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맛 우유의 이유 있는 ‘ㅏㅏㅏ’
바나나맛 우유의 이유 있는 ‘ㅏㅏㅏ’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6.05.1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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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제품명...브랜드 노후화 막고 젊은 세대 참여 꾀해

[더피알=안선혜 기자] 특유의 항아리(단지) 모양도 색깔도 맛도 그대로다. 그런데 제품명이 바뀌었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이야기다.

지난 16일부터 판매되는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한 편에는 기존 제품명 대신 ‘ㅏㅏㅏ맛 우유’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담아 넣는 일명 ‘채워 바나나 우유’다. ‘사랑해’나 ‘하하하’ ‘반해라’ 등의 문구를 ‘ㅏㅏㅏ’ 자리에 써넣는 식이다.

▲ 각 이용자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바나나맛 우유 응용 문구들.

실제 사용자들은 다양한 응용버전을 만들어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리고 있다. 찾았다맛 우유, 감사해맛 우유, 냠냠냠맛 우유, 발랄해맛 우유, 한잔해맛 우유 등 재기발랄한 문구들이 돋보인다.

이와 관련, 빙그레 관계자는 “바나나맛 우유는 1974년 출시돼서 올해로 42년 된 제품인데, 장수브랜드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가 브랜드가 노후화되는 것”이라며 “추억의 제품, 어른들이 마시는 제품이 되기 십상인 위치에서 늘 젊은 소비자와 소통하려 노력하다보니 이런 캠페인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빙그레는 바나나맛 우유를 주제로 짧막한 SNS 시를 짓는 ‘청춘단시’를 기획하거나(관련기사:“모두가 살빼도 넌 빼지마”…‘빙바’ 향한 헌시(獻詩)), 바나나맛 우유를 테마로 ‘옐로우 카페’(관련기사: 동대문에 가면 모나미도 있고 빙그레도 있고)를 여는 등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해왔다.

이번 이벤트 또한 소비자들의 자발적 참여와 공유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나온 아이디어다. 

소비자들이 인스타그램 등에 해시태그(#)를 걸어 자신의 응용작을 공유하면 이를 광고나 마케팅에 다시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과감히 제품명에 손을 댔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바나나맛 우유는 매출 비중이나 제품의 역사 면에서 빙그레에서 굉장히 중요한 제품이기에 늘 신중하게 접근하지만, 젊은 감성을 공유하고자 이번엔 과감하게 실행했다”며 “사실 용기 디자인도 대표적 특징이기에 인지도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이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빙그레의 이번 이벤트는 제품 자체를 콘텐츠화해 소셜상에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끌어내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김철환 적정마케팅연구소장은 “소셜미디어로 마케팅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 게시물을 콘텐츠로 생각하는데, 제품 자체가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사람들이 많이 공유하는 콘텐츠는 ‘내 이야기’와 ‘대화’할 수 있는 것들인데, 이런 요소를 제품에 반영한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만의 라벨을 만든다는 건 결국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또 해당 라벨에 주변 지인들에게 건네고 싶은 메시지가 담기다보니 자연스레 대화가 확산되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청춘들이 몸과 마음이 고픈 순간을 포착, 적절한 문구가 새겨진 바나나맛 우유로 반전을 꾀하는 광고영상도 현재 공개됐다.

가령 인턴 3개월 차에 아침, 점심, 저녁 복사 업무만 하며 지쳐있는 청춘이 ‘그래도 나없인 업무 마비’라는 발상의 전환을 끌어내며 ‘#잘나가맛 우유’로 속을 채우는 식이다. 

이번 이벤트는 오는 29일까지 1차로 진행되고, 이달 30일에서 6월 12일까지 2차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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