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도 로봇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 것인가?
홍보도 로봇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 것인가?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6.04.1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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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 一心] 기능적 역할 한계 명확...가치형성자로서 우위 점해야

[더피알=김광태] 알파고 충격으로 지난달엔 온 나라가 들썩였다. 인간이 기계와의 대결에서 패한 인류 문명사적 사건이었다. 연일 보도되는 뉴스를 보며 AI(인공지능)에 넋을 잃었다. 기술적 가치가 인간의 가치를 추월한 것이다. 미래 내 직업, 내 밥벌이가 걱정된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함에 빠졌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정보통신기술 융합이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 로봇과 AI 발달로 앞으로 5년간 전세계 일자리 710만개가 사라진다고 발표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에선 미국 일자리의 47%가 10년 내 없어 질 것이라고 예측됐다.

홍보는 어찌될까? 많은 PR인들 사이에서 ‘직업 홍보’가 과연 안전한지, 가급적 빨리 말을 갈아타야 하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이 오갔다. 과연 인간 홍보가 로봇 홍보로 대체될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홍보와 생계를 같이하고 있는 언론의 상황부터 살펴봤다.

언론 분야에선 2012년 초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로봇저널리즘을 도입,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AP통신> <LA타임스>와 영국 <가디언> 등은 증권시황, 날씨, 스포츠 경기 결과를 AI에 맡겨 기사를 생산해 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인간기자들도 로봇기자로 대체 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다행히 홍보 분야에선 아직 움직임이 없다. 그러나 언젠가는 닥칠 일이다. 로봇홍보의 활용 이점을 예상해 본다. 우선 많은 인력이 필요 없어진다. 홍보로봇은 인간홍보인과 달리 밤과 낮을 가리지 않는다. 365일 24시간 풀가동이 가능하다. 기계다보니 체력과 건강에도 문제가 없다.

게다가 1로봇 다(多)인 역할을 해낸다. 홍보인력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업무수행 능력도 뛰어나다. 원하는 대로 지시사항을 입력하면 보도자료 작성에서부터 배포와 언론대응에 이르기까지 정확하게 처리해낸다. PR회사(홍보대행사) 이용도 자연 필요없게 된다. ICT로 연결된 네트워크는 전세계 언론사는 물론이요, 개인 SNS에 이르기까지 다채널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언어장벽도 없다. 수시로 좋은 기사, 나쁜 기사, 잘못된 기사를 분류하고 팩트가 틀린 경우엔 리얼타임으로 바로잡는다. 결과 보고도 즉시 수행한다. 많은 정보와 다방면의 지식 무장으로 언론사 기자의 어떤 문의에도 바로 대응할 수 있다.

PR성과측정도 자체 축적된 활동데이터를 통해 가능하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고민했던 ‘싱글 보이스(single voice)’도 100% 구현된다. 대응논리가 신속정확하게 전달되니 위기확산도 조기에 차단된다. 만약 불만족스러운 점이 있다면 바로 지시 데이터를 수정하면 된다.

그렇다면 역으로 홍보인은 홍보로봇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을까? <BBC방송>의 ‘로봇이 당신 직업을 대체할까요?(Will a robot take your job?)’ 사이트를 들어가 봤다. 영국 각 직종이 20년 안에 로봇화될 확률을 보여주고 있었다.

▲ bbc방송의 'will a robot take your job?' 사이트.

홍보 전문가 직종을 클릭하니 17.5%라고 뜬다. 366직종 중 254위다. 의외다. 몇몇 홍보 실무자들에게 이 결과를 공유했다. 역시 다들 의외라는 표정이다. 왜 그럴까? 홍보의 목적과 대상은 인간인데, 알파고에 홀린 나머지 프로세스 관점에서만 바라봤기 때문이다.

홍보, 넓게 봐서 PR은 가치를 형성하는 일이다. 그 가치는 바로 인간의 마음에서 나온다. 로봇은 결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감정과 자의식은 인간만의 소유물이다. 홍보 업무의 프로세스는 로봇이 대신 할 수 있어만 가슴을 울리는 커뮤니케이션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결국 로봇은 한계가 있다. 도구에 불과한 피조물일 뿐이다.

그래도 미련이 남는다면 한번 겨뤄보자. 이세돌과 알파고 바둑대회 홍보를 로봇에게 맡겼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인간홍보는 1000억원의 홍보효과를 가져왔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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