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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자 모니터링에 답이 있다[정용민의 Crisis Talk] 정답 찾는 체계 업그레이드 시점
  •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 승인 2016.05.1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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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정용민] 위기가 발생했을 때 대부분의 기업은 ‘모니터링(monitoring)’이라는 활동을 개시한다. 평시 진행하던 모니터링을 더 강화하고, 그 대상을 확장하며, 보고 공유 빈도를 늘리는 조치들을 취한다. 현장에서 위기관리 활동을 진행하다 보면 전체 커뮤니케이션 업무 중 절반이 모니터링이라 느껴질 정도다. 모니터링 없이 위기관리는 없다는 이야기까지 한다.

최근에는 위기관리팀에게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업무까지 더해졌다. 상황발생 시 정확하게 온라인 및 소셜 여론을 읽어 내지 못하면 상황을 오판해 헛다리를 짚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에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홍보실 직원들이 하루 종일 온라인과 소셜 채널들을 돌아다니면서 자사 이슈 관련 내용들을 수동으로 수집해 정리한다. 대기업에서는 에이전시를 활용하거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설계해 기계적인 자동 수집과 분석 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물론 이 경우에도 사람(실무자 또는 전문가)의 손은 필요하다.

위기 발생 시 매우 중요한 모니터링 업무. 어떻게 업그레이드 돼야 더욱더 성공적인 결과를 창출해 낼 수 있을까?

첫째, ‘감시’를 넘어 ‘리스닝’으로 업그레이드 하자

“현재 시간 기준으로 부정기사 12건, 중립기사 10건으로 부정기사 비율이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그 중에는 OO일보, OO경제 등 주요 일간지가 포함돼 있으며…”

이런 보고를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보고를 받는 CEO와 임원들은 항상 그렇듯 별 반응이 없다. 그리고는 이렇게 코멘트 한다. “왜 OO일보를 못 막았지? 거긴 좀 막아야 하는 거 아닌가?” 위기관리에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는 그다지 나오지 않는다.

모니터링은 지금까지 수십 년간 그런 목적과 용도로 활용돼 왔다. 어떤 매체가 부정기사를 썼는지, 그걸 홍보실은 어떻게 핸들링 했는지 보고하기용이다. 단순하게 그 목적을 이야기 하자면 ‘감시(watch)’가 주목적이었던 것이다. 좋게 말해서는 ‘경보(alert)’의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결국은 그것도 ‘개입하기 위한 감시’가 원래 목적이었다.

이제는 예전과 같이 감시 목적의 모니터링만으로는 위기관리 활동의 업무 가치를 충분히 발휘할 수 없게 됐다.

“우리를 비판하는 언론들의 주요 논점은 무엇인가?” “이번 상황 발생 후 온라인에서 주로 비판하는 공중들의 주장은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관리해 나갈 수 있을지 모니터링을 통해 옵션을 정리해 볼 수 있을까?” 이런 경영진의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는 기존 감시 목적의 모니터링이 리스닝 체계로 시급히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둘째, 이해관계자들의 살아 움직이는 의견을 따라가 보자

위기관리 현장에서 CEO가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개입 시점의 확정’이다. “현재 상황이 안 좋은 것 같아 보이는데, 우리 회사가 공개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언제로 확정해야 하는 건가요?”하는 질문이 제일 어렵다.

CEO에게 실무자들은 어떻게 답해야 할 것인가? ‘바로 지금’이라 할 것인가? ‘내일 아침 정도’라고 하면 될까? ‘그냥 일단 좀 더 두고 보시죠’라고 조언할 것인가? 고민이 될 것이다.

