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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데이터로 커뮤니케이션 혁신하다각계 파고드는 ‘알파고들’…핵심은 데이터와 머신러닝
승인 2016.04.28  11:55:21
문용필 기자  | eugene97@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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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패배’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가져온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한국 사회에 ‘인공지능’이라는 거대담론을 던졌다. 대국이 끝난 지 벌써 한 달이 훨씬 넘었지만 인공지능이 인간 영역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냐는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PR과 마케팅, 저널리즘 등 커뮤니케이션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한계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혁신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커뮤니케이션의 내일을 조망해본다.

① 인공지능, 데이터로 커뮤니케이션을 혁신하다
② 커뮤니케이션 ‘타깃’ 정조준하는 머신러닝
③ 기자가 된 인공지능, 달라지는 PR패러다임

[더피알=문용필 기자] 2016년 3월 9일 오후 서울의 한 호텔. 국내외 언론의 큰 관심 속에서 대국에 나선 이세돌 9단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머리를 긁적이는가하면 어이없다는 듯 쓴웃음도 흘러나왔다. 언제나 자신만만하던 ‘센돌’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결국 이 9단은 186수만에 돌을 던지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날 이 9단을 꺾은 이는 ‘천적’ 커제도, ‘돌부처’ 이창호도 아니었다. 구글의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였다. ‘처음이니 그럴 수도 있지’라는 평가도 곧 무색해졌다. 이후 이어진 4차례의 대국에서 이 9단이 거둔 승리는 단 한번 뿐. 알파고의 완승이었다.

   
▲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중인 이세돌 9단. 뉴시스

첫 대국에서 이 9단이 패하자 충격에 휩싸인 것은 비단 바둑인들만이 아니었다. 평소 바둑의 ‘바’자도 모르던 이들도 어안이 벙벙해졌다.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정교한 게임이라는 바둑에서 세계 최고수가 인공지능에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결과였다.

국내 주요 일간지 1면은 ‘인공지능, 인간을 넘다’ ‘인공지능, 인간을 이기다’ 같은 헤드라인으로 도배가 됐고, 평소 IT섹션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인공지능 관련 기사들이 봇물 터지듯 나왔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터미네이터’가 인류를 지배하거나 영화 ‘그녀(Her)’의 주인공처럼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질 날이 머지않아 올 것처럼 보이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일자리 뺏길까’…불안감에 빠진 인간들

사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이 펼쳐지기 전까지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할 것이라고 본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전국 성인남녀 10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달 7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공지능과 자동화, 로봇에 의해 대체되는 직업군을 묻자 응답자의 87.4%는 제조·생산업을 꼽았고 농업·수산업·광업(62.8%), 건설업(57.8%)이 그 뒤를 이었다.

예술·엔터테인먼트(8.0%)와 교육·상담직(5.5%), 기자·작가(1.8%) 등은 인공지능이나 로봇으로 대체되기 어려운 직종으로 평가됐다. 응답자의 85.2%는 인간의 감성이나 창의력, 비판력이 요구되는 분야는 대체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인공지능의 놀라운 진화를 실시간으로 목격한 이후 ‘안이한’ 인식들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밥벌이’에 대한 고민에 빠진 것이다.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능력에 24시간을 일해도 지치지 않는 체력, 여기에 인건비 부담이 전혀 없는 인공지능을 어떤 인간이 당해낼 수 있을 것인가. 아마 이 기사를 쓰고 있는 기자도, 읽고 있는 PR·마케팅 전문가들도 그러한 불안감에서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달 흥미로운 자료를 하나 발표했다.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을 활용한 직무대체 확률을 분석한 내용이다. 국내 400여개 주요 직업들을 대상으로 한 이 자료에서 광고 및 홍보전문가는 371위, 기자 및 논설위원은 372위에 올랐다. 즉,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확률이 대단히 낮은 직업이라는 의미다.

주요 직업의 자동화 대체 확률

   
▲ 자료:한국고용정보원

이 결과만 보면 당장 ‘밥벌이’를 염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결코 커뮤니케이터들이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을 접어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거나, 혹은 보여도 깨닫지 못했던 다양한 영역에서 이미 인공지능은 맹활약 중이기 때문이다.

박영숙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 대표는 “소비자 마케팅이나 정형화된 구매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디지털 마케팅 영역에서는 인공지능의 기능이 활성화되는 환경으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소장은 “인간이 비즈니스적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영역은 인공지능으로의 대체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업무) 레벨이나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일 뿐”이라고 예견했다.

엄호동 파이낸셜뉴스 부국장은 “(인공지능으로 인해) 홍보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견해를 밝혔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인 박세정 디지털마케팅서밋 대표는 “데이터가 많고 기술 투자가 상업적 수익으로 이어지는 마케팅 영역에서는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파고 승리, ‘갑툭튀’가 아니다

인공지능에 이해가 밝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이같은 전망을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는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기에 앞서 인공지능의 개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계라고 보면 된다”며 “여기서 기계라 함은 수학적인 것일 수도 있고 소프트웨어, 혹은 로봇일 수도 있다”고 인공지능을 정의했다.

이세돌을 꺾은 알파고 뿐만이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리(siri)’나 ‘S보이스’ 같은 음성인식기능, 일본에서 대히트를 기록한 소프트뱅크의 감정인식 로봇 ‘페퍼’도 모두 인공지능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사고하고 분석하는 영역에 있어서 인간을 뛰어넘은 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 1997년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딥블루’가 인간과의 체스 대결에서 당시 세계 챔피언을 이긴 것이 벌써 20년 전의 일이다.

IBM은 2011년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한다. 창업자 ‘토마스 왓슨’의 이름을 딴 인공지능 ‘왓슨’이 미국의 유명 퀴즈쇼 ‘제오파디(Jeopardy)’에 출연해 역대 챔피언 2명을 꺾은 것.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쪽집게 문어’ 파울이 있었다면, 4년 후 브라질월드컵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그램 ‘코타나(Cortana)’가 있었다. 16강전 이후 3~4위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의 승자를 정확히 예측했다.

일반인들의 생각처럼 알파고의 승리가 어느 날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결과물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알파고와 왓슨의 ‘기적’을 가능케 한 2가지 핵심 키워드는 ‘머신러닝’과 ‘데이터’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 <인공지능 완생이 되다>를 통해 “1990년대 중반 이후 컴퓨팅 기술이 발달하고 빅데이터가 등장하면서 인공지능 연구는 선험적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 아닌 기계 스스로 데이터를 통해 지식(패턴)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진화했다”고 머신러닝의 개념을 설명했다.

즉, 다량의 데이터를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스스로 이를 분석해 판단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이다. 말 그대로 데이터를 ‘학습한다(learning)’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한층 더 나아간 개념이 알파고에 적용된 ‘딥러닝(deep learning)’이다. 보고서는 “인간의 두뇌가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한 뒤 사물을 구분하는 정보처리 방식을 모방했다”며 “딥러닝을 적용하면 사람이 판단기준을 정해주지 않아도 컴퓨터가 스스로 인지, 추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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