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대박’ 검사장, 사표 수리로 어물쩍 넘어가나
‘주식 대박’ 검사장, 사표 수리로 어물쩍 넘어가나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6.04.0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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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특혜매입 의혹…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더피알=안선혜 기자] 게임업체 넥슨의 비상장주식을 특혜매입해 12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이 2일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사표는 수리하되 조사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진 본부장은 “국민의 눈에 부족함이 있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며 “자연인의 입장에서 조사받겠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지난해 넥슨 비상장 주식 약 80만주를 126억원에 처분해 ‘주식 대박’을 터뜨린 진 본부장은 주식 매입 가격과 수량, 매입 경위 등에서 의혹을 받아왔다.

넥슨 김정주 대표와 친분을 보여주는 정황이 잇따랐고, 주식 보유시기 금융정보분석원 팀장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부장검사로 재직한 전력도 문제가 됐다. 

주요 조간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사표 수리로 끝낼 것이 아니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사퇴만으로는 여러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데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면·해임 등 중징계에 해당된다는 것. 법무부가 ‘제 식구 감싸기’로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는 비판이다.

진 본부장이 비상장주식을 얼마에, 어떻게 사들였는지, 자금출처는 어디인지 등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 자료사진. 뉴시스

<주요 신문 4월 4일자 사설>

▲ 경향신문 = 기업간 양극화와 소득 양극화에 무대책인 여당 공약 / 야당을 반국가세력으로 모는 김무성의 저질 선거운동 / 주식 대박 진경준 검사장, 사표로 끝낼 일 아니다

▲ 동아일보 =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저격 포스터' 권은희 사퇴시켜라 / 넥슨 ‘주식 대박’ 검사장 사표 받고 끝낼 순 없다 / 대기업 지정이 반갑지만은 않은 카카오·셀트리온·하림

▲ 서울신문 = 與野, 경제공약에 대한 현실적 근거 제시해야 / 한·일 군사교류와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별개다 / 北 GPS 교란 허둥대며 더 큰 도발 대응 가능한가

▲ 세계일보 = 정치혐오 부추기는 막말 정치인 심판해야 / 348조 삼성 5조 카카오에 같은 규제 말이 되나 / ‘단칸방 미취학 7남매’,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

▲ 조선일보 = 민주화 30년인데 선거도 조금은 달라져야 하지 않나 / 美 트럼프 “北 도발, 알아서 잘 즐겨라” 할 말인가 / ‘검사장 120억 주식 특혜 의혹’, 사표만 받고 덮을 일 아니다

▲ 중앙일보 = 북한의 GPS 공격 언제까지 당할 텐가 / 취지 좋지만 현실성 의문인 새누리의 임금 공약 / 카카오의 대기업 지정, 성장판 막는 족쇄 안 돼야

▲ 한겨레 = 작고 유연한 진보정당에 더 많은 관심을 / ‘진경준 주식 의혹’, 사표로 끝낼 일인가 / 막 내린 핵안보정상회의, 성과와 한계

▲ 한국일보 = 갈팡질팡 중앙선관위, 총선 제대로 치르겠나 / 진경준 검사장 사표 수리 말고 조사 후 처리해야 / 경제위기 가속화하는 투자·소비 위축 막을 길 찾아야

▲ 매일경제 = 선관위, 유권해석 번복 등 잇단 헛발질 왜 이러나 / 39년 만에 최저인 기업 투자 살릴 묘책 필요하다 / 국회, 인터넷은행 막지 말고 ‘銀産분리 완화’에 답해라

▲ 한국경제 = 대기업진단 규제 날벼락, 인터넷은행은 어쩌나 / ‘동일노동 동일임금’ 노동개혁 없인 공염불이다 / 움트는 경기 회복의 싹…정치가 죽이지나 않을까 두렵다

경향신문은 “진 본부장이 김정주 넥슨 대표와 서울대 동기라는 점, 비상장주식이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주식이라는 점” 등이 석연치 않음을 주장했다.

또 진 본부장이 “‘재계 저승사자’라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부장을 지내는 등 금융 관련 수사경력이 많다”며 “주식취득과 보유의 적절성에 의구심이 생기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 본부장은 자연인이 아닌 검사 신분으로 조사받아야 한다”며 “그것이 진 본부장이 언급한 ‘국민의 눈높이’이다”고 말했다.

한국일보도 진 검사장과 넥슨 김정주 대표와의 친분, 주식 보유시기 금융정보분석원(FIU) 팀장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부장검사로 재직한 전력 등을 문제 삼으며 “넥슨의 미공개 내부 정보를 얻었거나 넥슨 측으로부터 시세보다 싼값에 매입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진 검사장의 사퇴 입장이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조사착수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미심쩍음을 표하면서 “비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한 ‘꼬리자르기’”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은 “법무부는 진 검사장 의혹이 제기 됐는데도 감찰에 착수하지 않고 미적거려왔다”며 “사표까지 수리해 의혹을 덮으려 한다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만 커지게 된다.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는 것만이 검찰이 그나마 상처를 덜 입는 길”이라 제언했다.

조선일보는 “이번 사안은 비상장 주식이 뇌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줬다”면서 “정당한 거래였더라도 그가 사표를 냈을까 하는 의문이 당연히 든다”고 말했다.

신문은 “법무부가 진 검사장의 사표만 받고 끝내면 누가, 무슨 의도로 어마어마한 이득을 볼 것이 거의 확실한 넥슨 주식을 진 검사장에게 넘겼는지는 묻혀버리게 된다”며 “자기 식구 비리 가능성은 못 본 척한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고 일침했다.

한겨레는 “이런 문제가 지금까지 걸러지지 않은 것도 한심하다”며 보다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온갖 정보가 오가는 기업·금융 사건 수사 부서에선 의심받을 행동을 삼가는 게 당연한데, “통제장치가 검찰 내에 있었다면 애초 이런 의혹은 없었을 것”이란 시각이다.

한겨레는 “2015년 차관급인 검사장으로 승진할 때도 제대로 된 검증이 없었기에 이번과 같은 뻔한 의혹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라며 공직자 검증의 허점도 지적, 철저한 조사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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