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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4세 PI, 어디부터 손대야 하나
재벌 3·4세 PI, 어디부터 손대야 하나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6.05.09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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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대응만 우선하면 역효과...“CEO-사람-회사 함께 맞물려야”

[더피알=박형재 기자] 재벌 3·4세들은 오랜 경영수업에도 ‘부모 덕에 오너 됐다’는 불편한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는 반(反)대기업 정서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통해 살펴본 차세대 경영인들은 PR 측면에서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 보니 부정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다. (관련기사: ①빅데이터로 보는 재계 3·4세 이미지와 평판 ②재벌 3·4세는 왜 ‘관리’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기업 커뮤니케이션(홍보)팀은 차세대 경영인의 PI를 위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까?


PI의 기본은 관리 대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재벌 3·4세의 캐릭터와 특성, 장점, 경영철학, 인간적 면모 등을 꼼꼼히 체크한 뒤 기업의 특성과 연결 짓는 과정이 필요하다. 예컨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경우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호텔신라의 브랜드와 이어지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인 플랜을 짜는 것도 중요하다. 3·4세로 넘어가는 승계 구도가 명확하다면 전임 회장의 경영 전략을 따를지, 단절하고 새롭게 갈 것은 무엇인지 등을 정하고, CEO 정체성(Identity)에 맞춰 아젠다와 메시지를 정리한다. 새 CEO의 생각과 일치하는 경영 계획을 세우고 맥락과 배경을 더해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실행해야 한다.

재벌 3세 PI라고 무조건 언론대응만 우선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내부 관계자를 이해시키는 과정이 첫 번째고, 주주나 투자관계자 등 기업 핵심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것이 두 번째다. 공중에게 알리는 과정은 그 다음이다.

정기 주주총회나 다양한 IR활동을 통해 경영 이슈에 대비하면서 핵심 키워드와 메시지를 일관성 있게 전달하는 PI도 요구된다. 연탄배달 같은 언론 노출용 이벤트를 남발하는 건 요즘과 같은 시대에 오히려 우스운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 있다.

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는 “재벌 3세를 당장 좋게 포장하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는 만큼 기본 전략을 크게 세우고 현상을 파악한 뒤 어떻게 장기적으로 가져갈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PI를 이미지 관리처럼 접근하면 오류가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모 대기업에서 실제로 진행한 PI 사례는 좋은 참고 자료가 될 듯하다.

1. 회사의 현 상황을 꼼꼼히 체크한다 - 회사 이미지, 그룹 내 위치, 신임 CEO에 대한 평가, 직원들의 사기 등
2. CEO가 어떤 이미지를 가져가야 할지 설정한다 - 세계적인 IT기술을 갖춘 회사, CEO는 IT기술 전문가로 포지셔닝
3. 전략적 CEO PI를 지속 실행한다 - 대규모 IT행사 참석 후 언론에 사진 노출, 권위 있는 과학기술단체 회원 가입해 약력 업데이트, 기술 관련 에피소드 만들어 언론보도 등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홍보임원은 “PI를 2년 동안 꾸준히 한 결과 CEO는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리더로, 회사는 혁신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일단 CEO 본인 의지만 있으면 이미지는 주변에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흔히 PI라고 하면 CEO만 해당된다고 생각하는데 혼자 움직여선 죽도 밥도 안 된다”며 “CEO와 사람(임직원), 회사(제품·서비스)가 함께 맞물려야 성공적인 이미지 구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승계 연착륙 해법…외국기업서 배워라

재벌 3·4세 승계의 원활한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외국의 가족기업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성공적인 가족기업은 어떤 방식으로 기업의 명맥을 이어갈까.

가족기업의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곳은 발렌베리 가문이다. 이들은 14개 대기업을 거느린 거대집단으로 스웨덴 GDP의 30%를 차지한다. 5대에 걸쳐 가족 세습 경영을 하고 있지만 국내 재벌가와는 다르게 국민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비결은 소유와 경영 분리, 높은 책임의식에서 나온다.

발렌베리 가문은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지주회사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한다. 계열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담당하고 가문은 지주사 회장으로서 견제와 감시를 하는 구조다. 특히 지주사 회장에 오를 후계자는 가족 경쟁을 통해 정해지는데 자격 조건이 까다롭다. 혼자 힘으로 명문대를 나오고,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며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자격이 주어진다.

게다가 발렌베리 가문의 보유 지분에 따른 배당금은 모두 재단에 귀속되고, 수익 대부분은 교육사업이나 기부 등에 사용한다. 발렌베리 소속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나면 국가에 기여하는 구조다. 발렌베리 가문의 ‘존재하되, 드러내지 않는다’는 기업 철학은 이들이 왜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지 잘 보여준다.

일본의 가족기업인 도요타의 경우 오너뿐만 아니라 전문경영인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철저한 경쟁을 통해 성과를 낸 오너 일가만이 기업을 물려받는다. CEO가 되는 과정에서 오너 일가라고 특혜를 주지 않는다. 전문경영인과 공평하게 경쟁하는 것이다. 실제 도요타는 창업 이후 11명의 CEO를 배출했는데 이중 오너 일가 6명, 전문경영인 5명이었다.

세계적 화학·의약기업인 독일 머크는 300년 된 가족 기업으로, 가족위원회를 통해 후계자를 선정한다. 경영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지분이 있어도 경영에서 배제하고, 가족이라도 기업에 손실을 입히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도 누구나 인정하는 인물을 후계자로 만드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배구조나 승계 구도를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기업의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남영호 한국가족기업연구소장은 “외국 가족기업의 경우 가족사명서에 승계 절차와 기준, 후계자가 갖춰야 할 자질 등을 명시하고 어릴 적부터 가르쳐 높은 사회적 책임을 갖게 한다”며 “우리도 주먹구구식 승계에서 벗어나 가족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승영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애플의 경우 누가 잡스의 후임이 될 것이냐에 대해 많은 후보자들을 두고 오랫동안 자질과 능력 검증이 이뤄진 뒤 후계자가 선임됐다”면서 “소유와 지배의 분리, 투명한 공개를 통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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