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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컴이 제품홍보와 만날 때[유현재의 Now 헬스컴] HRM 방식, 가치소비에 도움
  • 유현재 서강대 교수
  • 승인 2016.04.2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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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유현재] 필자가 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는 ‘헬스커뮤니케이션’ 혹은 ‘헬스커뮤니케이션 캠페인’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수강신청 할 때 들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 많이 했어요.”

‘헬스’나 ‘건강’하면 왠지 공익적 목적과 정부기관의 활동 등이 주요 테마가 될 것으로 여겨져 일반 기업에 취직할 본인에게는 전혀 필요 없는 분야라고 생각했다는 게 이유였다.

다시 말해 자동차, 식품, 컴퓨터, 백화점, 휴대폰 등 소위 ‘일반적인’ 제품을 홍보하고 광고하는 기업에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길을 걷고 싶은 자신에게는 ‘인류의 건강을 위해 커뮤니케이션이 담당할 수 있는 분야를 고찰하고 토의하는’ 헬스커뮤케이션(이하 헬스컴)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것이었다.

   

학생의 두려움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헬스컴을 배워서 어디에 쓰지?”인 것 같다. 물론 틀리진 않다. 헬스컴이 다루고 있는 상당한 영역이 그의 지적처럼 공공영역의 역할 및 책무, 효과성 등을 다루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우리 국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헬스컴으로 부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는 대표적 공공기관이다. 국민건강은 국가가 심혈을 기울여 반드시 챙겨야 하는 책임사항이기에 헬스컴과 공공의 역할은 결코 분리할 수 없는 관계임에 분명하다.

가급적 많은 국민이 금연에 참여하도록 독려해 더욱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은 너무나 중요한 헬스컴 활동이다. 무려 13년째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자살률은 기어코 끌어내려야 한다는 명분 아래, 공익적 메시지를 생산하고 퍼뜨려야 하는 과제를 안은 헬스컴의 필수영역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헬스커뮤니케이션 연구자의 입장에서 독자와 대중, 그리고 여러 학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은 헬스컴과 공익이 정확하게 동일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건강소통 활동인 헬스컴은 공익적인 목적은 물론 일반 기업들이 진행하는 마케팅 활동에도 다양하게 접목될 수 있는 매우 요긴한 개념이다.

‘HRM’을 제안하다

최근 일반 기업과 언론사, 광고회사 등에서 ‘헬스컴의 마케팅적 활용’이라는 강의를 진행한 바 있다. 필립코틀러는 “사랑받는 기업이 살아남는다”라는 인사이트를 그의 저서 <굿워크(Good Works!)>를 통해 주장했다.

물론 책 내용을 탐독해보면 CSR이나 CRM(Cause-Related Marketing)이 위주가 되는, 친사회적 기업 활동들의 실제적 중요성에 대한 언명임을 알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기업은 나름대로의 공익적 활동을 기획·전개하면서 반드시 공중에게 사랑받아야 하며, 그런 활동은 시장을 한순간에 제압할 유니크한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심금을 울리는 광고·홍보 활동을 고안하는 노력만큼 개별 기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는 주장이다.

   
▲ 대표적인 공익연계 마케팅으로 자리 잡은 탐스슈즈.

필자는 코틀러의 이같은 견해에 십분 동의하면서 앞서 언급한 공익연계 마케팅(CRM)과 유사한 ‘헬스연계 마케팅(Health-Related Marketing, 이하 HRM)’을 제안한다.

성공하는 CSR에 있는 어필 포인트는 대다수의 대중이 기업이 진행하는 마케팅에 반대할 명분을 찾을 수 없는 ‘근사한(Good)’ 사안을 활용, 자사를 ‘친사회적으로’ 포지셔닝해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수익금의 일부를 적립해 유병률이 증가 추세인 여성암 환자들을 돕는다거나, 경제적인 이유로 자동차를 자주 활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차량을 빌려주는 캠페인을 펼치며, 우리 강산을 푸르게 만들기 위해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는 활동에 정기적으로 기부할 수도 있다. 또 소비자가 신발을 한 켤레 구입하면 기업이 다른 한 켤레를 소비자 이름으로 매칭 기부함으로써 세계 어딘가의 불우한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기쁨을 만들어줄 수도 있다.

이런 CRM들은 광고 및 홍보의 소재로 적극 활용되며 중요한 마케팅 전략과 전술로 승화되는 사이클인 것이다.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친사회적 활동은 소비자들이 기업에 대해 ‘천천히, 하지만 지속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구축된 인상 (Impression)은 제품 판매와 기업의 수익증대로 이어질 수도 있는 힘이 것이라 믿는다.

이 관점에서 보면 건강 또한 받아들이기 쉬운 주제임에 분명하며,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따라서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을 만들 수 있는 소재라 할 수 있다.

브랜드 홍보·세일즈 성과 한 번에

모 스포츠 브랜드가 개최한 야간 조깅 이벤트는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엄청난 호응을 얻은 대중적 행사다. 홍보 포스터에는 ‘서울을 건강하게 만들자!’ 등의 건전한 문구가 있다.

브랜드 주도의 상업성 짙은 이벤트라기보다는 서울시민들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건강증진 이벤트’로 포지셔닝 되는 상황이다. 해당 브랜드의 높은 인지도와 호감도도 한몫했겠지만 시민들의 열띤 호응으로 행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아마도 이벤트 즈음해 제품 판매 또한 늘지 않았을까 유추해본다. 해당 브랜드가 주최하는 행사에 여타 브랜드가 새겨진 옷과 신발 등을 어울리지 않게 착용하려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았을 것 같기 때문이다. 결국 ‘건강’ ‘건강증진’ 등 대부분의 한국인이 무시할 수 없는 주제를 콘셉트로 활용함으로써 브랜드 홍보효과를 넘어 세일즈 성과까지 동시에 잡는 계기를 마련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 스포츠 브랜드가 개최하는 야간 조깅 이벤트는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출처=퓨마 페이스북 페이지.

모 정수기 회사가 진행했던 캠페인도 성공한 HRM으로 소개하고 싶다. 우리 아이 물성장 프로젝트로 명명된 캠페인은 각급 학교에 정수기를 설치해주는 간단한 활동이었다. 이벤트를 진행하며 해당 브랜드는 대단히 감성적으로 다가오는 흑백화면으로 광고를 제작했다.

주요 메시지는 우리 아이들에게 커피와 청량음료 대신 순수한 물을 주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물은 필수적 요소라는 당연한 원리를 전파한 것이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무리하게 자기자랑을 하지 않고 그저 소중한 미래 세대 주역들의 건강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결국 사랑받을 만한 기업으로 포지셔닝되는 놀라운 마케팅이었다고 여겨진다.

이제 헬스는 대세다. 100세 시대가 주요 화두가 되면서 우리나라 사람 모두에게 건강은 필수적인 주제가 됐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건강에 대한 논의는 공기나 물과 같은 없어서는 안되는 영역이 될 것이다. 공공기관의 건강증진 노력을 위해 사용되던 헬스컴 원리와 핵심적 스킬들이 이제는 일반 상품의 홍보활동에도 활용될 준비를 마쳤다는 판단이다.

헬스컴의 대표적인 이론들과 국내외 사례, 콘셉트 추출과 메시지 제작·확산 전략 등은 일반 상품의 마케팅 성공을 위해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제품이 시장 경쟁력이 있고 도덕적·윤리적으로도 모자람이 없다면, 그리고 마케팅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헬스컴 원리들을 적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헬스컴이 더욱 많은 상품을 위한 홍보와 만나는 순간을 기대해 본다.


 

유현재 서강대 교수  hyunjae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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