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 ‘MLB 마케팅’ 드라이브
한국 기업들 ‘MLB 마케팅’ 드라이브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6.04.0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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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한국선수’ 풍년…국내·현지 마케팅 병행효과

[더피알=문용필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약 5개월간의 기나긴 스토브리그를 견딘 이들은 선수들과 야구팬들 뿐만이 아니다. 기업들도 본격적인 ‘야구마케팅’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올 시즌에는 국내 프로야구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를 향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코리안 메이저리거’ 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대거 가세했기 때문. 국내 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 마케팅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추신수, 강정호, 이대호, 최지만. ap/뉴시스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인 김주호 콜라보K 대표는 “국내 프로야구는 (말 그대로) 국내 마케팅만 할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 마케팅은) 해외 시장까지 바라보는 것”이라며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메이저리그는 우리시각으로 새벽이나 오전에 경기를 하기 때문에 국내 프로야구 중계시간과 겹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과 비슷한 시간대인 일본 프로야구와는 다르다”며 “여기에 (한국 선수가 활약하면) 스포츠 뉴스에서도 톱기사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그만큼 (브랜드가)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은 총 8명이다. 명실상부한 텍사스 레인저스의 간판 타자 추신수를 비롯해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국내 프로야구를 호령했던 선수들이 ‘꿈의 무대’에 뛰어들었다.

아울러 미국 진출 6년만에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룬 최지만(LA 에인절스)도 있다. 류현진(LA다저스)과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지난해 입은 부상으로 개막전 명단에 오르지 못했지만 팀의 주축 선수들인 만큼 올 시즌 경기장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타이어 기업들, 스폰서십 맺고 美 현지 공략

현재 국내 기업들 중 메이저리그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업종은 다름 아닌 ‘타이어’다. 업계 빅3 중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메이저리그 마케팅을 지속해오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프로농구(NBA)의 공식 스폰서로 활동 중이다. 3개사 모두 미국 프로스포츠를 통한 마케팅을 펼치는 셈이다.

한국타이어는 2000년대 중반부터 메이저리그 마케팅에 나섰다. 올 시즌에는 LA에인절스와 미네소타 트윈스, 워싱턴 내셔널즈를 제외한 27개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A보드와 외야펜스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친다. 이 중 추신수와 류현진이 소속된 텍사스 레인저스와 LA 다저스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 메이저리그 구장에 설치된 넥센타이어 광고판. 넥센타이어 제공

대개 TV중계의 경우 타자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앵글을 사용하기 때문에 홈플레이트 뒤편에 위치한 A보드는 노출빈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계약을 맺은 전 구장에서 A보드 광고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국내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메인스폰서이기도 한 넥센타이어는 올시즌 텍사스 레인저스와 LA 에인절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3개 구단의 공식 파트너로 활동한다. 텍사스와 LA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3년째 파트너십을 맺어오고 있다. 펜스와 LED를 이용한 광고에 나서게 된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는 LA다저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한국선수가 뛰지 않는 디트로이트의 경우,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도시’라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미국시장에는 OE(신차용) 타이어가 많이 들어가는데 거래선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현지 시장에서 아직까지 큰 인지도가 없다 보니 메이저리그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활동”이라고 전했다. 

역동적인 이미지를 어필하는 데에도 스포츠 후원은 크게 한몫한다. 이에 따라 넥센타이어는 메이저리그 뿐만 아니라 모터스포츠(포뮬러 드리프트)와 축구(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를 이용한 스포츠 마케팅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히어로즈에 대한 메인스폰서십 체결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 홍보도 메이저리그서

지난해 메이저리그 공식 맥주로 선정된 오비맥주도 올 시즌 메이저리그 마케팅을 준비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메이저리그 로고를 사용하거나 관련 광고를 방영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에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플랜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협약을 맺고 월드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 올스타전 등 총 3경기에서 자사 맥주 브랜드 ‘카스’에 대한 가상광고를 선보인 바 있다. 해당 광고는 한국을 비롯, 아시아 전 지역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 오비맥주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인 AB인베브가 전세계에서 가장 큰 맥주회사이고 메이저리그나 월드컵 같은 굵직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를 많이 후원했다”며 “덕분에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어렵지 않게 획득했다”고 전했다.

▲ 지난해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의 날' 행사에 참여한 류현진과 추신수. 한국관광공사 제공

메이저리그 마케팅에 대한 관심은 비단 민간기업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012년부터 LA다저스의 홈구장에서 매년 ‘한국의 날’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LA 현지에 지사가 있는데 다저스 관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이벤트를 원했다. 다저스 입장에서는 한인 관객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서로의 니즈가 맞아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듬해 시즌부터 류현진이 다저스 선수로 뛰게 되면서 더욱 이슈가 됐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날 행사는 한국관광을 홍보하는 영상 상영과 식전 공연, 그리고 국내 한류스타의 시구 등으로 진행된다. 지난해에는 경기전 YB의 미니콘서트가 진행됐고 빅뱅이 출연한 한국관광 홍보영상이 전광판을 통해 상영됐다. 시구는 걸그룹 2NE1의 씨엘과 YB 멤버 윤도현이 맡았다. 이날 경기는 다저스와 추신수가 소속된 텍사스가 맞붙었다.

이같은 국내 기업들의 메이저리그 마케팅은 한국 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질수록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는 국내 소비자 대상 마케팅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주호 대표는 “국내 마케팅 효과는 커지겠지만 현지를 대상으로 한 경우에는 한국 선수의 활약 여부가 큰 관계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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