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새누리 참패에 ‘두 줄 논평’
靑, 새누리 참패에 ‘두 줄 논평’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6.04.1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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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책임 통감·반성 없어…커뮤니케이션 아쉽다

“20대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새로운 국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국민들의 이런 요구가 나타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청와대가 4·13 총선 결과에 대해 내놓은 ‘두 줄 논평’을 두고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집권 여당이 제1당 자리를 내놓는 초유의 선거 참패를 당했는데도 책임 통감이나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의례적인 표현조차 빠졌기 때문이다.

마치 총선 결과와 청와대는 아무 상관이 없고 남의 일을 논평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박 대통령이 강조해온 ‘국회 심판론’이 먹힌 것처럼 해석될 소지도 있다.

주요 언론들은 사설을 통해 “국정 실패나 공천 파동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이 ‘20대 국회가 잘하라’는 식의 반응은 매우 아쉽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조선일보는 “집권당이 선거에서 크게 졌다면 대통령이 나서서 그동안의 잘못을 반성하고 국정 쇄신 각오를 밝히는 게 옳다”면서 “이번 논평은 청와대가 총선 패배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말처럼 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청와대 참모진이 총사퇴해도 시원찮을 판에 이런 논평을 내다니 민심을 모르는 것인지, 박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은 신문도 안 보는지 모르겠다”고 황당해했다.

한국일보는 “매서운 회초리를 든 국민들은 깊은 반성과 쇄신의 다짐을 듣고 싶어하는데도 박 대통령은 이날 끝내 침묵을 지켰다”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는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올바른 처방이 나온다”면서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번 총선 결과가 박근혜정부 집권 3년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14일 춘추관에서 제20대 총선 결과에 대해 대변인 명의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주요 신문 4월 15일자 사설>

▲ 경향신문 = 박 대통령, 국정 실패 사과하고 대전환 선언하라 / 제2당 전락한 새누리, 민심에 두려움을 느끼는가 / 26년 만에 격변 일어난 부산의 정치지형

▲ 동아일보 = 원내 1당 더민주, '성장동력 상실' 경제계 우려 아는가 / 靑 참모진 총사퇴는커녕 달랑 두 줄짜리 총선 논평이라니 / 攻守 바뀐 여야, 국회선진화법 19대 회기 안에 개정하라

▲ 서울신문 = 박근혜 정부, 준엄한 심판에 쇄신으로 답해야 / 국민의당, 민생국회 선도하는 큰 역할 기대한다 / 살인 가습기 살균제 업체의 반도덕적 '만행'

▲ 세계일보 = 박 대통령, 새누리 참패에 두 줄짜리 논평이라니 / 원내 1당 된 더민주, 책임ㆍ생산정치 매진하길 / 양당체제 깬 국민의당이 펼쳐야 할 새정치

▲ 조선일보 = 3黨 체제, 대선 주자들이 협상ㆍ타협으로 국정 空白 줄여야 / 與에 던진 국민의 경고, 박 대통령이 직접 답하는 게 맞다 / 여론조사가 더 이상 民意ㆍ선거 결과 조작하게 놔둬선 안 돼

▲ 중앙일보 = 총선 민의는 대통령의 변화를 요구한다 / 더민주ㆍ국민의당, 국정엔 협조하고 정책으로 경쟁하라

▲ 한겨레 = 반성하지 않으면 '레임덕 속도'만 빨라진다 / 힘을 잃기 시작한 '우리가 남이가'라는 구호 / 제3당 '국민의당'에 거는 기대와 과제

▲ 한국일보 = 박근혜 대통령부터 달라져야 한다 / 타협의 정치 시험대가 돼야 할 3당 체제

▲ 매일경제 = 朴대통령ㆍ새누리당 국정운영방식 큰틀 바꿔야 / 20대 국회 원활한 운영 선진화법 개정이 필수다 / 메르스 악몽 생생한데 방역망 또 뚫렸다니

▲ 한국경제 = 더민주당은 국회선진화법 개정 등 책무성 보여달라 / 美 요구와 무관하게 비관세장벽은 스스로 낮추는 게 옳다 / 추경 언급한 柳부총리, 20대 국회 돌파할 각오 돼 있나

조선일보는 ‘與에 던진 국민의 경고, 박 대통령이 직접 답하는 게 맞다’란 제목의 사설에서 “청와대는 14일 정연국 대변인 논평을 통해 ‘20대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새로운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국민들의 이런 요구가 나타난 게 아닌가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집권 여당이 총선 참패를 당했지만 단 두 마디 언급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육성 메시지는 없었다”고 전했다.

조선은 “집권당이 크게 선거에서 졌다면 대통령이 그동안 잘못을 반성하고 국정 쇄신 각오를 밝히는 게 옳다. 그게 선진국 대통령들이 흔히 보여주는 모습이다. 더구나 이번엔 박 대통령과 친박의 무리한 공천 보복이 여당 참패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국정 실패나 공천 파동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20대 국회가 잘하라’는 식으로 나왔다. 일말의 책임이나 반성의 메시지도 없고, 민의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다짐도 없었다. 청와대가 집권당의 참패를 남의 일처럼 말하면 박 대통령 스스로 남은 임기 동안 가시밭길로 걸어 들어가는 꼴이다”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 역시 ‘靑 참모진 총사퇴는커녕 달랑 두 줄짜리 총선 논평이라니’란 사설을 통해 “청와대는 총선에 대해 달랑 두 줄짜리 논평을 내놓았다. ‘민심을 받아들인다’는 흔한 표현조차 없다. 마치 총선 결과와 청와대는 아무 상관이 없고, 그저 남의 일을 논평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동아는 “청와대 참모진이 총사퇴해도 시원찮을 판에 이런 논평을 내다니 민심을 잘 모르는 것인가. 어제 조간신문의 총선 사설은 보수·진보매체 할 것 없이 ‘박근혜 대통령의 오만에 대한 심판이 20대 총선의 민의’라고 썼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그런 민의를 읽고도 침묵하는 것이라면 남은 임기도 ‘마이웨이’를 하겠다는 뜻으로 읽혀 섬뜩하다”고 우려했다.

한국일보는 ‘박근혜 대통령부터 달라져야 한다’란 사설에서 “청와대 대변인은 논평이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청와대의 입장이라고 했다. 매서운 회초리를 든 국민들은 당장 깊은 반성과 쇄신의 다짐을 듣고 싶어하는데도 대통령은 이날 끝내 침묵을 지켰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총선 참패로 집권 후반기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현저히 약화할 수밖에 없다. 이른바 레임덕 현상이 가시화한다는 얘기다.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입법 등 박근혜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추진에도 급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한 데 따른 자업자득이다. 결국 박 대통령이 스스로 달라져야 실마리를 풀어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세계일보는 ‘박 대통령, 새누리 참패에 두 줄짜리 논평이라니’란 사설에서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올바른 처방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법안 처리를 막는 야당 행태를 비판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만 심판한 유권자들의 뜻은 실정의 책임을 지고 국정의 틀을 새롭게 짜라는 주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는 “22개월이나 남은 집권 기간 레임덕을 늦추려면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삼는 수밖에 없다. 집권 이후 박 대통령은 야당 지도부를 만난 예가 손에 꼽을 정도이고, 여당 대표와의 정기 회동도 중시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여권 리더십을 재편해 국정 기조의 전환을 꾀해야 한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도, 대응도 못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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