뎌오다 결국 접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형편이 나아지면 복간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놓기 위해 휴간이라는 말을 썼지만 재발행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디어 시장이 디지털·모바일로 빠르게 수렴되면서 직격탄을 맞게 된 오프라인 잡지 시장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실제 한국잡지협회가 발간한 ‘매거진저널’ 3월호에 따르면, 잡지산업 규모는 지난 2012년 총 1조8625억원에서 지난 2014년 1조3754억원으로 약 26% 감소했다.

잡지 시장의 고전은 잇단 유명 월간지들의 기약 없는 휴간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 여성 패션지 <보그걸>은 지난해 12월호를 끝으로 휴간했고,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만화 전문 잡지 <뉴타입>, <월간만화 보고> 등도 휴간을 알렸다. (관련기사: 경영난에 빠진 잡지들, 잇따라 휴간)

IT전문 매체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의 경우 지난해 12월 휴간했다가 올 3월 <조선비즈>가 인수하면서 명맥을 잇게 됐다.

신 편집장은 앞선 레터를 통해 “디지털 전환, 미디어 융합 등으로 전 세계 미디어 시장은 격변하고 있다”며 “레이디경향은 재정비를 통해 다른 포맷으로 독자 여러분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격변기 속에서 국내 일간지들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선일보>는 포털 네이버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일자리 콘텐츠를 제공하는 ‘잡앤(JOB&)’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매일경제> 역시 네이버와 함께 여행 및 레저 분야에서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전통 미디어들이 독자적으로 디지털 공간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기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이미 영향력을 구축한 기존 인터넷 플랫폼과의 제휴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