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결과 “준엄한 국민심판”
4·13 총선 결과 “준엄한 국민심판”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6.04.1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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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16년만 여소야대 정국…지역주의 무너지고 3당 체제 확립

[더피알=안선혜 기자]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새누리당 참패로 끝났다.

새누리당이 과반의석(151석) 확보에 실패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승리하면서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가 출범하게 됐다.

이로써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권력누수 현상)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지역주의 벽이 무너졌다는 데에서 큰 의미가 있다.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는 야당 소속인 김부겸 더민주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야권 텃밭인 전남과 전북에서는 새누리 이정현, 정운천 후보가 승리했다. 

새누리의 세가 강한 부산·경남에서도 더민주 후보 여러명이 약진했고 서울 강남구마저 더민주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벌어졌다. 대신 더민주는 전통적 정치 기반이던 호남을 국민의당에 내줬다.

▲ 희비가 엇갈린 3당 대표들의 모습. (왼쪽부터)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뉴시스

주요 언론은 4·13 총선 결과를 놓고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고 해석하면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선일보는 ‘박근혜 대통령과 親朴의 오만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대통령이 국회 심판을 외치다가 스스로 심판당한 꼴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일침했다.

한겨레는 “‘선거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들어가며 선거 때마다 승승장구해온 박 대통령은 민심의 거센 직격탄을 맞았다”며 “새누리당의 참패는 바로 박 대통령에 대한 염증과 실망감의 표출임이 분명하다”고 촌평했다.

서울신문은 “패거리 정치를 통해 기득권을 유지해 왔던 기존의 정치권력을 표로써 심판했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주요 신문 14일자 사설>

▲ 경향신문 = 시민은 박근혜 정권을 심판했다 / 영남 지역주의 깨뜨린 김부겸의 쾌거 / 설탕과의 전쟁, 재벌 압력에 굴복하면 안된다

▲ 동아일보 = 여당 참패, 박근혜 대통령 확 바뀌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 ‘국민의당 돌풍’ 안철수, 대권 아닌 국민을 보고 가라

▲ 서울신문 = 16년 만의 여소야대, 민심 겸허하게 수용해야 / 총선 마친 정치권 경제살리기에 매진하라 / 투자는 늘렸지만 고용은 줄인 30대 그룹

▲ 세계일보 = 민심은 집권 세력의 오만과 독선을 심판했다 / 지역대결 구도 완화한 영·호남의 선택

▲ 조선일보 = 박근혜 대통령과 親朴의 오만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다 / 제3당 돌풍에 담긴 뜻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 중앙일보 = 중간평가에서 참패한 여권…국민 이기는 권력 없다 / 빗나간 선거 여론조사, 유권자 혼란 막게 정비하라

▲ 한겨레 =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을 심판했다 / 대구에서 야당 김부겸 의원 탄생이 뜻하는 것

▲ 한국일보 = 여당에 패배 안긴 총선 민의에 겸허히 따라야 / 곳곳서 무너진 지역주의 벽, 희망이 보인다

▲ 매일경제 = 과반의석 실패한 새누리당, 민심의 질책 깨달아야 / 정부 정치권 기업 국민 이젠 경제에 매진하자

▲ 한국경제 = 국회권력 교체! 야권은 이제 어떤 국회 보여줄 것인가 / 여야는 부디 경제 살리기로 경쟁해 달라

중앙일보는 “4·13 민심은 사나웠다”며 ‘박근혜 정권의 참패’로 표현했다. 이와 동시에 더민주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지지를 받았지만 기반인 호남을 잃은 점을 지적하며 ‘김종인 대표의 더민주에 대한 경고’라고 분석했다.

중앙은 “유권자의 분노는 직접적으로는 오만하고 졸렬한 막장극이었던 지난 2~3월의 새누리당 공천 파동에서 비롯됐다”면서 유승민 찍어내기와 김무성 옥새 파동을 대표적으로 지목했다.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가적 과제의 본질엔 손도 대지 못하고 구조개혁에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실정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라는 평가와 함께 “레임덕을 예방하기 위해 박 대통령은 집권당, 야당 등과 더 긴밀한 대화와 소통에 힘써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각 당에 조언을 실은 이 신문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호남이 지지를 거둬들이면 정계를 은퇴하고 대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발언했던 문재인 전 대표에게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을 요구했고, 국민의당에는 “제1, 제2당의 갈등을 조정하는 중재의 정당이 되어야 할 것”이라면서도 “20년 전 자민련처럼 지역주의 중소정당의 운명으로 떨어지는 것을 경계” 할 것을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탄핵풍’이 불었던 2004년 17대 총선 이후 최악의 참패를 했다”면서 “유권자가 수도권에서 더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것은 결코 이 당이 예뻐서가 아니다. 집권세력이 미워서다”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더민주당은 19대 국회에서 국회선진화법을 악용해 정부여당의 발목을 잡는 등 ‘반대를 위한 반대’로 일관했다”며 “국민의 눈에 안보불안, 경제불안, 신뢰불안 정당으로밖에 더 보이겠는가. 제3당으로 약진한 국민의당에 ‘야권재편 당하지’ 않으려면 이제는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 대통령에게 총선 이후의 과제는 여당의 대선 준비가 아니라 국정의 정상화”라며 일방통행식 통치에서 탈피하고 야당까지 아우르는 탕평인사와 함께 전면 개각으로 국정을 쇄신할 것을 당부했다.

경향신문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위안부 합의, 테러방지법 강행에 시민은 분노했다”면서 박 대통령이 투표소에까지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옷을 입고 나타났지만, 결과는 총선 패배였다면서 “민의를 외면하고 불통·독선·폭주를 이어간다면 더 큰 심판에 직면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경향은 투표율 상승에도 주목하면서 “투표율 제고는 특정 정당에 미칠 유불리를 떠나 시민의 정치참여 열기를 방증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풀이했다.

한국일보는 이번 총선에서 “예상과 달리 국민의당이 더민주당의 표보다는 여당 고정표를 많이 갈라 가졌음을 드러냈다”며 “정치 중심세력인 중도보수층이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으로 분화해 국민의당 쪽으로 적잖이 지지를 옮긴 셈”이라 평가했다.

역시 여당에 대한 민심 반발의 원인으로는 새누리당 공천 파동을 꼽은 동시에 박 대통령이 “총선 직전까지 선거개입으로 해석될 만한 언행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경제·사회 실적의 부진에 따른 국민 불만을 고려하지 못한 일방적 주문은 오히려 불통(不通)과 오만으로 비치기 십상이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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