물론 위기관리에 있어 이상적 개입 시점을 확정하기에는 큰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CEO가 알고 싶은 것은 ‘현재 좌표’다. 공중이 해당 문제를 인식하고, 자신의 의견을 수립하고, 그것이 사회적 공분 형성과 여러 적대적 활동으로 전개되는 프로세스 상에서 현재 자사가 어느 지점에 처해 있는가 하는 좌표 말이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조짐이 보이면 자사가 전략적 침묵을 깨고 전격 개입해야 하는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

온·오프라인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지속적 트래킹은 이런 CEO의 질문에 많은 답을 제공해 줄 수 있다. 공중들의 관심과 의견들 그리고 부정적 의견 표출 빈도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기 분석결과를 보고 이전과 현재 기간 동안 어느 정도의 증가세를 나타내는지, 이 추세로 간다면 언제쯤 유의미한 개입 환경에 다다를 수 있는지 등의 정확한 의사결정은 트래킹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오전부터 부정 댓글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조금 분위기가 안 좋게 흘러가고 있는 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주관적 보고는 실제 현장에서 별 쓸모가 없다.

대신 “지난 6시간 동안 매시간별로 부정 댓글수가 평균 5%P씩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자연증가 추세로만 봐도 오늘 정오를 지나면 위험 수준에 다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1시간 만에 30%P 가량 부정 의견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 이유는 OOO때문입니다. 이후 1~2시간 내 추이 변화를 지켜본 후 오후 3시경 개입 활동 개시를 결정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런 보다 구체적이고 신뢰를 줄 수 있는 수치를 베이스로 한 의사결정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모니터링 통해 위기를 풀어나갈 정답을 찾자

위기 시 모니터링은 ‘위기라는 시험에 대한 답안을 찾는 활동’이라 생각한다. 일단 자사에게 부정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는 그 상황을 둘러싸고 영향을 끼치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들이 1차로 모니터링 된다. 다음으로 직간접적으로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는 언론과 공중들의 의견들이 수집된다.

그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의 여론 속에서 하나 둘씩 답이 제안되기 시작한다. “이건 리콜해야 하지 않나요?” “빨리 피해자들을 만나야 할 듯” “회사에서 사과해야죠” 등의 주문이 모니터링을 통해 취합돼야 한다.

그 주문들 중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건 회사에서 특별하게 주목해야 하는 해결책이라는 의미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 어떤 형식으로 풀어내는가 하는 것이 기업의 위기관리 숙제인 셈이다.

위기관리는 ‘(자사 스스로 답을 내야 하는) 주관식’이라 생각하는 경영자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더 많다. 모니터링을 통해 이해관계자들과 공중들의 주문을 분석해 읽다 보면 위기관리의 답은 ‘(공중들이 제안하는 답을 고르는) 객관식’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한 모니터링 해석 체계에 대한 업그레이드 또한 필요하다.

마지막, 실행 평가도 모니터링 분석으로 가능하다

CEO들은 위기관리 중반이 넘어가면 항상 이런 질문을 한다. “지금까지 위기관리를 잘하고 있는 건가요?” “우리가 취한 조치가 적절한 것이었을까요?” “언제쯤 이 상황이 종료됐다고 판정할 수 있을까요?” “다시 정상적 마케팅 및 영업 활동 개시가 가능한 시기는 언제일까요?” 이 모든 질문 또한 모니터링에서 답을 내줘야 하는 주제다.

위기관리 활동 직후부터 언론의 논조가 좋게 바뀐다거나,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 상에서 자사의 대응에 대한 평가가 일부 반전된다거나 하는 변화를 모니터링해 분석해 나가야 한다. 평가 목적의 모니터링이 없다면 위기관리는 가는 지팡이 하나만을 의지하고 험한 돌밭을 걸어가는 장님의 형상이 되고 만다.

대부분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최고의사결정권자의 ‘감(感)’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게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최고의사결정자는 그 이전에 나름 스스로 감을 잡기 위해 수많은 의견들을 청취하고 분석하게 마련이다.

모든 모니터링 작업과 그 결과는 그러한 최고의사결정권자의 감을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밑받침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리스닝 체계, 여론 트래킹 체계, 정답을 찾는 체계, 평가와 상황종결 판정 체계로의 업그레이드가 절실하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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