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력 강화와 대화 의지…北 이중전략
핵무력 강화와 대화 의지…北 이중전략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6.05.09 1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설솎아보기] 7차 당대회, “변화 의지 없었다”

36년 만에 치러진 북한의 7차 노동당 대회는 획기적 내용 없이 기존 입장만 되풀이한 행사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외신기자들의 접근마저 차단한 채 그들만의 대관식을 치렀다.

김정은 제1비서는 6~7일 열린 행사에서 “평화와 통일을 위해 북남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면서도 “자위적인 핵무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등 대외관계도 특별한 내용이 없었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역시 전력난 해소 외에는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

이날 당 대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식 후계자로 등장한 1980년 제6차 당대회 이후 36년 만에 열렸다.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상징적 정치행사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으나 새로운 것은 없었다는 평가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변화 의지를 엿볼 수 없는 당 대회”였다며 “핵무장을 강화한다면서 대화하자는 북한의 이중성은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군사회담 제안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대화와 협상으로 긴장을 완화하고 갈등을 풀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조선중앙tv에서 제7차 북한 노동당대회 사업총화 보고를 녹화 방송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주요 신문 9일자 사설>

▲ 경향신문 = 김정은의 비핵화·군사회담 제안이 진정성 가지려면 / 경찰의 강력사건 피의자 얼굴 공개 신중해야 / 노동부의 현대중 '솜방망이 특감결과', 경영진은 봐주나

▲ 동아일보 = 北 김정은, 핵보유국 자처하며 '평화 공세' 가당치 않다 / 기초의원 공천제가 부추긴 '상주 돈선거' / 내년 징검다리 휴일도 임시공휴일 졸속 지정할 텐가

▲ 서울신문 = 망상 벗어나지 못한 김정은의 핵보유국 선언 / 원 구성 늦어지면 무노동 무임금 적용해야 / '옥시 수사'에 금역이 있어선 안 된다

▲ 세계일보 = 핵무력 강화한다면서 대화하자는 북한의 이중성 / 두 경제수장 엇박자… 구조조정 시간 많은 줄 아나 / 이벤트만으로 '유커 1000만 시대' 못 연다

▲ 조선일보 = 김정은 "남북개선 원한다", 核 포기 안 하면 아무 의미 없는 말 / 또 불거진 금품 선거, 끝까지 추적하고 중앙당도 책임져야 / 가정용 전기료 반짝 인하할 테니 電氣 펑펑 쓰라는 산업부

▲ 중앙일보 = 북한 당 대회 이후 국면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 / 또 항공기 충돌 위기, 활주로가 동네 주차장인가 / 돈 받고 옥시 실험 조작한 교수 영구 퇴출해야

▲ 한겨레 = '휘황한 설계도' 못 보여준 김정은의 당대회 보고 / 북한의 대화 제안에 응답할 필요 있다 / 교수·변호사까지 진실 은폐에 가담하는 참담함

▲ 한국일보 = 변화 의지 엿볼 수 없는 김정은의 국가 전략 / 정부와 한은, 구조조정 재원 신경전 벌일 땐가 / 담뱃갑 경고그림 상단배치 철회 안 된다

▲ 매일경제 = 충분한 사과와 반성없는 옥시 글로벌기업 자격없다 / 또 항공기 충돌 위기 관제시스템 총체적 점검하라 / 푸드트럭 1호 폐업 지자체 적극적 지원이 아쉽다

▲ 한국경제 = 산업구조조정, 정부가 국회 동의 얻어 정공법으로 풀어야 / 속속 떨어지는 성장 전망…정치는 관심조차 없고 / 북한의 비핵화 말장난…문제는 우리의 압도적 제어력이다

조선일보는 ‘김정은 “남북개선 원한다”, 核 포기 안 하면 아무 의미 없는 말’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6~7일 7차 당대회 ‘사업총화(결산) 보고’를 통해 핵 보유, 남·북 및 북·미관계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예상대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핵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만 훨씬 강화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정은은 핵을 선제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해외에 이전하지도 않을 것이라 했다. 이 같은 발언에는 핵보유국으로 인정해달라는 대전제가 깔려 있다. 국제사회의 한반도 비핵화 노력 자체를 무력화시키고 핵 보유 지위를 인정받은 뒤, 남한을 배제한 채 미국과 1대1 협상을 통해 체제를 보장받겠다는 뻔한 생각이다”고 말했다.

조선은 “김정은은 이번에 남북관계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며 군사회담을 하자고 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 중단도 요구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측이 관계 개선을 위해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는데도 불과 몇 개월 뒤에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강행했다. 도무지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 역시 ‘北 김정은, 핵보유국 자처하며 ‘평화 공세’ 가당치 않다’란 사설을 통해 “김정은이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한 것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핵을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북한은 그러면서도 남북 군사당국의 대화와 협상, 대북 심리전 방송 중단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동아는 “김일성을 흉내 내 양복 정장 차림을 한 것을 제외하면 김정은이 바뀐 것이라곤 없다. 경제 분야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등이 제시됐지만 기대했던 개혁·개방 정책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평화협정이든 남북대화든 북의 대화 제의는 실질적인 핵 포기 전에는 시간 낭비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는 ‘핵무력 강화한다면서 대화하자는 북한의 이중성’이란 사설에서 “북한 매체들은 당 대회에서 내일에 대한 휘황한 설계도가 펼쳐졌다고 치켜세웠지만 눈 씻고 찾아봐도 설계도라 할 만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핵·경제 병진노선을 강조했고, 대외관계에서도 새로운 메시지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김정은 정권은 ‘김정은 시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사상도 제시하지 못했다. 왜 이런 당대회를 열었는지 의문이 든다. 경제 대신 핵을 선택한 북한 정권이 가뜩이나 빈약한 자원을 이런 행사에 쏟아부은 것은 그들의 예측불가능성을 확인해줄 뿐이다. 김정은이 국제적 고립을 감수하면서 권력 기반을 다진다면 북한 주민들의 고통만 가중될 것이다”라고 봤다.

중앙일보는 ‘북한 당 대회 이후 국면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란 사설에서 “그럼에도 우리는 이번 당 대회와 이를 둘러싼 주변 상황의 함의를 놓쳐서는 안 된다. 중국의 압력 때문이든, 미사일 실험 실패 탓이든 당국의 예상과 달리 북한은 아직도 5차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 북한이 추가도발을 피한 것은 대화국면으로 노선을 전환할 여지가 생겼다는 뜻이다”고 분석했다.

중앙은 “앞으로 북한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 논의가 상호 보완적이 돼야 한다. 두 사안이 함께 다뤄져야지 어느 것 하나만 따로 가서는 안 된다. 아울러 어떤 사안이든 한국 정부가 논의의 주체가 돼야 한다. 지금은 국제사회가 단결해 대북 압박이 필요한 국면이다. 그럼에도 대화의 모멘텀이 찾아올 경우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 유연성은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