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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드립’ 이승만 비판詩, 법적 문제는?자유경제원 주최 공모전서 당선작 취소 사태…“조치 취하는 중”
승인 2016.04.04  17:35:03
안선혜 기자  | anneq@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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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안선혜 기자] 자유경제원이 개최한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시 두 편이 당선됐다가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주최 측은 뒤늦게 해당 사실을 알고 홈페이지 게시 삭제 및 법적 대응 검토 등 수습에 나서고 있다. 

자유경제원은 지난 3월 1~7일 이승만 전 대통령 탄생 141주년을 기념해 ‘제 1회 대한민국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을 진행했다.

총 15편의 수상작 중 문제가 된 작품은 최우수상에 선정된 ‘To the Promised Land(약속된 땅을 위해)’와 입선작인 ‘우남찬가’다.

두 시 모두 전체 내용을 보면 일반적인 찬가이지만, 각 행의 첫 글자만을 세로로 읽으면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일명 ‘세로드립’이다.

   
▲ ‘제 1회 대한민국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To the Promised Land(약속된 땅을 위해)’. 행 앞운만 따서 세로로 읽을 경우 ‘니가가라 하와이(NIGAGARA HAWAII)’라는 문구가 된다.

최우수작의 경우 ‘니가가라 하와이(NIGAGARA HAWAII)’라는 문장을, 입선작은 ‘한반도 분열’ ‘친일인사 고용’ ‘민족 반역자’ ‘한강다리 폭파’ ‘보도연맹 학살’ 등의 문구를 읽을 수 있다. 니가가라 하와이는 고(故) 이 전 대통령의 하와이 망명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 두 편을 포함한 수상작들은 지난 24일 열린 시상식을 거쳐 작품집에 실렸으며, 이미 출간까지 마친 상태다.

자유경제원 측은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4일 수상 취소 및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교묘한 사술을 통해 행사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이로써 주최 측 및 다른 응모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는 입장이다.

자유경제원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당사자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저희 쪽에서도 알게 됐다”면서 “홈페이지에 게시된 작품을 삭제하고 법적 대응 등을 논의하는 등 기본적인 조치들을 취하고 있지만, 출판된 책에 대해서는 아직 어떻게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 입선작인 ‘우남찬가’ 중 일부. 세로로 읽으면 ‘한반도 분열’ ‘친일인사 고용’ ‘민족 반역자’ 등의 단어들이 나열돼 있는 걸 볼 수 있다.

한편,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놓고 법적 책임을 묻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란 의견을 표했다.

전선룡 변호사(법무법인 Lawtto)는 “비방 목적이 없이 쓴 글이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고, 순수 창작물로 판단될 경우엔 (주최 측) 취지에 다소 맞지 않더라도 문제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양재규 변호사는 “(법적으로) 문제를 삼자면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 등을 적용해볼 수도 있겠지만, 둘 다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경우 생존하는 사람이 아닌 역사적 인물이고, 역사 자체가 학문의 영역이다 보니 다양한 해석과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때문에 부정적인 언급을 했다고 해서 모욕이나 명예훼손을 성립시키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내비쳤다. 

업무 방해와 관련해서도 양 변호사는 “모든 작품이 아닌 응모작 중 몇 개만이 수상작으로 선정된 것으로, 이는 심사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한 것이기에 업무 방해를 인정받기도 쉽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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