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가 바라본 국내 PR업계의 가능성과 한계
학계가 바라본 국내 PR업계의 가능성과 한계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6.05.3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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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계속…낮은 진입장벽·여전한 출혈경쟁 아쉽다

[더피알=조성미 기자] 창간 6주년을 맞아 <더피알>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PR회사의 일면을 살펴보는 차원에서 한국PR학회와 공동으로 ‘2016 우수 평판 PR회사’를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학회 회원이자 PR 전공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전문성 △성실성 △투명성(윤리성) 등 항목별 평판도가 우수한 PR회사들이 선정된 가운데(관련기사: 2016 우수 평판 PR회사) 학계가 바라보는 국내 PR업계 현주소에 관한 의견도 동시 수렴했다.

우선 PR회사의 평판을 형성하는 요인에 관한 것이다. 이를 위해 PR회사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최대 3개까지 답변이 가능하도록 복수응답으로 물었다.  

3개까지 복수응답 가능, 단위: %

그 결과 가장 중요한 것으로 ‘풍부한 PR 경험’과 ‘프로젝트 관리능력’이 꼽혔다. 다음으로는 ‘성실성’이 중요했으며 이어 ‘창의력’, ‘윤리성(투명성)’, ‘산업(기업) 이해도’ 순이었다.

반면 ‘업계평판’과 ‘순발력’은 중요도가 다소 낮게 나타났다. 기타 의견으로 주니어가 아닌 중간관리자 그룹이 안정적으로 구성돼 있는 지를 보는 ‘구성원들의 숙련도’를 언급한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면 PR을 공부한 학생들에게 회사를 추천할 때는 어떤 것들을 고려하게 될까? 역시 최대 3개까지 답변이 가능하도록 복수응답으로 질문했다. 앞서 PR회사의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풍부한 PR 경험’과 ‘프로젝트 관리능력’을 지목한 것처럼 취업 추천 시에도 ‘전문성’을 가장 크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기업의 ‘성장가능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어 ‘업계평판’, ‘회사규모’, ‘사원복지’ 등이 거론됐으며, ‘윤리성(투명성)’과 ‘업력’은 후순위로 밀려났다. 그 외 OJT 등 직원의 업무능력 향상가능성과 이를 위한 중간관리자급 인력의 전문성 정도를 중요하게 본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3개까지 복수응답 가능, 단위: %

낮은 단가·창의성 부족 개선돼야

학계에서 바라보는 PR업계의 아쉬운 점에 대한 의견도 청취했다.

우선 PR업계의 풀지 못하는 숙제로 남아있는 낮은 단가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A교수는 “업계가 만든 문제로 말하기에는 너무 PR풍토가 좋지 않다”며 “클라이언트(고객사)들이 PR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그만큼의 대가를 지불해 업무를 맡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결국 제대로 된 보상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PR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 업체가 너무 많아졌고 그 결과 출혈경쟁이 심각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B교수는 “과열경쟁으로 인해 PR 프로젝트의 단가를 지나치게 낮게 책정, 스스로 전문성을 해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업계 내부에서 고객사에게 업계의 애로를 공통 의견으로 제안해 이해를 구하고, 정부 조달용역의 경우에도 지나친 가격 인하로 수주되는 일이 없도록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PR업계가 스스로의 전문성 배양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이어졌다. C교수는 “PR회사에서 기획하는 캠페인의 경우 히트작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창의성 부족과 함께 대단히 초보적인 메시지만 양산하는 회사가 다수라고 꼬집었다.

더 나아가 전략적인 컨설팅과 고객사를 이끌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언급됐다. 과도한 업무로 인한 높은 이직률은 PR업계 전문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자산증대→인재양성 “포지셔닝 새롭게”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채용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PR업계가 생존에 급급해 수익모델이 취약, 우수인력 유입에 필수적인 연봉과 복지 수준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D교수는 “2015년 중소기업 정규직 대졸초임이 2532만원인데, PR회사 중 대졸초임이 이를 넘는 곳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며 PR회사들의 대졸초임 수준이 상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PR회사들의 공채가 부족한 것과 PR전공자들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E교수는 “PR은 리서치와 창의력을 기반으로 하는 분야”라며 “이런 기본기를 갖춘 PR전공 석사는 물론, PR관련 과목을 이수한 학부생에게 입사시 그에 맞게 대우해주길 바란다”는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PR업계 발전을 위한 공동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추구하기보다는 경쟁사를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행위나 PR업계 자체에 대한 PR이 부족하다는 데 안타까움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학생들에게도 PR회사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인재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등 학계와 협력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에선 윤리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다 투명한 회계관리를 하고 회사의 실적을 공표, 산업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작업도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자신들의 레퍼런스를 과도하게 포장하거나 과장하는 관행도 벗어나야한다고도 말했다.

F교수는 “‘산업발전’이 아닌 ‘회사생존’과 ‘자산증대’에 초점을 둔 운영방식에서 탈피해 ‘사람들 키우는 기업’으로 포지셔닝을 새롭게 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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